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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세 부메랑]①믿었던 강남도 '혼돈'

  • 2018.05.18(금) 11:19

송파 헬리오시티, 용인 한숲시티 등 대단지 입주
인근 지역 전셋값 하락 가속화…약세 언제까지

"아직 떨어지기 시작한 건 아니에요. 입주가 12월이니까 2~3개월 지나 물건 더 나오면 그때는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지역은 원래 거주 수요가 많아요. 집주인들도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어 전세보다는 반전세를 놓으려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원체 규모가 큰 단지라 전셋값 하락 얘기 나오는데 아직은 알 수 없어요"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들어서는 '송파 헬리오시티' 인근 공인중개사들의 설명이다. 9500가구가 넘는 대단지로 올 12월 입주를 앞두고 있어 대규모 전세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이유로 이 일대 전셋값이 약세를 보이면서 강남 거주 수요자들의 눈치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일선에서는 일시적으로 공급물량이 늘어 전세값이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거주 수요가 많고, 배후 주거지라는 특성상 약세가 이른 시일 내에 끝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송파 9500가구, 용인 6800가구 입주 눈 앞

올들어 경기 화성시와 평택시 등을 중심으로 역전세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지역은 2~3년 전 대규모 신규 분양이 이뤄졌던 곳이다. 아파트 준공 시점이 다가오면서 집주인들이 잔금 마련을 위해 세입자 구하기에 나서면서 수요자 우위의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서울 강남에서도 역전세난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거주 수요가 가장 많은 지역인 강남임에도 불구하고 역대급 단지의 입주 시기가 올 연말로 예정돼 있어서다.

주인공은 송파 헬리오시티다. 이 단지는 가락시영 아파트를 재건축한 것으로 2015년 분양했다. 총 9510가구로 사업 구역면적이 40만5782㎡에 달해 여의도공원의 1.8배 수준인 대규모 단지다. 오는 12월 입주 예정이다.

헬리오시티 입주 시기가 점차 다가오면서 이 일대 전세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입주가 본격화되면 다수의 전세 매물이 시장에 나오고, 이렇게 되면 전셋값이 지금보다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어서다.

여기에 위례신도시 등 수도권 일부에서도 입주 물량이 예정돼 있는 까닭에 강남3구와 강동구 전셋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5월 둘째 주 서초구 전세가격 변동률은 –0.37%를, 강동구는 –0.17%로 전주보다 하락했다. 강남구는 보합권을 유지했다.

이런 현상은 경기 등 수도권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내달 입주를 앞두고 있는 용인 처인구 'e편한세상 한숲시티'가 대표적이다. 이 곳 역시 6752가구에 달하는 대단지다. 용인시는 올들어 전세가격 변동률이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한숲시티 입주가 시작되면 낙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 전셋값 약세, 언제까지?

올해는 전국적으로 전셋값의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 4~5년간 전국적으로 공격적인 신규 분양이 이뤄졌고, 주요 단지의 준공 시점이 다가오면서 대규모 집들이가 예정돼 있어서다. 이렇게 되면 전세 물량도 증가해 가격이 이전보다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올해는 하반기에도 전국적으로 전셋값이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강남의 경우도 작년 말부터 이어졌던 갭투자자들이 전세를 내놓고 있으며 재건축 이주시기 조정, 여기에 헬리오시티 공급 여파로 노후 단지들을 중심으로 전셋값 하락이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일선 공인 중개소에서는 일시적인 대규모 공급에 따른 현상일 뿐 공급 물량이 어느 정도 소화되면 가격은 다시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현재 헬리오시티 전용 84㎡ 전세가격은 적게는 6억5000만원에서 많게는 8억원까지 형성돼있다.

가락동 S공인 관계자는 "헬리오시티는 입주까지 시간이 반년 이상 남았기 때문에 아직 가격대가 형성됐다고 보기는 힘들다"며 "7월 이후 전세 물량이 나오기 시작하면 지금보다 떨어질 수도 있지만 거주수요가 많은 지역이라 그 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근 C공인 관계자는 "워낙 큰 단지라 전세 매물도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집주인들 중에서는 전세보다 월세 수입을 올릴 수 있는 반전세를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며 "입주시기를 앞두고 뚜껑을 열어보면 생각보다 전세 물건이 많지 않을 수도 있어 전셋값 향방을 예측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용인 한숲시티의 경우 지금 당장은 전셋값이 많이 낮지만 1~2년 후에는 크게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용인시 남사면 H공인 관계자는 "현재 한숲시티 전세가격은 전용 84㎡의 경우 1억원 정도로 수도권에서는 보기 힘들 정도로 낮은 수준"이라며 "하지만 인근 도로 개통과 용인테크노밸리 조성이 마무리되면 거주 수요가 늘어 1~2년 뒤에는 전셋값이 큰 폭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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