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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브랜드 전쟁]下 주택사업 돌파구 찾아서!

  • 2019.04.04(목) 15:04

주택사업 비중 확대, 시장은 침체기
브랜드 경쟁력 높여 수주전·분양 유리한 '고지'

건설사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브랜드 리뉴얼에 나서는 것은 주택시장 침체와 무관하지 않다. 전체 실적에서 주택사업 비중이 커진 가운데 지난해 말부터 주택시장 경기가 꺾이며 분양 사업 성공이 쉽지 않아졌다.

이는 건설사들의 주택 사업 실적에도 영향을 준다. '같은 입지라면 브랜드를 보고 결정 하겠다'는 수요자들이 늘면서 브랜드가 선택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잡아가는 분위기다. 건설사들이 자사 주택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는 이유다.

◇ 주택에 목매는 건설사

국내 건설사들에게 주택 사업은 성장 동력이자 외형을 유지할 수 있는 주력 분야다.

2010년대 초반 중동발(發) 어닝쇼크를 경험하면서 해외 시장에서는 보수적인 사업 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수주 경쟁도 치열해져 사업을 따내는 게 쉽지 않다. 또 국내 SOC(사회기반시설) 사업도 이전보다 축소돼 건설사들 입장에서는 먹거리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반해 주택시장은 2014년부터 호황을 누려왔다. 분양만 하면 청약자들이 몰리며 조기 완판을 달성했다. 이에 건설사들은 적극적으로 주택사업을 펼쳤고, 전체 매출에서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도 커졌다. 최근 몇 년간 건설사들이 해외 사업장에서의 손실을 메우고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주택사업이 자리한다.

실제 지난해 대형 건설사들 매출액에서 주택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을 넘는다. 대우건설과 대림산업은 각각 61.4%, 60.3%에 달하고 GS건설도 전체 매출의 54.3%를 주택사업에서 벌어들였다.

국내 건설사들 가운데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각화됐다고 평가받는 현대건설 역시 전체 매출(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 매출 제외)에서 주택사업 비중은 49.3%에 달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중동과 동남아 등 해외 수주시장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건설사들이 과거처럼 적극적으로 사업을 펼치기는 힘든 상황"이라며 "국내 SOC도 일감이 제한된 가운데 건설사들이 주력할 수 있는 분야는 주택이고 이렇다보니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브랜드 잘 나가니 실적도 쑥쑥

브랜드 경쟁력을 갖춘 건설사들은 묘하게(?) 실적도 좋았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아파트 브랜드 종합 순위에서 GS건설의 '자이'가 1위를 차지했다. 자이는 닥터아파트와 브랜드스탁 조사에서도 아파트 브랜드 가운데 1위에 올랐다.

자이를 앞세운 GS건설은 지난해 주택사업에서 7조14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7.4% 성장했다.

브랜드 2위는 삼성물산 '래미안', 3위는 롯데건설의 '롯데캐슬'로 조사됐다. 삼성물산은 최근 주택 사업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음에도 지난해 건설사업 매출은 1.1% 증가한 12조1190억원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롯데건설 역시 매출액은 10.2% 늘어난 5조8425억원, 영업이익률은 8.3%를 달성했다. 브랜드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는 평가다.

대우건설의 '푸르지오'는 4위로 상위권에 자리했지만 주택사업 매출은 5.5% 감소한 6조5156억원에 머물렀다. 대우건설은 푸르지오의 인지도 뿐 아니라 고급스러움을 더하는 브랜드 리뉴얼로 돌파구를 찾아 나섰다.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는 명성과는 어울리지 않게 6위에 그쳤다. 2016년부터 2년 연속 2위에 올랐지만 작년에는 4계단이나 미끄러진 것이다. 주택사업 매출 역시 5조1474억원으로 3.9% 감소해 아쉬움을 남겼다. 현대건설 역시 수요자들에게 힐스테이트를 더 확실히 각인시킬 수 있도록 최근 브랜드 리뉴얼을 단행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브랜드가 주택사업 실적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비사업 수주전이나 분양 사업에서 미치는 영향은 크기 때문에 무시할 순 없다"며 "주택사업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는 건설사들이 선제적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주력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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