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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신혼희망타운]下 청약 성적 '극과 극'…'희망 사라질라'

  • 2019.08.08(목) 15:22

주거안정 취지지만 정작 신혼부부에 외면받는 단지도
입지‧면적 등 신혼부부에 맞는 주택상품 공급해야

신혼희망타운은 취약계층 신혼부부에게 주거안정과 내 집 마련 기회를 주기 위해 탄생했다. 지금까지 3개 단지에서 분양이 이뤄졌는데 벌써 한 곳에서 청약이 미달됐다. 신혼부부들로부터 외면받은 것이다.

일반 청약단지와 마찬가지로 신혼희망타운 역시 '되는 곳만 되는' 양극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앞으로 공급될 단지 일부에서도 이같은 미달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창 경제활동을 해야 하는 신혼부부의 특성을 고려한 입지 선정과 이들의 수요에 맞는 맞춤형 주택상품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낮은 '규제 장벽'의 역설

한국토지주택공사에 따르면 올 1월 분양한 평택 고덕신도시 신혼희망타운은 전용 46㎡ A‧B 두 타입 모두 청약자를 채우지 못했다. 전용 46A㎡는 96가구 공급에 청약자 54명, 46B㎡는 33가구 공급에 청약자 13명에 불과했다.

신혼희망타운은 주변 시세 80% 수준의 저렴한 가격에 공급되는 대신 전매제한 강화, 수익공유형 모기지 의무 등 규제 사항도 많다. 거주 수요가 많고 향후 시세차익이 발생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더 강한 규제가 시행된다.

고덕 신혼희망타운은 앞서 분양한 위례신도시나 최근 청약을 마친 서울 양원지구보다 규제에서 자유롭다.

위례신도시와 양원지구에서 분양한 신혼희망타운은 수익공유형 모기지 가입이 의무 사항이다. 가장 저렴한 평형의 주택도 총 분양가가 2억5000만원을 넘는 까닭이다.

국토교통부는 총 분양가가 2억5000만원 이상인 신혼희망타운은 수익공유형 모기지 가입을 의무화했다. 이를 통해 입주민들이 향후 집을 매도하고 대출금을 상환할 때 발생하는 시세차익을 환수, 당첨자가 이익을 독식해 발생할 수 있는 '로또 논란'을 막기 위한 조치다.

이와 함께 위례는 전매제한 기간이 8년, 양원지구는 6년이다.

반면 고덕신도시 신혼희망타운은 모든 평형이 분양가 2억5000만원 이하로 수익공유형 모기지 가입 없이도 입주할 수 있다. 전매제한 기간도 3년으로 짧다.

서울과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약점을 저렴한 가격과 낮은 규제 장벽 등을 통해 극복하려 했지만 결과적으로 신혼부부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 셈이다.

이는 향후 공급이 계획된 신혼희망타운 단지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가격만 저렴하다고 해서 신혼부부가 관심을 갖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실장은 "주변 인프라와의 연계, 출퇴근 등을 고려한 입지 선정은 가장 기본적인 요소"라며 "이와 함께 집을 소유하고 일정 기간 거주해야 하는 만큼 청약을 결정하는데 평형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 부담을 낮추기 위해 소형 평형만 공급하기보다는 정부 재정과 기금 지원을 활용해 일반 아파트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의 평형을 공급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신혼부부 입장에서 너무 작은 평형의 아파트는 매력이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 양극화 해소 방안은

앞으로 공급이 예정된 신혼희망타운에서도 고덕과 같은 미달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반기 예정된 신혼희망타운 중 최대 관심지역인 서울 수서역세권에 들어서는 신혼희망타운과 하남 감일 등을 제외하면 나머지 지역은 신혼부부들의 관심을 끌기 어려워 보인다. 서울 접근성이 떨어지고, 지역적으로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은 곳이 많은 까닭이다.

지방은 상황이 더 좋지 않다. 연말까지 세종 행정중심복합도시와 아산 탕정지구, 부산 기장지구 등에서 신혼희망타운이 공급될 예정이지만 이들 지역 부동산 시장은 장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다.

아산과 부산 기장, 양산과 세종시는 최근 집값 변동률이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장 침체 영향으로 일반 주택물량도 소화가 힘든 상황인 탓에 신혼희망타운이 공급돼도 제 몫을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일각에서는 신혼희망타운 취지에 맞게 수도권을 중심으로 공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지방은 신혼희망타운이 갖고 있는 매력이 상대적으로 많이 떨어진다"며 "공급한다 해도 의미가 크지 않은데 지역 균형을 맞추기 위해 지방에서 신혼희망타운을 공급하는 것이 필요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지방에도 신혼희망타운은 필요하되, 각 지역 특성에 맞는 신혼희망타운 공급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김덕례 실장은 "입지 면에서는 지방에서도 신혼부부가 많이 살고 있는 곳에 신혼희망타운을 공급해야 좀 더 많은 관심을 끌 수 있다"며 "지방에 사는 신혼부부가 수도권보다 좀 더 넓은 집에 거주한다는 점 등 지방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상품을 공급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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