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M&A(인수·합병)전이 2파전 양상이다. 25일 대우건설 매각 본입찰에 중흥건설과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이 참여하면서 누가 대우건설의 새 주인이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우건설 몸값도 2018년초 호반건설이 인수하려던 금액 1조6000억원보다 최소 4000억원 이상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매각성사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다만 시공능력평가 순위 6위의 대형건설사인 대우건설을 이보다 몸집이 작은 중견건설사인 중흥건설그룹이나 시행사인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이 인수하는 경우 자칫 '승자의 저주'가 재현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흥건설 vs DS네트웍스 컨소시엄 2파전
대우건설 지분 50.75%를 가진 최대주주 KDB인베스트먼트는 이날까지 대우건설에 관심을 표명한 원매자들에게 구체적인 제안서 제출을 요청했고, 중흥건설과 DS네트웍스 컨소시엄 등 2곳이 참여했다.
중흥건설은 인수전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의지를 드러냈다. 중흥건설그룹은 재계서열 47위로 계열사인 중흥토건은 시공능력평가순위 15위, 중흥건설은 35위에 올라있다.
그룹의 주력인 중흥토건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6533억원, 영업이익은 2525억원에 달한다.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은 지난해초 "3년내 대기업을 인수해 재계서열 20위 안에 진입하겠다"고 밝혔다. 인수 기업으로 대우건설이 꾸준히 지목돼 왔고 중흥(공정자산총액 9조2070억원)이 대우(9조8470억원)를 인수하면 단숨에 재계서열 20위로 올라서게 된다. 20위권 전후의 미래에셋, 현대백화점 등의 그룹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중흥건설은 가급적 재무투자자(FI) 없이 자력으로 자금조달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정창선 회장도 M&A를 염두에 두고 실탄 4조원 가량을 차질없이 조달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재무투자자들은 엑시트를 생각하지 않을수 없기 때문에 전략적 투자자로서 장기 관점에서 (중흥과 대우가)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자력으로 인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룹에서 공을 들이고 있는 평택 브레인시티 개발 프로젝트도 성공적으로 진행되면서 향후 현금흐름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DS네트웍스는 사모펀드 등의 재무적 투자자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DS네트웍스는 1981년 설립해 시행사업을 주로 하는 부동산 디벨로퍼다. 현재 송도 영종도 고양덕은 루원시티 등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대우건설과도 시공-시행사업을 여러차례 한 경험이 있다.
업계에서는 중견급 이상의 견실한 업체로 평가하고 있다. 2020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3374억원, 영업이익은 1249억원으로 양호한 실적을 내고 있다.
'2조원대' 몸값 높인 대우건설…헐값시비 잦아들까
대우건설 몸값은 2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KDB인베스트먼트는 최저입찰가로 주당9500원을 산정했다. 보유지분(50.75%·약 2억1093만주)을 고려하면 매각금액은 2조38억원에 달한다.
현재 대우건설 전일 종가(24일) 8620원을 기준으로 통상 프리미엄 30%가 붙는다고 가정하면 매각금액은 2조3600억원에 달한다.
3년 전 호반건설은 대우건설을 1조6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지만 우선협상자 선정 직후 불거진 해외사업장의 3000억원 잠재부실로 인수를 포기했다.
당시의 매각금액보다 최소 4000억원 이상 높아진 몸값이다. 산업은행이 3조2000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하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지만 최근 주가와 기업가치 상승 등에 따라 몸값을 높이면서 차이를 줄였다.
대우건설은 지난 2018년 해외사업장 손실 이후 최근 몇년간 부진을 털고 지난해말 영업이익 5583억원, 매출 8조1367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 1분기에도 2294억원의 영업이익으로 2분기 연속 2000억원대의 안정적인 이익을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