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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듯 닮은' 삼성‧현대 건설 빅2 수장교체, 변화 이끌까

  • 2020.12.16(수) 16:02

오세철·윤영준 '현장형CEO' 임명…플랜트‧주택 등 전문성 강조
시평 빅2 실적은 부진…실적개선·신사업 개척 주력할듯

대형 건설사들이 새 얼굴로 수장을 교체하며 변화와 쇄신에 나선다. 그 중심에는 국내 시공능력평가 1‧2위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자리한다.

이들 건설사는 '관리형 CEO'를 통해 조직 안정에 주력했다면 이번 인사에선 플랜트와 주택 등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현장형 CEO'로 수장을 교체하며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새로 조직을 이끌 수장들은 건설 본원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신사업 개척을 위한 변화와 혁신에 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 조직 안정→전문성 강화, 관리형→현장형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지난 몇 년간 그룹 내 재무전문가를 주로 사장으로 앉히며 조직 안정에 주력했다. 하지만 이번 인사에선 전문성과 현장 경험을 갖춘 새 인물을 선택한 점이 눈에 띈다.

삼성물산은 제일모직과의 합병 이후 최치훈 사장(현 삼성물산 이사회 의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2018년부터 이영호 사장이 건설부문을 이끌어왔다. 이영호 사장은 삼성SDI 경영관리와 감사담당, 삼성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장과 삼성물산 CFO 등을 경험한 그룹 내 재무통으로 꼽힌다.

반면 오세철 삼성물산 신임 사장은 플랜트 등 현장 전문가로 통한다. 서울대 건축공학을 전공하고 1985년 삼성물산에 입사했다. 이후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두바이 등 해외 사업장을 경험했고 글로벌조달센터장(전무)과 플랜트사업부장 등을 역임했다.

삼성 한 관계자는 "합병 이후 최치훈 전 사장, 이영호 사장 등 관리형 CEO가 주로 이끌었는데 기술직 CEO를 임명했다는 것은 전문성을 강조하고 업의 본질에 충실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을 이끌었던 박동욱 사장도 내부 살림을 도맡았다. 박동욱 사장은 옛 현대그룹 시절인 1988년 현대건설로 입사, 1999년 당시 계열사였던 현대차 재경사업부장을 맡았다.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한 후 2011년 4월 현대건설 재경본부장으로 복귀해 1년 뒤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18년 사장 승진 이후에는 어려운 대내외 경영상황을 맞아 내실다지기에 집중했다.

1년 뒤인 2019년 초에는 정진행 전 현대차 사장이 현대건설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수주 등 대외활동에 힘을 보탰다. 주춤했던 해외 수주에 주력하는 등 그룹 내 주요 인사들이 회사를 이끌어왔다.

이들을 대신할 현대건설 윤영준 신임 사장은 주택 부분 현장 전문가로 꼽힌다. 1987년 현대건설 입사 후 인사총괄팀장과 외주관리팀장, 국내현장 관리팀장을 거쳐 재경본부 공사지원사업부장과 주택사업본부장 등도 경험했다.

최근까지 주택사업본부장을 맡아 현대건설 아파트 브랜드인 '힐스테이트'와 '디 에이치' 등의 고급화를 이끌었고, 올 상반기 서울 정비사업 중 최대 규모였던 한남3구역을 수주하며 눈에 띄는 성과도 만들었다.

◇ 실적부진 뚫고 변화 선봉장될까?

이처럼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전문성을 갖춘 새 인물을 수장으로 선택한 것은 그룹내 세대교체 흐름과 함께 변화가 필요한 시점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두 회사 모두 시평 1,2위를 다투지만 실적에선 후순위로 밀려나있다. 관련기사☞[건설 리그테이블]'절대 강자 없다'…뜨는 GS건설‧대림산업

삼성물산의 경우 올 초부터 서울 재건축 사업 수주에 5년 만에 복귀, 경쟁사를 따돌리고 수주에 성공했지만 실적 등 성과 부문은 부진하다. 올 들어 삼성물산 건설부문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15.4% 감소한 3960억원에 그쳤다.

특히 수주는 시평 1위답지 않게 부진하다. 3분기 누적 기준 6조5380억원 규모로 올해 목표치 대비 58.9% 수준에 불과하다.

현대건설의 경우 수주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올 초 파나마 메트로3호선 공사와 한남3구역 재개발 등 지금까지 21조8921억원어치의 일감을 확보하며 목표치의 87.2%를 달성한 상태다. 워낙 규모가 커 경쟁사와의 비교가 무색하다.

하지만 영업이익 등 수익성은 악화했다. 올 들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458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33.4%나 쪼그라들었다. 3분기에는 증권가 전망치를 크게 밑도는 등 올 들어 매 분기 감소하며 체면을 구기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을 고려하더라도 업계 맏형답지 못한 수치다.

실적 뿐 아니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건설업계 자체에서도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해외 수주는 여전히 코로나 불확실성에 휩싸여있고, 내년 국내 건설수주도 올해보다 6.1% 감소한 164조1000억원에 그칠 것이란 전망(건설산업연구원)이 나왔다.

오세철, 윤영준 신임 사장 입장에선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당장의 실적 개선 뿐 아니라 대내외 경영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신사업 확장 등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야 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정부는 디지털 혁명을 앞당기고 신재생에너지 등을 확대할 예정이라 건설사들도 이 같은 흐름에 편승하려면 새로운 혁신 역량이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현금을 확보한 대형 건설사들은 무리한 사업 확장보다 유동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전환을 시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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