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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잇슈]눈뜨고 '발코니' 베이는 서울?

  • 2021.06.07(월) 07:00

[알쓸부잡]2008년 '디자인 서울' 발코니 규정
전용84㎡ 기준 3평 삭제…프리패스 방법은

'요즘 아파트들은 왜 이렇게 좁게 나오지?'

한 번쯤 이런 의문을 가져본적 있을텐데요. 더군다나 서울 아파트는 같은 평형이어도 지방 아파트에 비해 더 좁아보인다고 합니다. 단지 구조나 인테리어의 영향 때문일까요. 

실제로 사용 면적상 차이가 있습니다. 서울시에서 지난 2008년 도입한 발코니 삭제 규정 때문인데요. 이후 건설된 아파트는 발코니 면적이 줄어들면서 그만큼 확장 가능한 면적도 줄어들었거든요. 

그런데 이상합니다. 같은 서울인데도 어떤 아파트는 발코니를 일부 삭제하고 어떤 아파트는 그대로 두는 식인데요. 왜 그런걸까요.  

30%나 삭제?…발코니 인심 야박한 서울 

서울의 발코니 규정은 지난 2008년 6월 오세훈 서울시장 재임 시절 '디자인 서울' 정책의 일환으로 도입됐습니다. 천편일률적인 디자인의 성냥갑 아파트에서 벗어나 아파트 외벽에 다양한 입면을 추구하자는 목적이었죠.

현행 서울시 건축물 심의기준에 따르면 공동주택의 각 세대별 각 외부 벽면 길이 또는 발코니가 설치되는 벽면 전체면적(계단실 등 공용부문의 면적은 제외)의 30%는 발코니 설치를 지양하도록 돼 있습니다. 전용 60㎡이거나 테라스하우스, 전용 85㎡ 미만 임대주택을 제외하고요. 

각 세대 평면에서 주거전용면적 대비 발코니 설치 비율도 60~85㎡미만의 경우 30% 미만으로, 85㎡ 이상은 25% 이하로 정했고요.

발코니는 건축물 내부와 외부를 연결하는 공간으로 외벽에 접해 부가적으로 설치되는 공간인데요. 요즘 이 공간을 확장해 방을 넓혀 주는 일종의 '서비스 공간'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서비스면적이라 전용면적(방·거실·주방·화장실 등을 합한 넓이)이나 공급면적(전용면적에 아파트 복도·현관 등을 합한 넓이) 등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발코니 면적에 따른 변화가 눈에 띄지 않는데요. 실제 사용 면적에선 차이가 납니다.

흔히 33평으로 알고 있는 전용면적 84㎡의 경우 보통 발코니 면적이 30㎡ 정도인데요. 여기서 30%를 삭제하면 약 9㎡인 3평 남짓이 사라집니다. 발코니를 확장해서 방을 넓힐 수 있는 면적이 3평 가까이 줄어드는 셈이죠. 

그래서 이 규제가 도입된 이후 지어진 서울 아파트들은 과거에 준공된 아파트나 비서울권에 위치한 아파트에 비해 좁게 느껴질수밖에 없는거죠. 실제로 좁아졌으니까요!
너도나도 노리는 '우수디자인'


그런데 같은 서울 아파트 중에서도 발코니 면적이 차이나는 건 왜 그런걸까요. '적용 예외' 사항이 있기 때문인데요. 

△주요 입면에 확장이 불가능한 돌출형 또는 개방형(20층 이상) 발코니를 설치한 경우 △발코니 설치위치 변화 등을 통해 입면의 다양화를 도모한 경우 △주동외벽의 각 면의 벽면율이 50% 이상일 경우 △리모델링이 쉬운 구조인 경우 등은 발코니 규제가 완화됩니다. 

항목별로 5%씩 발코니 삭제비율이 차등 적용되는 식으로요. 완화항목 하나만 충족하면 발코니 삭제 25%, 두 가지 항목을 충족하면 발코니 삭제 20% 등으로 완화되는거죠. 

서울시 '우수디자인 공동주택'으로 선정된 강남의 한 아파트 전용 84㎡ 평면 기본형과 확장형. 이 아파트는 발코니 규제를 적용받지 않아 발코니 확장 시 실사용 면적을 더 넓게 쓸 수 있다./네이버부동산 캡처

'프리패스'(?)권도 있습니다. 

서울시 '우수디자인 공동주택'으로 선정되면 발코니 삭제 적용이 전부 면제됩니다. 

지난 2012년 분양한 '위례신도시 송파 푸르지오'가 최초로 우수디자인 공동주택으로 선정돼 발코니 면적 제한을 받지 않았고요. 이밖에도 아크로리버파크, 개포 디에이치자이, 서초그랑자이, 래미안블레스티지, 반포주공1단지 3주구, 헬리오시티, e편한세상 광진 그랜드파크, 둔촌주공 등 유명 단지들이 우수디자인 인증을 받았습니다. 

선정된 아파트의 공통점은 강남권이나 주요 지역에 위치한 고급 단지라는 점인데요. 우수디자인 공동주택으로 선정되려면 서울시 건축위원회 위원 80%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할 정도로 까다롭기 때문에 일반적인 설계로는 문턱을 넘기 힘들어 보입니다. 

이에 서울 아파트들은 개방형 발코니 설계를 도입하는 등 발코니 면적 지키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데요. 강남이나 주요 지역에선 3평의 가치가 '억' 소리 나는 만큼 발코니 면적(평면도 표기)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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