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가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발목을 접았던 '2종 7층' 높이 규제를 사실상 폐지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강북·서남권에 밀집한 노후 빌라촌의 재개발 추진 움직임을 주목하고 있다. 빌라(다세대·연립주택) 가격도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서울시는 최근 2종 일반주거지역의 7층 높이 제한 규제를 푸는 내용을 담은 '서울시 지구단위계획 수립 기준'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2종 일반주거지역 중 7층 높이 제한이 있는 곳에서 재건축, 재개발 사업을 하거나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해 아파트를 지을 때 25층까지 올릴 수 있다.
용적률도 190%에서 200%로 상향된다. 7층 높이 제한이 있는 2종 일반주거지역에서 높이 제한이 없는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용도 지역을 변경할 때 의무공공기여(기부채납) 비율이 10% 이상 돼야 한다는 조건도 사라진다.

이번 규제 완화로 강북 빌라촌 등 낙후 지역 개발 사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2종, 7층 주거지역은 서울시 전체 면적 중 15%, 주거지역 면적 중 26%가량을 차지한다. 현재 정비사업 해제 지역 388곳 중 160여곳이 해당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서울시 규제 완화로 재개발, 재건축 조합 기부채납 비율이 낮아져 조합원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강북권에서 정비사업에 뛰어드는 구역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 빌라 매매거래 상승률은 지난 9월 올해 첫 1%대 상승률을 기록한데 이어 이달에는 1.43%를 기록해 지난달보다 오름폭이 확대됐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서울 연간 빌라 매매가격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최고 상승률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2007년 상승률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2종, 7층 주거지역이 가장 많은 곳은 관악구다. 총 면적만 494만㎡에 달한다. 2종, 7층 주거지역이 몰린 동대문구 일대나 종로구 창신동, 성동구 금호동, 성북구 장위8, 9구역도 수혜지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