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도권 신규 주택공급을 위해 추진하는 3기 신도기 사업과 관련, 국회입법조사처는 11일 과거 신도시와 달리 토지분양수익이 발생할 여지가 적어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사업자들의 재무적 부담 증가가 예상된다며 사업비 관리 감독을 치밀하게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예성·장경석 국회입법조사처 경제산업조사실 국토해양팀 입법조사관은 이날 '3기 신도시정책의 특징과 향후과제'란 보고서를 통해 향후 3기 신도시 조성 과정에서 ▲주택 규모의 다양성 확보 ▲광역교통과 시내 대중교통과의 연계 ▲자족성 확보를 위한 기업 유치 ▲사업비 관리 및 감독 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2018년 9월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통해 양질의 저렴한 주택이 충분히 공급될 수 있도록 입지가 우수한 공공 택지를 확보하고 30만호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국토교통부는 3차례에 걸쳐 총 86곳의 신규 공공택지의 입지를 확정했는데 이 중 총 면적이 330만㎡ 이상인 ▲고양 창릉(813만㎡, 3만8000호) ▲부천 대장(343만㎡, 2만호) ▲남양주 왕숙(1134만㎡, 6만6000호) ▲하남 교산(649만㎡, 3만2000호) ▲인천 계양(335만㎡, 1만7000호) 등 5곳을 수도권 3기 신도시로 특정했다.
3기 신도시는 올해 4월말 기준으로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인천 계양, 고양 창릉 4곳의 지구 지정을 완료했고, 부천 대장은 현재 지구 지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지구 지정을 완료한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인천 계양에 대해 올해 안에 지구계획 수립을 완료하고, 2021년 말부터 입주자 모집을 추진할 예정이며, 2025년에는 3기 신도시 입주를 시작할 계획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3기 신도시는 '공공주택 특별법'에 따라 주택규모가 60㎡ 이하인 소형주택이 80% 이상 공급될 예정인데, 지나치게 소형주택 위주로 주택이 공급돼 입주자의 생활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2017년 말 기준 공공임대주택 중 영구임대주택과 행복주택은 전용면적 40㎡인 주택이 90%인데 신도시 내에 소형주택이 과도하게 밀집하게 되면 다양한 세대와 계층이 거주하는 주택단지를 형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입법조사처는 또 3기 신도기 주변지역과의 광역교통체계 구축뿐만 아니라, 광역교통과 시내 대중교통 간 연계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고, 신도시의 자족성을 확보하기 위해 고용유발효과가 큰 산업과 기업유치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가 3기 신도시의 자족성 확보를 위해 산업·고용유발 토지의 비중을 전체 면적의 20% 이상으로 계획하고 있는 것과 관련, 3기 신도시에 입주할 가구들이 신혼부부 등 젊은 가구라는 점에서 인공 지능·ICT 등 기술혁신형 기업과 산업 등 다른 지역과 차별되는 산업유치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입법조사처는 특히 3기 신도시 사업비 관리·감독을 치밀해야 해야한다고 요구했다. 김예성·장경석 입법조사관은 "3기 신도시는 1·2기 신도시에 비해 공공주택의 비중이 높고, 광역교통개선부담금의 투입비율이 높으며, 공원녹지 등 사업시행자가 무상으로 공급하는 토지면적비율도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반면 토지분양수익이 발생할 수 있는 상업용지와 민간분양주택용지의 비중은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는 신도시와 중소규모 택지 개발사업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다는 점에서 사업시행자인 공공기관(한국토지주택공사, 경기도 시공사 등)의 재무적 부담이 증가할 것"이라며 "향후 국회차원에서도 신도시 사업시행자의 재무적 건전성이 유지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점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