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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삼켰다가 금호도 탈났는데…중흥·DS네트웍스는?

  • 2021.06.28(월) 16:06

[대우건설 매각]'금호 악몽' 승자의 저주 우려도
중흥건설 '브레인시티' 성공 등 실탄 자신감
DS네트웍스 FI와 컨소시엄 구성해 실탄확보

'새우가 고래를 삼킨다' 

대우건설로선 낯설지 않은 상황이다. 꼭 3년 전에도 이같은 상황을 겪었다. 물론 삼킬뻔 했다가 무산되긴 했다.

대우건설보다 덩치가 작은 지역 거점의 중견건설사인 호반건설은 지난 2018년 대우건설의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가 대우건설의 3000억원 해외부실이 드러나면서 인수를 포기했다.

그로부터 3년 후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 연출됐다. 역시 지역 거점의 중견건설사인 중흥건설이 대우건설 인수에 적극적이다. 중견급의 시행사인 DS네트웍스 역시 적극적으로 인수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주 대우건설의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50.75%)가 본입찰을 마감한 결과 이 두곳이 제안서를 냈다. 두곳 모두 대우건설보다 작은 규모이다보니 '승자의 저주'에 대한 우려는 끊이질 않는다. 
 
특히 대우건설은 지난 2006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무려 6조6000억원에 사들였다가 그룹 전체가 흔들리는 등 탈이 나면서 토해내는 경험을 했다. 당시(2011년) 산업은행이 이를  3조2000억원에 사들였고, 한차례 매각이 불발되면서 현재 상황에 이르렀다.

'승자의 저주'를 몸소 겪었던 만큼 인수기업의 자금력 등 인수여력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중견기업의 싸움…'승자의 저주' 재현할라

대우건설 내부적으로도 중견기업으로의 매각에 대한 정서적인 거부감과 함께 재무투자자(FI)자금이 많이 들어오는데 대한 부정적 인식이 큰 것도 이같은 이유다.

애초 아부다비투자청 중국건축정공사(CSCE) 등 자금력 있는 곳들이 입질을 한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최종적으론 중견급의 건설사와 시행사만이 대우건설 인수전에 참여했다. ▷관련기사:중흥건설 vs DS네트웍스, 누가 대우건설 새 주인 될까 (6월25일)

두 곳 가운데선 중흥건설이 유력 후보자로 거론된다. 인수전이 시작되기 전부터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명했고, 재무 투자자(FI) 없이 자력으로 인수하겠다는 점을 공공연히 강조했다.

중흥그룹은 37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재계 47위의 그룹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중흥이 대우(42위)를 인수하면 현대백화점그룹(21위)을 제치고 미래에셋그룹(20위) 다음에 자리하게 된다.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도 "3년내 대기업을 인수해 재계서열 20위 안에 진입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대우건설은 시공능력평가순위 6위의 대형건설사로 중흥토건(15위), 중흥건설(35위)과는 덩치나 브랜드 인지도 등 여러 면에서 체급차이가 크다. 매출액도 대우건설은 8조원대에 이르고, 중흥토건은 1조6000억원대이다.

DS네트웍스는 중견급의 시행사이지만 규모 면에서 훨씬 작다. 현재 송도 영종도 고양덕은 루원시티 등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우건설과도 시공 및 시행 업무를 한 경험이 있는 등 꾸준히 사업성과를 내는 기업으로 평가된다.

총자산 2조원대로 덩치 차이는 크다. 다만 지난해 매출액 1조3000억원 영업이익 1249억원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2018년부터 꾸준히 매출액 1조원을 기록하고 영업이익도 1000억원대에서 많게는 2000억원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중흥 실탄 자신, 자력인수 vs DS네트웍스, FI와 컨소

문제는 실탄이다.

대우건설 몸값도 KDB인베스트먼트에서 최저입찰가로 주당 9500원을 산정한 만큼 최소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주가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감안하면 몸값은 더욱 높아진다.

중흥그룹은 자력 인수를 강조해온 만큼 실탄 확보에도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평택 브레인시티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등 재무투자자 없이 인수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 감사보고서(연결)에 따르면 중흥토건의 현금및 현금성자산은 4961억원에 달한다. 공사미수금과 분양미수금까지 합치면 1조원이 넘는 실탄 확보가 가능하다. 여기에 중흥건설이 가진 현금성자산 등까지 포함하면 1조3000억원대에 이른다. 

평택 브레인시티 개발수익 역시 수조원대로 예상, 대우건설 인수 실탄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브레인시티 프로젝트는 지난 4월 3차 택지공급을 완료했고 현재 4차 택지 공급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재무제표 상 브레인시티의 자산총액만 해도 1조5514억원으로 잡혀 있다. 

반면 DS네트웍스는 자금력 면에서도 상대적으로 열세여서 사모펀드 등의 FI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DS네트웍스의 연결 재무제표 상의 현금성자산은 4000억원대로 분양미수금 등을 합쳐도 6000억원이 채 되지 않는다. 

대우건설 인수에 성공하면 중흥은 전국구 건설사로, DS네트웍스 역시 종합건설사로 거듭나는 만큼 인수의지를 보이고 있다. 

KDB인베스트먼트 역시 대우건설 몸값이 3년 전의 1조6000억원보다 높아진 만큼 매각의지가 높은 상황이다. 과거 호반건설의 전례를 밟지 않기 위해 이행보증금 500억원은 인수를 포기하더라도 돌려주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매각 성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상황에서 '승자의 저주' 우려를 불식시키면서 대우건설 M&A에 마침표를 찍게 될 최종 후보자가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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