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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역대급 주택공급, 역대급 미스터리

  • 2021.02.05(금) 14:55

서울 공공직접시행 67곳 추산…"특정단지 대상으로 한게 아니다"?
4일 이후 매수, 공급권 못받고 현금청산…"아무데도 사지말란것"
법적 근거 없이 재산권 침해, 가능지역·인근 집값 동시 상승 가능성

역대급 주택공급대책이라고 부르는 2.4 공급대책은 아무리 생각해도 참 이상한 점들이 많습니다. 

가장 이상한 점은 '어디에'가 빠져있는 것인데요. 이미 온라인 부동산카페 등에선 '어디에서' 개발하고 공급할 것이냐를 두고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과의 가상의 대화로 희화화한 글이 돌고 있기도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정부가 발표한 서울 32만3000가구를 포함한 전국 83만6000가구라는 공급의 근거가 되는 예정 사업지가 여전히 '미스터리'하기 때문이죠. 정부가 추산하기론 서울의 경우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은 67곳에 이르고, 역세권 도심공공주택 복합사업은 117곳에 이릅니다.

노후·슬럼화지역, 소유구조가 단순해 사업여건이 우수한 지역 등 나름의 후보지 선정 기준을 갖고 정했다지만 실제로 어느 지역이 참여할지는 알수 없는 것이니까요. 

김흥진 국토부 주택토지실장도 전일 기자 브리핑에서 "특정단지를 대상으로 한게 아니다" "대책 발표 전까지 특정 지역 대상으로 협의를 진행한 것은 아니다"라는 답만 되풀이했고요. 그러니 더 이상하다는 것이죠.

물론 변창흠 장관 취임(20년 12월29일)후 길지 않은 준비 기간이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1월18일)에서 '특단의 대책'을 언급하기도 했고요. 짧은 기간에 부랴부랴 마련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앞으로 좀더 여유를 갖고 협의 및 구체화되는 과정을 지켜보자고 할 수도 있는데요. 시장이 그리 녹록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해하기 어려운 점은 또 있습니다. 투기수요 차단을 위해 대책발표일(2월4일) 이후 사업구역내 기존 부동산에 대한 신규 매입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우선공급권을 주지 않겠다는 것인데요. 어제 이후 매수하게 되면 현금청산 대상이 됩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역시 '어디'가 없습니다. 투기를 하지 말라고 하는데 어디에 투기를 하지 말라는 것인가요.

사정상 당장 집을 팔아야 하는 사람도 있을 텐데요. 통상은 위험부담을 안고 매수에 나설 사람도 없겠지요. 지나친 재산권 침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고요.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당황스럽습니다. 이 집이 해당지역인지 아닌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으니까요.

국토부 관계자는 "판단은 각자 하는 것"이라고 언급할 뿐입니다. 결국 '어느 곳에도 투자하지 말라'는 것으로 시장에선 해석하고 있고요.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정부 입장에선 손바뀜이 되면 보상비가 올라가 사업성이 떨어지는 문제도 생각했을 것"이라면서도 "자칫 사업이 늘어지면 집을 팔지 못하고 묶여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고 말합니다.

국토부는 이같은 원칙을 오는 3월중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을 통해 명문화한다고 하는데요. 법 개정 이전 소급적용도 논란이 될 수 있어 보입니다.

시장은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어떻게 될지 모르니 투자를 하지 않으면 가장 좋겠지만 시장은 그런 방향으로만 움직이진 않으니까요.

우선 공공재개발 신청지에 대한 관심이 꾸준한데요. 지난 1월 정부가 발표한 시범사업 후보지 8곳 이외에 그동안 공공재개발에 관심을 보이거나 신청을 했던 곳들에 대한 투자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어제 대책을 발표한 당일에도 매매는 지속해서 이뤄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공공재개발 후보로 거론되는 모 지역 인근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어제도 밤 11시까지 계약을 했고 오늘도 예약팀들이 오기로 해서 바쁘다"고 전합니다.

이 관계자는 "어제 대책 발표때문에 인근에 부동산 사장들이 모여서 회의도 계속하고 공부를 하고 있다"면서도 "기존에 공공재개발을 신청했던 곳들은 굳이 구체적으로 정비되지 않은 다른 사업으로 전환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 관계자의 말대로라면 문제가 없겠지요. 하지만 워낙에 이해관계가 복잡하다보니 만에 하나 공공재개발로 선정되지 않거나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이 경우 어제 이후 계약을 한 매수자들은 우선공급권을 받지 못하고 현금청산하게 되는 겁니다.

한 온라인 부동산카페에 이런 글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서울 어떤 구역이 공공직접시행 정비사업구역이 될지 확인안된 상태에서 매매거래를 진행하면 매수자가 현금청산될수 있어 중개사고 발생 우려가 있다"고요.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대책 발표 이후에 사면 안된다는 식은 어느 법에도 근거가 없고 그런 사례도 없다"면서 "재개발은 관리처분계획 이후 조합원 지위양도금지 규정이 있지만 예외규정이 있고 재건축도 10년 거주 5년 보유 등 예외규정을 두고 있는데 이거는 아예 안된다는 식"이라고 꼬집습니다. 그냥 지금부터 아무데도 사지 말라는 것이어서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겁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어디를 개발할지가 안나와 있으니 결국 가능한 지역들은 집값이 다 오를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합니다. 

정부의 이번 대책에 역대급 공급규모가 포함됐지만 역대급 미스터리한 대책이란 생각을 지울수가 없습니다. 역대급 혼란 만은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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