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이 예측불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라는 커다란 변수를 앞두고 있어 공급자들이 분양 시기를 두고 계산기를 두드리기에 한창이다. 실수요자 역시 공급물량이 줄어들까봐 걱정이기는 마찬가지다.
이런 가운데 하반기 6000가구가 넘는 주택(분양 기준)이 저렴하게 공급되는 곳이 있어 관심을 끈다. 바로 신혼희망타운이다. 지난해 말 위례신도시에서 첫 삽을 뜬 이후 올해부터 분양이 본격화된다.
특히 하반기에 분양 예정 단지가 집중돼있어 신혼희망타운을 노렸던 신혼부부라면 관심을 가질만하다.
◇ 인기 입증한 신혼희망타운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지난해 말 위례신도시에 분양한 신혼희망타운은 340가구(분양) 모집에 총 1만8209명이 청약을 접수해 평균 경쟁률 54대 1을 기록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달 18일 청약을 접수한 서울 양원지구(중랑구) 신혼희망타운은 21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69가구 모집에 5610명이 몰리면서 강남 못지않은 인기를 실감했다.
신혼희망타운은 주거복지로드맵 중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주거지원 핵심 정책이다. 거주 수요를 충족시킬 수준의 입지에 주변 시세의 80% 정도 가격으로 주택을 공급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공급대상은 신혼부부와 예비신혼부부, 한부모가족 등이다. 소득기준은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120%(맞벌이 130%) 이하로, 순자산 2억5060만원(부동산‧자동차‧금융자산 등에서 부채를 뺀 값) 미만이어야 한다.
까다로운 자격요건에도 불구하고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것은 미래가치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양원지구의 경우 경의중앙선 양원역과는 200m, 경춘선 신내역과는 700m 거리에 있다. 3.3㎡ 당 분양가는 1500만원 선으로 전용 55㎡를 3억5000만원이면 분양받을 수 있다. 주변 시세가 3.3㎡ 당 1700만원을 넘어선 만큼 신혼부부들은 가격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셈이다.
지난해 말 분양한 위례신도시 역시 신혼희망타운 3.3㎡ 당 평균 분양가는 1800만원, 전용 55㎡가 4억5000만원 수준이었다. 위례신도시는 강남 접근성이 좋고, 이미 시세가 3.3㎡ 당 3000만원에 육박한다.
수익공유형 모기지 의무(총 분양가 2억5000만원 이상)와 전매제한 강화 등 여러 규제로 얽혀있지만 다수의 신혼부부들이 신혼희망타운에 달려든 이유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과 수도권에 생각보다 괜찮은 입지에 들어서는 신혼희망타운이 많다"며 "무엇보다 가격이 저렴해 목돈 없이도 접근할 수 있고, 주거안정은 물론 좋은 입지에서는 집값 상승을 통한 종잣돈 마련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 1만가구 몰려온다
하반기 공급을 앞둔 신혼희망타운은 총 1만308가구로, 이 중 분양물량은 6661가구에 달한다. 수도권에서는 하남 감일과 고양 지축 등 총 10곳에서 5405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지역은 서울 수서(KTX)에 공급되는 신혼희망타운이다. 오는 12월 공급될 예정인 가운데 분양 물량은 410가구, 임대는 204가구 규모다. 신혼희망타운 공급 계획 발표 당시 위례신도시와 함께 가장 주목 받았던 곳이기도 하다.
신혼희망타운이 들어설 예정인 수서역세권 공공택지는 업무시설과 지식산업센터, 벤처기업집적시설, 소프트에어진흥시설 등이 함께 조성된다. 현재 지하철3호선과 분당선이 지나는 수서역은 GTX-A와 수서~광주선이 추가로 개통될 예정이다. 풍부한 개발호재로 서울 동남권 핵심 거점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
구체적인 분양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총 분양가는 5억원 선(전용 55㎡ 기준)에서 공급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이 지역 시세는 9억원 중반 선에 형성돼 있다.
특히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향후 서울 강남을 비롯한 수도권 주요 지역 신규 주택 공급이 안갯속에 빠질 가능성이 큰 만큼 수서를 비롯한 수도권 신혼희망타운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 등 분양가 규제가 강화되면서 분양 시점을 잡기가 더욱 힘들어졌다"며 "이런 상황에서 신혼희망타운이 계획대로 공급된다면 자격 요건을 갖춘 신혼부부들은 청약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