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8.2 대책이후 서울을 제외한 지역으로의 풍선효과 여부가 주목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인천이다. 송도와 청라 등에 대규모 단지가 들어서고 있고, 정부의 규제에서 벗어나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실제 송도와 청라 등은 8.2 대책이후 호가가 높아져 있는 상황이다. 다만 아직 실거래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전체 부동산시장을 보는 관점이 보수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인천에서 가장 관심을 받고 있는 송도와 청라는 8.2대책 발표이후 이른바 '풍선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호가로 나타나고 있다.
송도 한 공인중개사 대표는 "송도의 경우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강남이나 세종에 가지 못하는 투기자금이 올 것이란 기대감에 매물 철회를 하거나 실거래가보다 3000만~4000만원 더 높이 부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송도자이하버뷰2단지 전용면적 101.7㎡는 지난달 말일 5억3700만원에 거래됐으나 현재 5억5500만원부터 5억7000만원까지 호가를 유지하고 있다.
송도자이하버뷰2단지 전용면적 84.75㎡의 경우 지난 2월말에 4억7800만원에 거래됐다. 8.2 대책이후 이달 초 4억8100만원에 거래됐으며 최근 호가는 5억원대까지 진입했다.
▲ 송도 센트럴파크 모습.(사진:윤다혜ydh@) |
청라 역시 분위기는 비슷하다. 청라지역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청라는 인천의 강남이라는 평을 받을 정도로 교육에 관심 많은 수요자들에게 인기가 많다"면서 "8.2대책 발표 이후 전체적으로 1000만~1500만원 올랐다"고 설명했다.
국토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청라한화꿈에그린 전용면적 113.73㎡는 지난달 중순 4억5200만원에 거래됐으나 현재 매물은 5억1500만원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청라더샵레이크파크 전용면적 100.59㎡의 경우 8.2 대책이후인 지난주 5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6월에는 같은 면적이 5억990만원, 5억2000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청라의 집값 상승은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작용하고 있는 분위기다. 한 중개업소 대표는 "서울지하철 7호선이 청라까지 연장은 불가능하다고 보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청라 7호선 연장사업을 인천 지역 주요 추진 공약으로 내건 적이 있어서 주민들이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송도와 청라가 주목을 받고 있지만 높아진 호가가 실제 거래로 이어지는 사례는 아직 많지 않다는 설명이다. 서울에 비해 규제를 덜 받는다고 해도 주택시장 전체가 위축되고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을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 청라한화꿈에그린 모습.(사진:윤다혜ydh@) |
송도와 청라를 제외한 기존 인천지역의 경우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실수요자들의 수요가 있는 지역은 여전히 호가가 올라 있는 상태였다. 다만 지역에 따라 분위기는 엇갈렸다.
인천 남구 도화지역은 최근 도시재생사업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재조명 받고 있었다. 도화동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워낙 오래된 지역이라 주민들이 신축아파트에 대해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도화신동아파밀리에 전용 84㎡는 지난달 2억6000만~2억7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금은 500만~1000만원 더 붙어서 매물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 남동구도 상황은 비슷했다. 구월동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남동구 대표 아파트인 구월힐스테이트, 롯데캐슬골드1단지, 롯데캐슬골드2단지 전용 84㎡는 적어도 3억5000만원 정도 생각해야 한다"면서 "6.19 대책 이후 꾸준히 3000만원 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8.2대책 발표 이후에도 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간석동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간석래미안자이 전용 84㎡도 최소 3억9000만원부터 시작했는데 요즘은 4억은 생각해야 한다"면서 "간석동은 인천지하철 1호선과 2호선이 지나가면서 교통 여건이 좋아 실거주자 문의가 많은 아파트"라고 말했다. 그는 "인천 시청이 이전하지 않는 것도 호재"라고 덧붙였다.
▲ 계양센트레빌 모습.(사진:윤다혜ydh@) |
반면 부동산 경기에 대한 우려로 약세를 보이는 지역도 있었다. 계양구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8.2대책 발표 후 전체적으로 경기가 위축돼 집값이 떨어지고 있다"면서 "계양센트레빌1단지는 8.2 대책 전에는 3억8000만원까지 갔지만 이후에는 호가가 3억5000만원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동양동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계양구는 서울과 가장 인접해있어 직장이 서울인 사람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고 그래서 문의도 많았다"면서 "요즘 문의도 줄고 매수세도 주춤하다"고 설명했다. 임학동 부동산 관계자도 "강남과 전혀 상관없는데 가격면에서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매매를 생각한다면 조금 더 있다가 사는게 나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서구도 관망하는 분위기가 짙었다. 검암동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공항철도가 지나다니는 검암동도 KTX 개통 등으로 많이 올랐지만 더 이상 개발호재가 없다"며 "인천지하철 2호선이 개통되면서 장점이 희석된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