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가 임박하자 서울 강남 재건축 시장 등 과열양상을 보이던 시장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정부의 합동단속이 시작되며 중개사무소가 문을 닫는 등 일단 대책을 지켜보고 움직이자는 생각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부동산 대책 발표를 앞두고 지난 13일부터 서울 강남 등 일부지역을 중심으로 관계기관 합동점검과 불법행위 모니터링 강화에 나선 상태다. 단속이 예고되자 강남 3구 주요단지 중개업소들은 아예 문을 닫는 등 영업 자체를 하지 않았다.
압구정 인근 김종도 연세부동산 대표는 "잠실 등 부동산이 다 문을 닫은 상태이고 미리 잡힌 잔금 정도만 처리하고 있다"면서 "문의도 줄고 거래도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전체적으로 아파트들이 2~3주전에 최고 매매가를 이미 찍은 상태였고 단속이 시작되면서 조용해진 것"이라며 "일주일 만에 호가가 떨어지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신현대 전용면적 84㎡의 경우 2~3주 전에 최고가인 20억을 돌파했으며 현재도 20억대의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구현대 역시 전용면적 84㎡의 경우 19억7000만원에 거래됐으며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 (사진:윤다혜기자 ydh@) |
박순애 부동산 명가공인 대표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해서 매매가격 상승세가 꺾이진 않는다"며 "부동산은 장기 계획, 여윳돈, 대출 등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데 정부가 단속한다고 해서 일주일 만에 가격이 급격하게 하락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실제 서울의 경우 상승폭만 줄어들었을 뿐 가격에 영향을 미치진 않았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6월 둘째주, 서울 매매가격은 주간 0.32% 상승하며 전주 0.45% 대비 0.13%포인트 줄었다.
다만 서울 재건축은 지난주 0.71%에서 0.32%로 상승률이 낮아졌다. 일반아파트 상승률 역시 0.32%로 전주 0.40% 보다는 상승폭이 축소됐다.
업계 전문가들은 강남을 비롯해 일부 과열된 지역에 대해 규제가 예고된 만큼 부동산 시장은 당분간 관망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박 대표는 "합동단속으로 상담 자체가 이뤄지지 않아 시장이 조용한 편"이라며 "부동산과 매수자들도 좀 지켜보자 입장"이라고 말했다.
대치동 인근 우리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대책 발표 때까지 거래를 미루려는 관망세가 뚜렷하다"면서 "정부가 대책을 발표해도 규제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고 분위기를 살피는 '눈치보기 식' 분위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실장은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국내 기준금리 인상 압박도 커지게 됐다"며 "최근 수년간 시장을 떠받친 초저금리 기조가 깨지고 금리인상이 본격화될 경우 대출부담이 높아져 매수심리 위축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분간 부동산시장은 관망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