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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스테이트·자이도 참전…불꽃튀는 리모델링 시장

  • 2021.07.26(월) 06:30

10대 건설사, 리모델링 사업 진출로 경쟁 심화
재건축과 달리 시공 복잡…경험이냐 브랜드냐

아파트 리모델링 수주 경쟁에 불이 붙었다. 내로라하는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리모델링 사업 부서를 신설하며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어서다.

특히 대형 건설사들은 최근 조합들이 시공사를 선정할 때 가장 큰 주안점을 두는 브랜드 경쟁력을 앞세워 수주 전쟁에 뛰어들고 있다.

관건은 리모델링이 재건축‧재개발과 달리 시공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리모델링 시장을 두고 시공 경험을 앞세운 건설사들과 브랜드 경쟁력을 강조하는 건설사들간 치열한 자리다툼이 펼쳐질 전망이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대형 건설사, 브랜드 앞세워 리모델링 수주 나선다

한동안 제자리걸음이던 국내 아파트(공동주택) 리모델링 시장은 최근 들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규제가 강화되면서 노후 단지들이 상대적으로 규제에서 자유로운 리모델링으로 눈을 돌리고 있어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020년 30조원 수준인 건축물 리모델링 시장이 2025년 37조원, 2030년에는 44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특히 준공 20년이 지난 단지들이 많은 1기 신도시를 비롯해 용인과 수원, 광명 등 수도권 주요 지역은 물론 최근에는 서울에서도 대규모 단지들이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관련기사: [집잇슈]'단군이래 최대 리모델링' 남산타운의 운명은?(6월29일)

상황이 이렇자 정비사업 시공권 수주에 집중하며 리모델링 시장과는 멀었던 대형 건설사들이 속속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말 주택사업본부 내 리모델링 전담조직을 구성하며 수주에 나서고 있고, 대우건설과 롯데건설 등도 리모델링 시공권을 수주하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DL이앤씨는 올들어 군포 산본우륵과 수원 영통 신성‧신안‧쌍용‧진흥아파트, 산본 율곡아파트 등 1조334억원 규모의 리모델링 시공권을 수주했다. 최근에는 GS건설이 건축‧주택부분 도시정비사업그룹 조직개편을 통해 리모델링팀을 신설, 관련 사업을 본격화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리모델링 시장 성장세가 가파르고 이전과 달리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려는 대규모 단지들이 등장하면서 대형 건설사들도 적극적으로 사업에 나서고 있다"며 "리모델링도 일반분양이 가능해져 사업성도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경험이냐 브랜드냐

대형 건설사들의 리모델링 시장 공략 전략은 브랜드 경쟁력이다. 비슷한 입지 조건의 단지여도 대형 건설사 브랜드를 달고 있는지 여부에 따라 집값 차별화가 나타나면서 정비사업단지 조합원들의 대형 건설사 브랜드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어서다.

이는 리모델링을 통해 신축으로 거듭나 아파트 자산가치 증식을 노리는 리모델링단지 조합원들도 다르지 않다. 이런 이유로 리모델링 사업 경험이 많지 않은 대형 건설사들임에도 최근 리모델링 시공권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

관건은 정비사업과 달리 리모델링은 시공 과정에 어려움이 많다는 점이다. 재건축‧재개발은 기존 건축물을 철거하고 해당 부지에 새롭게 건물을 짓는데 반해 리모델링은 내력벽 등 기존 건축물의 큰 뼈대를 유지하면서 공사를 진행한다. 

여기에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 다수의 조합원들은 최신 아파트 트렌드인 넉넉한 주차 공간과 지하 주차장에서 집으로 바로 연결되는 엘리베이터 등을 요구한다. 리모델링에선 이 부분이 쉽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런 이유로 리모델링 시공 경험도 향후 시공 경쟁력에서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민간 건설사가 시공한 리모델링 준공단지는 총 15곳으로 이 중 쌍용건설과 삼성물산(건설부문)이 각 4개 단지로 가장 많다. DL이앤씨(옛 대림산업)가 3곳으로 그 다음으로 많고 대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 두산건설과 중앙건설 등이 각 1곳을 시공한 경험이 있다.

이중 쌍용건설이 시공한 방배동 쌍용예가클래식(옛 궁전아파트, 2007년 재입주)이 지금과 같은 첫 단지형 리모델링 사업장이다. 이전까지는 전체 단지가 아닌 일부 동 등의 리모델링이 대부분이었다.

한 리모델링업계 관계자는 "리모델링은 신축에 비해 시공 경험 등을 무시할 수 없다"면서도 "리모델링 단지 주민들 입장에선 사업 이후 자산가치 등을 생각하면 대형사 브랜드를 선호할 가능성이 높아 리모델링 시장에서도 대형 건설사 쏠림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쏠림현상을 막고 중견 건설사 등도 리모델링 시장에서 상생하려면 리모델링 자체가 지금보다 더 활발해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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