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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주택 활성화로 주택 공급, '시큰둥'한 이유

  • 2020.03.30(월) 10:14

정부, 절차 간소화+금융 지원 등 사업 추진 독려
주택 공급에 한계…'1~2개동' 아파트 선호도 떨어져

정부가 주택공급 활성화를 위해 가로주택정비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규제 완화와 사업 절차 간소화는 물론 금융지원으로 사업 추진을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시큰둥하다. 가로주택 활성화 정책에도 주택 공급이 부족하다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관건은 역시 사업성이다. 조합원들의 사업 추진 의지는 물론이고 이를 통해 공급된 소규모 아파트를 수요자들이 선호할지도 미지수다.

◇ 규제 문턱 낮아진 가로주택

가로주택정비사업은 노후‧불량건축물이 밀집한 가로구역에서 종전 가로를 유지하며 소규모로 주거환경을 정비하는 것이다.

규모가 작고 재개발‧재건축보다 사업 절차가 단순해 추진 속도가 빠르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재건축‧재개발 등은 평균 8년 이상이 소요되지만 가로주택사업은 정비계획수립 등의 추진절차가 없어 사업 준비 과정이 단순하고, 관리처분계획 단계도 생략해 평균 1~3년이면 사업이 마무리될 수 있다.

또 주택도시기금을 통해 사업비 융자가 지원돼 자금조달에 대한 부담도 적다.

정부는 12.16 대책에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의 하나로 가로주택 활성화를 선정했다. 이를 위해 공공성을 갖추면 사업 확대를 지원하고 일반사업도 부담금이나 건축규제를 완화했다.

특히 투기과열지구인 서울에서도 공공성 요건을 충족하면 사업시행 면적을 2만㎡(기존 1만㎡)로 확대할 수 있다. 기존에는 투기과열지구에서는 가로구역 확대가 불가능했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가장 큰 난관인 분양가상한제 적용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조합원들 입장에서는 그만큼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혜택이 주어지는 셈이다.

여기에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공공참여 가로주택정비사업 합동 공모를 실시하며 규제 문턱을 더욱 낮춘다는 방침이다. 공공 참여형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시행하면 전체 세대수 혹은 전체 연면적의 20% 이상을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하면 법적 상한 용적률까지 건축이 가능하고, 층수제한도 완화(7층에서 최대 15층)된다.

이처럼 정부가 가로주택을 통해 주택 공급을 늘리려는 것은 대규모 부지 확보 없이도 손쉽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어서다. 특히 재건축‧재개발에 비해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는 점에서도 부담이 덜하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대형 사업장 여러 곳이 아닌 다수의 소규모 사업을 통해 주거환경을 개선하겠다는 게 정부 정책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자료: 국토교통부

◇ 주택공급 실효성·선호도 떨어져 

하지만 가로주택사업을 통한 주택공급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된다. 사업 자체가 소규모인 까닭에 실제 공급되는 주택 수가 많지 않고, 이 사업을 통해 건립되는 아파트단지는 1~2개동으로 구성된 '나홀로 아파트'가 대다수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나홀로 아파트는 커뮤니티 시설도 부족하고 관리비 부담도 상대적으로 커 입주 수요가 떨어진다"며 "향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다는 점은 조합원들이 사업 추진에 적극 나서기 힘든 이유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결국 가로주택 뿐 아니라 주택정비사업 전반을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심교언 교수는 "수요자들이 원하는 것은 소규모 아파트가 아니라 여러 생활 편의시설을 갖춘 대규모 단지라는 점에서 가로주택정비사업의 공급 효과를 따져봐야 한다"며 "가로주택 활성화를 통한 소규모 정비사업도 필요하지만 동시에 대형 정비사업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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