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 국정감사장에서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 논란 공방이 이어졌다. LH는 실제 개발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당초 공공개발로 계획돼 개발을 준비했던 만큼 이를 둘러싼 여야 공방이 팽팽하게 맞섰다.
이와 함께 직원 땅 투기 논란 이후 조직 혁신 방안에 대해서도 의원들의 날카로운 질문이 이어졌다. LH의 핵심 기능인 임대주택 공급 중 매입임대 사업 효율성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대장동 공세에 난감한 LH
7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진행된 LH(국토안전관리원‧주택관리공단‧건설기술교육원 함께 진행) 국정감사에선 어김없이 대장동 개발을 둘러산 여야 의원들의 공방이 이어졌다.
여당 의원들은 수익성이 있는 사업임에도 LH가 공공개발에서 손을 뗀 이유를 물으며 전 정권의 입김에 의한 사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LH 내부적으로 대장동 개발을 통해 469억원의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는데, 부채관리 등을 이유로 사업을 포기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이는 당시 이명박 대통령 발언 등 외부 압력에 의해 사업을 민간에게 넘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진성준 의원도 "대장동 사업 이면을 보면 민간 개발업자 로비에 LH가 굴복한 것"이라며 "당시 대장동 주민들도 절반 이상이 공공개발에 찬성했지만 대통령 지시 등 외압과 이면에 숨어있던 로비 등에 의한 것"이라고 한 발 더 나아갔다.
야당인 국민의힘 의원들도 거세게 맞섰다. 박성민 의원(국민의힘)은 "대장동 개발은 민관합동 구조를 앞세워 토지수용은 공공이 관여해 저렴하게 하고 분양은 민간이 해서 높은 분양가로 많은 수익이 발생했다"며 "수익을 분배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장동을 지역구로 한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대장동 사업이 지나치게 민간에 유리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의원은 "대장동 사업을 보면 임대주택은 홀대하고 화천대유는 사업설계부터 돈 되는 분양물량을 주는 등 우대하는 게 드러난다"며 "당초 공공서비스를 갖춘 환경친화적 주거단지를 조성하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공영주차장이나 주민들이 이용할 공원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외에도 다수의 여야 의원들이 대장동 개발을 두고 질문 공세를 퍼부었지만 실제 개발에는 참여하지 않았던 LH 입장에선 곤혹스러운 상황이 이어졌다.
김현준 LH 사장은 "직접 수행한 사업이 아니라 구체적인 답변을 하기는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전관특혜‧차명투기 등 조직혁신 지적
대장동 논란을 제외하면 LH의 가장 큰 화두인 조직혁신과 관련된 질의가 많았다. 특히 조직혁신의 시발점이 직원들의 땅 투기 사건이었던 만큼 관련 지적이 잇따랐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LH 전현직 직원들이 가족이나 지인 명의를 이용해 유한회사를 설립, 공공개발지구 등에 투기를 일삼아 상당한 시세차익을 올렸다"며 "유한회사는 주주나 지분공개가 없어 직원들이 이를 이용해 투기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 부분도 신고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LH 직원들의 전관특혜 문제를 꺼냈다. 김회재 의원은 "LH 1‧2급 출신들을 영입해 내부 직원과 결탁, LH가 발주한 사업을 수주하는 문제가 있었지만 LH는 내부 심사(직원) 몫을 외부로 바꾸는 정도로 개선하는데 머물렀다"며 "전‧현직 직원들이 접촉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만들어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현준 사장은 "정부 혁신방안을 포함해 자체적으로 퇴직자 접촉 금지 등을 하고 있다"며 "전관특혜가 없도록 공정거래위원회의 로비스트 방지 규정 등도 검토해 어떻게 LH에 적용할지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정부가 제시한 LH 혁신방안을 두고 근본적 해법이 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 직원에 대한 재산등록은 과도하고, 조직을 어떻게 쇄신힐지 결정도 되지 않았는데 인력만 감축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LH가 잘 하고 있는 해외산업단지 조성과 그린리모델링 등도 다른 기관으로 이전하는데 이런 부분이 합리적인 쇄신안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LH 핵심 기능인 임대주택 공급에 대한 문제제기도 나왔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매입임대주택이 14만4000가구로 지난 4년 동안 6만2000가구가 증가, 사업비만 11조7000억원이 들었다"며 "하지만 매입임대 중 6개월 이상 공실인 주택이 5700가구로 3배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리한 공급 목표 달성을 위해 정주여건을 무시한 채 사업을 추진, 매입 할수록 빈집만 늘고 정부와 국민 모두 손해를 보는 구조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