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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셋]강남 ①나는 강남에 산다

  • 2018.04.12(목) 11:30

[프롤로그]교육·교통 등 주거·투자요건 다 갖춰

나는 강남에 삽니다.

유치원 다닐때 아버지가 4억5000만원을 주고 압구정 현대아파트(2차)를 샀습니다. 베란다에서는 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좋은 집입니다. 현대아파트 중에서도 제일 좋은 데라고 하더라고요.

제가 유치원에 가면 엄마는 무척 바쁘셨던 듯 합니다. 제 친구 엄마들이랑 아파트 인근에서 식사를 하거나 백화점도 가고 문화센터도 가는 것 같습니다. 이 모임은 제가 중학교 고등학교 올라가면서도 쭈욱 이어졌는데요.

엄마는 '누구는 어떤 선생님한테 과외받는다더라. 너도 내일부터 하자' 그래서 시작했던 과외가 한두개가 아닙니다. '어떤 학원에 유명한 선생이 왔다더라 그 학원으로 옮기자'해서 옮겼던 적도 여러번이고요.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후 유치원 친구들과는 자연스레 뜸해졌는데요. 가끔 엄마한테 소식을 듣습니다. 다들 좋은 회사, 좋은 직업을 갖고 있더라고요.

고등학교는 경기고에 들어갔습니다. 이미 평준화 된 상태였지만 부모님은 엄청 좋아하셨습니다. 명문학교라고요. 학교를 다니는 내내 '몇회 선배님이 장관되셨다'는 등의 얘기를 종종 들었습니다. 그땐 몰랐는데 사회생활하면서 느끼고 있습니다. 그때 부모님이 왜 그렇게 좋아하셨는지를요.
 
▲ 그래픽/유상연 기자


대학에선 어땠냐고요? 한창 압구정이 뜨던 시기였잖아요. 압구정에 산다고 하면 다들 부러워하더라고요. 어깨에 '뽕' 좀 넣고 다디던 시절이었죠.

아버지는 이 집을 2006년인가 2007년쯤 22억원에 팔았습니다. 저는 그 사이 미국 유학도 다녀왔고요. 한명뿐인 남동생은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 다니고 있습니다. 아빠가 가끔 하시는 얘기인데요. "압구정 아파트 팔아서 너희 둘 교육시키고도 남았다"고요.

저는 지금 강남에 전세를 살고 있습니다. 한강 다리만 건너면 바로 직장이니 이런 좋은 위치를 포기할 수가 없더라고요. 사실 샐러리맨 월급으로는 엄두가 나지 않지만 그래도 무리해서라도 강남에 집을 사려고 알아보는 중입니다. 조금 있으면 딸이 초등학교에 들어가거든요.

 


강남에 사는 혹은 살았던 이들의 이야기를 재구성했다. 이들은 하나같이 얘기한다. "대한민국에 강남만한 곳이 또 어디 있나요?"라고.

명쾌한 답이다. 아무리 찾을래야 강남만한 곳을 찾을 수 없다. 학군, 교통, 문화, 커뮤니티 등의 주거 여건뿐 아니라 투자여건으로도 이 만한 곳이 없다. 유일무이, 대체불가가 만들어낸 것이 '강남불패'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서 매해 발간하는 '2017 한국부자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부자의 현재 거주지역은 서울 강남이 39.9%로 가장 높았다. 또 서울 강남의 경우 현재 거주 비중이 부동산 최초 구입지역 비중보다 9.4%포인트나 높았다. 다른 지역에 비해 가장 큰 차이다. 이는 지속적으로 유입이 되고 있다는 의미다.

강남3구(강남 서초 송파구)에 사는 부자들은 현재 거주 지역을 선택한 이유로 '좋은 교육환경'을 첫번째로 꼽았다. 강남의 가장 큰 메리트는 역시나 학군인 셈이다. '가격상승 등의 투자가치'도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보였다.

 

이 보고서의 조사 시점이 작년 4~5월로 시차가 있지만 올초 '똘똘한 한채' 열풍과 함께 강남 집값이 큰폭으로 상승한 것은 바로 '가장 안전한 투자처'라는 인식이 자리잡은 영향이다.

 

실제 80년대 중반에 4억 5000만원이었던 압구정 현대2차 아파트는 20년 남짓 지난 후 22억원으로 불어났다. 17억5000만원 뛰었다. 직장인들이 20년간 일해서 벌 수 있는 돈을 뛰어넘은 금액이다. 어떤 투자로도 이만한 수익을 내기 어렵다.

주로 슈퍼리치를 상대해 온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의 얘기도 이와 다르지 않다. "99년도에 압구정 구 현대아파트가 3억원할 때다. 10억원 재산 있는 사람이 이 아파트 3채를 살 수 있었다. 당시 3채를 샀다면 지금 재산이 얼마로 불어났을까. 한채에 25억원이라고 하면 75억원이다. 만약에 현금으로 갖고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당시 은행금리가 10%였다고 하는데 현금부자 혹은 다른 신도시에 투자했던 이들은 쫒아가지 못했을 터. 이러니 강남으로 안 몰릴 수 있겠나 싶다. 강남으로 왜 몰리는지 강남 선호에 대한 배경과 전망 등을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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