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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 성공조건]④일자리를 만들어라

  • 2019.01.03(목) 16:55

중구난방으론 필패…선택과 집중·집접성 강화
"독립적 자족도시 무리…현실적 목표 세워야"

'판교 vs 동탄'

2기 신도시인 판교와 동탄은 출발점은 같았다. 둘다 자족도시를 표방했지만 한 곳은 성공했고, 한 곳은 처절하게 실패했다. 전문가들은 동탄의 실패원인을 자족도시라는 이유로 지나치게 서울과 동떨어진 곳에 '독립적인' 신도시를 조성하려 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부분의 신도시는 서울의 2000만 인구를 (고용)기반으로 한 강남이나 서울 도심과 비교해 태생적으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애초의 이런 지나친 목표가 동탄과 같은 베드타운으로서의 역할조차 힘겨운 도시를 탄생시킨 셈이다. 


 3기 신도시 역시 규모 면에서 자족기능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은 끊이지 않는다. 다만 입지 면에서는 1, 2기 신도시보다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교통망에 더욱 공을 들여 과거보다 자족도시 조성엔 더 수월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 자족도시 맹신…현실은?

 

자족도시가 좋다는 점은 이제 누구나 안다. 지역에 기업이 들어와야 일자리가 생기고, 사람이 모이고, 도시에 활력이 생긴다. 집값도 오른다. 해당 지자체는 든든한 세수확보를 할 수 있다. 하지만 2기 신도시 10여곳 가운데 성공한 자족도시는 고작 판교와 광교 정도로 손에 꼽힌다. 그만큼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다는 얘기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5만~6만호 규모의 중소규모 신도시를 건설하면서 자족성을 달성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그나마 가장 크게 조성되는 남양주 역시 자족성 정도를 합리적인 수준에서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남이 2000만 서울인구를 기반으로 한다면 분당신도시는 구 성남, 용인, 수원을 포함해 200만~300만 정도의 기반을 두고 있고, 남양주는 인근 신도시를 포함해 20만명 정도(남양주 전체 약 68만명) 규모로 애초 높은 수준의 자족성은 무리라는 것이다.

 

◇ 자족도시 성공하려면 우선 교통 인프라부터


판교는 강남과 인접하다는 점이 자족도시로서 가장 큰 성공요인으로 작용했다. 도시개발사업으로 진행한 마곡 역시 서울 안에 대규모로 조성이 되고 지하철 5호선 9호선 공항철도는 물론이고 김포공항, 인천공항과 가깝다는 점 등이 큰 몫을 했다.

김중은 국토연구원 도시정책연구센터 연구위원은 "판교는 사실상 강남에 붙어있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강남과 연접하지 않았다면 기업들이 판교로 이주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남춘 인천시장도 3기 신도시 발표 당시 Q&A 과정에서 "인천에서 투자유치를 해 보면 (해외)자본이 들어올 때 서울 접근성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계양 테크노밸리라는 유망지역의 (기업)유치를 위해서도 서울 접근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교통망 확충 없이는 자족도시의 성공을 바라기도 어려워 보인다.

 



◇ 결국 기업 유인이 관건…집적성 높여야

중구난방 식의 개발구상 역시 성공가능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각 지자체별 자체 계획도 정보통신,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연구개발(R&D)단지, 문화예술컨벤션센터 등 도시첨단산단이나 테크노밸리 등으로 대동소이하다. 심지어 인근의 개발단지나 다른 지자체와도 중복된다.

이창무 교수는 "3기 신도시 대부분이 기존 개발지와 연접해 있는 곳으로 지나치게 자족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오히려 인근 개발 지역의 일자리를 뺏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 때문에 "주변 지역과 연계해 일자리 공간을 함께 조성하는게 조금 더 성공가능성을 높이는 길"이라고 말했다.

신규개발하는 택지에 한정된 고민이 아니라 지역단위로 안배 혹은 취사선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이미 잘 갖춰진 신도시나 개발지역에서 나눠먹기 식이라면 곤란하다"면서 "기존과는 차별화된 아이템으로 집적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판교 테크노밸리의 경우 애초 IT·BT·NT·CT(정보통신·생명공학·나노·문화컨텐츠)산업으로 한정해 기업을 유치했고 이같은 유사업종을 묶는 집적효과를 통해 시너지를 내는데 성공했다. 마곡 역시 R&D 집적으로 거듭나고 있다.


함 랩장은 "택지만 많이 공급한다고 되는게 아니라 결국 기업이 들어가야 한다"며 "업무집적, 부지 공급 가격, 세제 지원 등 기업에 대한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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