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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신탁사는 지금]이제 막 날개 돋았는데…

  • 2020.07.07(화) 08:40

정비사업이 돌파구, 서울시 표준안 마련에 긴장
부동산 직접개발 불허‧대행자 방식 등 한계도

'2010년 금융투자협회 가입, 2016년 도시정비사업 단독 참여 가능, 2019년 신규 업체 3곳 인가….'

부동산신탁사들(민간)이 등장한지 20년, 업계가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대부분 갖춰졌다.

이들 기업은 꾸준히 덩치를 키우고 신규 먹거리 사업을 발굴하며 적극적으로 수익을 올려왔다. 특히 도시정비사업에서 치고 나가면서 날개를 다는 모습이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불황과 업체 증가에 따라 점점 치열해지는 경쟁, 서울시 정비사업 표준안 마련 등 곳곳에서 풍랑을 맞는 모습이다. 부동산신탁사들이 돌파구를 찾아 날개를 펼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정비사업 가이드라인 준비...신탁사들 '긴장'

서울시는 이르면 연내 '부동산신탁사 정비사업 표준'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부동산신탁사들은 2016년 3월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개정으로 단독 시행자로서 정비사업의 전면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부동산신탁사에겐 신규 먹거리 사업이고 조합 입장에선 신탁사의 자금력과 전문적인 업무 대행으로 정비사업 절차가 간소해진다는 장점이 있어 활발하게 러브콜을 주고 받았다. 주로 정비사업이 시급하지만 사업성 문제로 건설사가 참여를 꺼리는 소규모 사업장이나 조합 내분으로 사업이 난항을 겪는 사업장 등이 신탁사 참여를 환영했다. 

그 결과 한국자산신탁, 한국토지신탁, 코람코자산신탁 등 3개 신탁사는 2016년 2개, 2017년 10개, 21018년 10개, 2019년 10개(단독·공동·시행·대행 포함) 등 꾸준히 도시정비사업을 수주해 왔다.

특히 한국토지신탁의 경우  2016년 1개, 2017년 4개, 2018년 6개, 2019년 6개, 2020년 1개 등 최근 5년간 총 18건을 수주했는데 그중에서도 서울, 인천, 부산 등 수도권 주요 지역의 수주 비율이 높았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부동산신탁사들 전반적으로 사업시행자 방식, 대행자 방식 모두 수주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하지만 신탁사들의 도시정비사업 확장세에 조만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가 마련 중인 부동산신탁사의 정비사업 표준안이 생기면 신탁사 입장에선 사실상 '규제'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서울시 관계자는 "신탁사가 주민협의체와 계약할 때 불공정거래가 되지 않도록 신탁사의 우월적 지위를 제한하기 위해 표준안을 만들고 있다"며 "사업에서 손해가 발생할 경우 신탁사가 어디까지 감수할지 등 토지주나 주민들 권익보호를 위해 어느 정도 가이드라인을 주려는 취지"라고 말했다.

가이드라인에 포함되는 항목으로는 신탁수수료율, 신탁사 계약 해지 요건, 감독 규정 강화 등이 거론된다. 부동산신탁사들에겐 불리한 항목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불만이 터져나왔다. 

그러자 서울시는 금융투자협회에게 업체들의 의견을 모아줄 것을 요청한 상태다. 올해 코로나19 등으로 합의가 덜 돼 하반기에 다시 논의가 재개될 것으로 전해진다. 

◇ 경쟁은 더 심해지는데...

부동산신탁업을 둘러싼 시장 환경도 녹록치 않다.

한국기업평가는 올 초 '2020년 주요 산업전망 및 신용등급 방향성 점검보고서'을 통해 "지방 부동산 침체로 사업 리스크가 확대되고 신규 인가와 대주주 변경으로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며 올해 부동산신탁사 사업환경 전망을 '비우호적'이라고 내다봤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이미 지방 주택경기가 침체되면서 차입형 토지신탁 수주는 2017년 5928억원, 2018년 3890억원, 2019년(3분기 기준) 1864억원으로 감소하고 있다. 2019년에 한투부동산신탁, 대신자산신탁, 신영부동산신탁 등 3개 업체가 신규 인가 받으면서 경쟁도 치열해졌다는 설명이다. 

'돌파구'로 꼽히는 정비사업도 건설사와 견주면 경쟁력이 한참 뒤떨어진다. 

부동산신탁사는 업권 특성상 사업비를 직접 조달해 개발한 뒤 분양 수익을 나누는 차입형 토지신탁 방식은 가능하지만 부동산을 매수해 개발하는 '직접 개발' 행위는 제한된다. 이에 한국토지신탁이 서울 마곡 연구개발(R&D)센터 건립 사업 대상자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정비사업 성공 사례도 아직 부족하다. 

최근 1호 신탁방식 정비사업장인 '안양호계 대성유니드'(코람코자산신탁)가 사업완료 고시를 받았지만 이외 사업장에선 사업기간 단축 등의 성공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오랜 기간 재건축 사업에 난항을 겪고 있는 서울 여의도 시범아파트도 2016년부터 신탁방식의 재건축을 추진했지만 아직까지 진척이 없다. 당시 시범아파트가 한국자산신탁을 사업시행자로 지정하면서 여의도에 부동산신탁사 바람이 불었지만, 서울시의 여의도·용산 통합개발 계획 등에 따라 다시 시계제로 상태다. 

한 부동산신탁사 관계자는 "수도권 주택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원활한 정비사업 추진을 위해선 조합 비리를 차단하고 전문가가 사업을 대행하는 신탁방식 정비사업이 적합하다"며 "신탁방식 정비사업의 비용 절감 사례 등이 나오기 시작했고 부동산신탁사들의 도시정비사업 비중도 확장되고 있으니 업계 성장을 위해선 여러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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