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아파트 브랜드 전쟁]上 더 럭셔리하게!

  • 2019.04.03(수) 17:01

현대‧대우건설 브랜드 리뉴얼…대림산업 내주 공개
호반‧쌍용건설도 업그레이드…중견사도 분주

"가성비 갑(甲). 브랜드는 좀 떨어지는데 아파트 자체는 좋아. 구조나 마감, 입지도 괜찮고. 그런데 브랜드 때문인지 생각보다 집값이 막 오르지는 않더라고"

올해 집을 사겠다고 마음먹은 직장인 A씨. 그는 관심 갖고 있는 동네에서 마음에 드는 단지를 2~3곳으로 추렸다. 하지만 마지막 결정을 앞두고 ‘결정장애’를 겪고 있다. 한 단지는 이름 없는 브랜드이지만 동네에선 잘 지었다는 평을 얻는 아파트다. 무엇보다 가격 부담이 적다. 다른 아파트는 누구나 아는 대형 건설사 브랜드를 달고 있지만 평에 비해 조금 비싸다는 느낌이 든다. 브랜드를 선택할 것이냐, 가성비를 따질 것이냐를 두고 A씨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집을 매입할 때 브랜드를 따지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하자 보수나 마감 등 품질은 물론이고 지역의 랜드마크 단지로 성장해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큰 까닭이다.

건설사들의 고민도 덩달아 깊어지고 있다. 수요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기존 브랜드를 좀 더 고급스럽게 만드는 데 분주하다.

◇ 브랜드 리뉴얼, 대형사도 예외 없다

최근 건설업계 화두는 주택 브랜드 리뉴얼이다. 브랜드가 회사를 상징할 뿐 아니라 주택시장에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2014년 이후 부동산 시장이 뜨겁게 달아올랐을 때는 기존 브랜드만 앞세워도 무난히 성공을 장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동산 시장 열기가 식었고, 이는 수도권 분양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결국 대형사들도 기존 브랜드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고민에 빠졌고, 속속 그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

업계 맏형인 현대건설은 '힐스테이트' 이미지를 더 선명하게 만드는데 초점을 맞췄다. 로고를 한글로 통일하고, 글자를 기존보다 150% 확대한다. 기존 와인 색도 음영을 없애고 단색으로 변경해 통일감을 줬다. 국내 '넘버 원' 아파트라는 브랜드 입지를 확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대우건설은 '푸르지오' 이름만 빼고 속을 싹 바꿨다. 브랜드 철학에서부터 BI(Brand Identity), 상품성도 개선해 푸르지오 브랜드에 고급스러움을 더하겠다는 것이다.

푸르지오 새 철학은 '본연이 지니는 고귀함'이다. 아파트 상품 변화가 일상의 모든 부분에서 가장 편안한 상태로 살아가기 바란다는 의미를 담았다. 여기에 4대 프리미엄(▲Be Unique ▲Be Right ▲Be Gentle ▲Be Smart) 상품군을 정립했다. 고객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차별화된 설계상품, 친환경 상품과 서비스, 입주자 맞춤형 서비스 등 최신 트렌드에 맞게 상품을 변화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BI도 기존과는 달리 정형화된 틀에 갇히지 않고 주변과 자유롭게 조화를 이루며 새로운 푸르지오 모습을 나타낼 수 있도록 했다. 새 브랜드는 TV 광고를 통해 소비자에게 적극 알린다는 방침이다.

대림산업도 이달 중 'e편한세상' 신규 주거 상품 설명회를 갖고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꾀한다. 롯데건설 역시 기존 브랜드인 '롯데캐슬'을 넘어서는 고급 브랜드를 론칭할 계획이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마다 주택 브랜드를 보유하면서 브랜드 내에서도 차별화를 가져갈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소비자들도 아파트 브랜드를 크게 중요시하는 만큼 주택 사업부 등 현장에서 브랜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고 말했다.

◇ 중견사, 브랜드 파워로 대형사 정조준

주택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중견 건설사들에게는 브랜드 경쟁력이 더욱 절실하다.

이들은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에서 조성되는 택지지구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주택을 공급하며 회사를 성장시켜왔다. 여기서 한 단계 도약하려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내에서의 브랜드 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호반건설은 창립 30주년을 맞아 주택 브랜드인 '베르디움'과 주상복합 단지에만 사용하던 '호반써밋플레이스'를 '호반써밋'으로 재편성했다. 호반써밋 BI는 형태적 견고함을 보여주기 위해 모두 대문자로 구성했고, 상징 컬러도 교체해 한 단계 격상된 라이프 스타일을 표현했다.

베르디움 BI는 기존 심볼마크를 단순화하고 아름다운 자연을 상징화해 '푸른 자연과 함께하는 고품격 주거공간에서의 삶'을 표현했다는 설명이다. 호반건설은 인천 송도국제도시 '호반써밋 송도'를 시작으로 위례신도시 등 수도권 일대에 주택 공급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쌍용건설도 작년 말 주택 통합 브랜드 '더 플래티넘'을 론칭하며 주택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더 플래티넘은 '해외 고급건축 시공실적 1위'가 짓는 주택 브랜드라는 점을 앞세워 고객에게 자부심을 제공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쌍용건설은 작년 말부터 더 플래티넘 브랜드 단지를 분양하고 있다.

이외에도 태영건설은 '데시앙' BI를, 코오롱글로벌도 '하늘채' BI 디자인을 리뉴얼하고 브랜드 가치 강화에 나서고 있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수도권은 전국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이목이 집중되는 곳으로 여기서 분양 사업에 성공하려면 브랜드 가치 강화가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 역시 한 층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