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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용인·평택 '깡통 분양권' 쏟아진다

  • 2017.11.12(일) 09:05

공급 몰린 경기 남부 '손절매' 분양권 속출
내년 수도권 22만가구 입주..시장부담 더 커져

"로열층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 1000만원, 사정상 급매" 

"안타까운 매물입니다. -500만원. 조정 가능"

 

2~3년전 대규모 아파트 분양이 몰렸던 수도권 외곽 지역 중개업소에 이른바 '깡통 분양권'이 속출하고 있다. 깡통 분양권은 분양가보다 시세가 떨어져 계약자가 손실을 보게 된 아파트 분양권을 이르는 말이다. 광주, 용인, 평택 등 경기 남부 민간 도시개발사업지구를 비롯해, 김포 한강신도시 등 서울과 가까운 공공택지에서도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은 매물이 눈에 띄고 있다.

 

◇ '대량 공급  → 미분양 →  마이너스 P'

 

 

1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경기도 광주시 '힐스테이트 태전' 6지구 C블록 전용면적 59㎡(10층) 아파트는 지난달 2억7322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이 매물은 입주 수요자들에게 선호도가 높은 동호수 였음에도 분양가보다 600만원 싼 가격에 팔렸다.

 

이 단지는 일대 중개업소에 분양가보다 적게는 300만원, 많게는 1000만원 넘게 가격을 낮춘 매물이 쌓이고 있다. 6지구 C블록 59㎡ 매물 가운데는 분양가에서 1400만원을 깎은 매물도 올라와 있다.

 

태전동 A부동산 대표는 "입주를 앞두고 소유권등기 이전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지 못한 투자자들이 급하게 내놓은 매물이 대부분"이라며 "이 일대에 5000여가구가 줄줄이 입주할 예정이라 보증금으로 잔금을 메워줄 전세 세입자를 찾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처분을 바라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태전지구 일대에서는 지난 2015년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삼호 등 3개 건설사가 4700여가구를 잇달아 분양한 데 이어 작년까지 약 7000여가구의 신규 주택이 공급됐다. 이들 단지중 상당수는 입주를 앞둔 최근 시점까지도 미분양이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평택에서도 분양가보다 낮은 값에 분양권이 처분된 사례가 나왔다. 평택 동삭동 '자이더익스프레스 1차' 2블록 전용 72.6㎡는 3층 분양권이 지난달 300만원 마이너스 프리미엄 조건으로 매각됐다. 이 단지는 동호수 등 여건에 따라 일부 매물이 분양가보다 300만~400만원 낮은 가격에 중개업소에 올라와 있다.

 

2015년말 6700여가구가 한꺼번에 분양돼 관심을 모았던 용인시 남사면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도 분양가보다 최대 1000만원 가격을 낮춘 매물이 나오고 있다. 이 단지는 3.3㎡ 당 평균 799만원이라는 수도권 최저 수준 가격으로 분양됐음에도 입주 시점 프리미엄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공공택지인 김포 한강신도시 내 운양동에 위치한 '리버 에일린의뜰' 아파트도 실수요 선호도가 높은 중층대, 전용 84.9㎡ 매물마저 500만~1000만원의 마이너스 프리미엄 가격에 나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입주물량 더 늘면 '시장 급랭' 우려

 

▲ 수도권 한 신도시 신축 아파트 및 건축 현장.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이처럼 깡통 분양권이 느는 것은 집값이 오를 것만 기대하고 중도금 무이자 대출 등 건설사의 판촉에만 의존해 무리하게 아파트를 분양 받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당장 비용을 대지 못하고 손실도 더 커질 수 있으니 당장 적자를 보더라도 분양권을 처분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용인 남사면 P 공인 관계자는 "잔금을 마련하지 못해 대출을 받으려 해도 시중금리 상승에 대한 부담이 큰 시점이라는 게 문제"라며 "손실을 보더라도 일찌감치 처분하고 불확실성을 터는 게 나은 것 아니냐는 문의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주택산업연구원의 조사에서 지난 10월 전국 아파트 입주율은 81.9%를 나타냈는데, 입주율은 연말을 지나면서는 70%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이달 조사된 입주경기실사지수(HOSI)를 보면 수도권 전체는 80.1로 전국 평균(76.7)보다 높지만 경기도는 74.2로 평균을 밑돈다.

 

깡통 분양권은 내년에 더 늘어날 공산이 크다. 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내년 입주하는 수도권 아파트는 22만가구로 올해보다 29%, 최근 5년(2012~2016년) 평균과 비교하면 89.2% 많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입주물량과 함께 깡통 분양권이 늘면 분양시장뿐 아니라 매매시장까지 급격히 위축될 수 있다"며 "적어도 본인 입주를 준비하는 실수요자들은 입주 자금을 원활하게 마련할 수 있도록 해야 주택경기 급랭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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