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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그림 나온 '부동산거래분석원', 시장 정화 vs 과도한 간섭

  • 2020.09.04(금) 13:35

정부, 부동산감독 필요성 강조…불법행위도 지속
이상거래 차단 필요 vs 효율성 없고 지나친 간섭

부동산 감독기구 설립 논의가 구체화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는 것이 투기세력 뿐 아니라 시장 교란행위가 주된 원인이라는 정부 판단에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 2일 제5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부동산거래분석원'(가칭) 설립 필요성을 설명하며 관련 법률 제정안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작년 말부터 정부 관계기관의 실거래 합동조사 결과, 이상거래가 지속적으로 적발되고 있다. 정부가 감독기구 설치에 속도를 내는 이유이기도 하다.

시장에서는 감독기구 설치에 대한 반감이 크다. 지나친 시장 간섭이라는 지적과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목소리가 많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계속되는 이상거래, 집값담합 등 불법행위 지속 적발

정부는 지난해 10월부터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금융위원회와 한국감정원 등 32개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부동산시장 '관계기관 합동 조사'를 시작했다. 1‧2차 조사는 서울 25개구를 대상으로, 3차 이후에는 수도권 규제대상 지역으로 범위를 넓혔고 최근 4차 조사에선 전국 9억원 이상 고가주택으로 확대했다.

또 올 2월부터는 국토부 내에 '부동산시장불법행위대응반'을 설립해 부동산 시장 불법행위를 조사하고 있다.

총 4차에 걸친 조사결과 발표를 종합하면 최근 1년 간 이상거래 조사 중 ▲탈세 혐의 의심 등 국세청 통보 2592건 ▲대출규정 위반 등 금융위원회와 행정안전부 점검 229건 ▲부동산거래신고법 위반 225건 ▲경찰청 통보 11건 등 다수의 위반 의심 사례를 찾아냈다.

이 중에서는 20대가 부모를 임차인으로 등록하고 임대보증금을 받아 10억원 짜리 아파트를 사거나 부모가 자녀에게 시세 17억원 아파트를 팔면서 세금을 줄이기 위해 시세보다 적은 12억원에 거래하는 등 이른바 금수저들의 주택 매입 사례가 드러나면서 무주택자들의 가슴을 쓰리게 했다.

이와 함께 특정 단지 입주민들이 집값 하락을 막기 위해 인터넷 카페나 현수막 등을 통해 담합하거나 일정 가격 이하로는 거래하지 못하게 공인중개사 등을 압박하는 행위도 적발됐다.

정부 입장에서 이 같은 조사결과는 투기세력 활동 뿐 아니라 시장 교란행위를 통해 집값이 이상과열 됐다는 판단에 힘을 싣게 한다. 부동산 감독기구인 부동산거래분석원 설립 필요성의 근거가 되기도 한다.

실제 홍남기 부총리는 5차 관계장관회의에서 "부동산 시장 교란행위 차단을 위해 지난(4차) 관계장관회의에서 국토부 실거래 조사결과 등을 발표하는 등 소기의 성과가 있었다"며 "그러나 현재의 대응반 인력으로는 전국적으로 수많은 불법행위 대응에 한계가 있어 대응반을 확대, 시장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불법행위 등을 포착‧적발해 신속히 단속‧처벌하는 상시조식을 만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 실효성 논란 '팽팽'

정부는 부동산거래분석원을 독립된 감독기구가 아닌 정부 내 조직으로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불법행위 대응반을 확대 개편하는 것으로 국토부와 금융감독원, 검찰과 경찰 등 전문 인력 파견을 확대하고, 금융정보 등 이상거래 분석 기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금융정보분석원(FIU)과 자본시장조사단 사례를 적극 참고할 방침이다. 당초 거론됐던 부동산감독원에 비해서는 권한이 축소됐다는 평가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거래 전반을 조사대상으로 하고, 개인 금융계좌까지 들여다볼 수 있어 과도한 거래 규제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 국토부는 "정상적인 거래는 이상거래로 추출하거나 실거래 조사를 진행하는 경우는 없다”며 “불법행위 가능성이 높은 의심거래에 한해 조사대상으로 추출해 소명자료를 제출받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동산거래분석원에 대해서도 "불법행위 가능성이 높은 의심거래에 한해 정보요청 필요성을 검토하고 제한적 범위 내에서 필요최소한 정보만 관계기관에게 요청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4차 관계기관 합동조사를 통해 적발된 가족간 저가거래를 통한 양도세 및 증여세 탈루혐의 사례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 찬반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지나친 간섭으로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비판과 함께 그 동안 이상거래가 지속적으로 적발돼온 만큼 불법행위를 막을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그 동안 합동단속 결과도 의심 사례 정도만 파악됐지 실제 불법 행위로 처벌받은 사례가 많지 않다"며 "특정 부동산(고가주택 등)을 거래했다고 정부에서 계좌추적하거나 세무조사하는 등의 행위는 정상으로 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상거래 행위 등에 대해서도 기존 수단으로는 차단 혹은 처벌이 불가능한지 검토한 후 감독기구 설치를 고민하는 게 순서"라며 "최근 정부 정책은 지나치게 시장에 간섭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세금회피를 위한 거래나 실거래가 위반, 증여포탈 등의 행위에 대해 기존 대응반에 인력을 확충해 좀 더 전문적으로 들여다보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최근 분양시장 열기도 뜨겁고 내년 사전청약 등도 예정돼 있는 가운데 불법청약이나 음성전매 등의 행위를 비롯해 집값담합과 실거래가 위반 등 다양한 행위를 적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풍부한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에 지속적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 과정에서 불법행위를 찾아내는 것은 의미가 있다"며 "다만 감독기구로 인해 거래가 위축될 수도 있지만 정상적인 거래라면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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