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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집줄게 네땅다오!'…토지수용 어디까지?

  • 2021.02.08(월) 08:20

공공정비사업 속도 위해 현물선납·주민동의율 완화 논란
소유권 이전·강제수용 반발…재산권 침해·공익에 사익 희생

"과연 입주할 때 토지소유권도 돌려줄까요?"

정부가 4일 발표한 공공정비사업 추진 방식이 시장에서 반감을 사고 있다.

사업속도를 앞당기기 위해 제시한 현물선납 토지수용, 주민동의율 완화 등에 '강제수용'이 뒤따를 여지가 있어서다.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공익의 목적과 사유재산권 침해가 충돌하면서 사업추진 등에 난항이 예상된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내 집인데 소유권 이전하라고?

2·4 공급대책 발표 이후 각종 부동산 커뮤니티에 "정부의 공공정비사업 추진 방식이 사유재산권을 침해할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대책은 주택을 빠르게 공급하기 위해 '공공'이 개입해 정비사업의 추진 속도를 높이고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대신 이익을 공유하는 게 골자다. 

정부는 이를 위해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과 '공공직접시행 정비사업'에 공공이 현물선납 방식으로 토지를 수용하는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현물선납 방식은 토지등소유자가 땅과 집의 소유권을 공공기관에 넘긴 후 우선공급권을 부여받아 사후 정산하고 새 집을 분양받는 식이다. 그간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관리처분 방식만 허용해 입주시까지 분담금 변동 등 사업 리스크를 조합원이 직접 부담했다. 현물선납 방식은 이런 리스크를 모두 공공기관이 지기 때문에 조합 입장에선 비용이나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여기에 용적률 상향을 통해 소유자들의 추가수익을 10~30%포인트 보장해주고 공공직접시행 정비사업의 경우 재건축 2년 의무거주, 재건축초과이익환수금도 면제된다.

이같은 인센티브에도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소유권 이전에 따른 한계 때문이다. 정비사업 추진 때 소유권을 이전하면 조합이 해체되고 소유권이 박탈되면서 조합원들은 시공사선정 외에는 사업에 관여할 수 없다. 입주 전까지는 '내 집'이지만 내 집이 아닌 셈이다.  

'우선공급권'에 대한 개념이 모호하다는 점도 우려를 낳았다.

실제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정부가 대책에서 '입주권'이 아닌 '우선공급권'이라고 표기한 것에 대해 "건물소유권만 주고 대지권은 포함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글들이 다수 올라왔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기존 정비사업과 마찬가지로 토지소유권도 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집합건물은 대지지분을 함께 등기해야 되기 때문에 대지소유권은 당연히 돌려받는건데, 소유권 이전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 보니 다양한 논란이 나오는 것 같다"며 "입주할 때 소유권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사업을 추진하는 동안 의사결정엔 참여하지 못하면서 입주권만 받는 구조라 반감이 크다"고 말했다. 

◇ 주민동의율 완화...'재산권 침해' 어쩌나

주민동의율 완화도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현재 일반 재개발·재건축은 토지 소유주 등의 동의율이 '4분의3'(75%) 이상이어야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그러나 도심공공주택 복합사업은 토지등소유자 10%의 동의, 공공직접시행 정비사업은 조합원 2분의 1동의만으로로 신청할 수 있다. 사업 확정 기준도 두 사업 모두 '3분의2'(66.6%, 면적기준 2분의1)로 낮췄다. 10%포인트 가량 완화된 셈이다. 

토지주에 대한 의사결정이 빨라지면 빠른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하지만 개발에 반대하는 토지주의 토지를 강제로 수용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 셈이라는 게 문제다. 기존에 주민 반대율이 최대 25%였다면 이제는 주민의 최대 33%가 반대해도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관련기사☞[2.4 주택공급]분당신도시 3배라지만 '실행' 관건…집값은 '글쎄'

신태수 지존 대표는 "주택 공급 확대라는 공익 목적이 있긴 하지만 강제수용권으로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사유재산권 침해에 대한 저항이 예상된다"며 "사업 속도를 앞당기기 위해 도입했지만 소유주들의 반발로 나아가지 못하는 진퇴양난의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도 "공익이라는 이유로 생각이 다른 3분의 2(개발 동의)가 들어와서 내땅을 가져간다는 것"이라며 "공익을 위해 사익이 희생될수 있다"고 꼬집었다

더군다나 주민동의율 '3분의2'는 지구지정 및 정비계획변경 제안으로부터 1년 내 채워야 하는데 이또한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우선공급을 희망하지 않는 토지등소유자에 대한 보상금(현금청산)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서진형 회장은 "공공정비사업을 공익의 목적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고, 주민동의를 받는 업무는 LH나 SH가 할텐데 인력이 되는지도 의아하다"며 "주민동의율 인하에 따라 지급해야 하는 보상금 규모가 커질텐데 이렇게 되면 공공기관의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부실이 생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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