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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잇슈]'대출이 너무해'…2030 오피스텔도 못 사요

  • 2022.01.06(목) 06:30

올해 비주택담보대출도 DSR 40% 규제 
담보만기 8년…대출가능금액 70% 줄어
아파트 비싸고 청약당첨 어려워 눈 돌렸는데

'대출가능금액 3억3000만원→8300만원'

그동안 '규제 무풍지대'로 꼽히며 아파트 대체상품으로 주목받았던 오피스텔도 대출 보릿고개를 맞았다. 한때는 최고 주택담보인정비율(LTV) 7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었던 오피스텔도 올해부터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에 포함되면서 대출가능금액이 대폭 줄어든다. 

주거용 오피스텔은 젊은층이나 현금여력이 부족한 무주택자들이 아파트 대신 선택했던 실거주용 상품이었던 만큼 내 집 마련을 준비하던 무주택자들의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대출가능금액? 상반기엔 '반토막' 하반기엔 '더 줄어'

오피스텔은 청약통장이 필요없고 대출 규제에서도 비교적 자유로워 그동안 '규제 무풍지대'로 꼽혔다.

그러나 아파트 대체재로 부상하면서 시장이 달아오르자 지난 2020년 7·10대책에서 주거용 오피스텔도 주택 수에 포함하고, 올해부터는 오피스텔 등 비주택담보대출도 DSR 40% 규제를 적용하기로 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올해 1월부터 대출액 2억원을 초과한 차주는 DSR 40% 규제를 받고, 오는 7월부터는 대출액 기준이 1억원으로 줄어든다. 

대출 산정 만기도 비주택담보대출의 경우 10년에서 8년으로 단축된다. 만기가 줄어들면 DSR 계산 시 비율이 높아져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이렇게 되면 오피스텔은 '최고 LTV 70%'까지 대출이 가능했던 장점이 사라지게 된다. 

비즈니스워치가 한 시중은행에 시뮬레이션을 의뢰한 결과, 올해 오피스텔 대출가능금액은 전년에 비해 70% 이상(차주 상황에 따라 상이) 줄어들 전망이다. 

기존에 신용대출 5000만원(5년 만기·일시상환·대출금리 3.92%)을 받은 A씨(연봉 6000만원)가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59㎡, 5억5000만원짜리 모 오피스텔을 담보대출 받아 산다고 가정했다.

지난해만 해도 오피스텔은 DSR 규제를 적용받지 않았기 때문에 A씨의 경우 30년 만기, LTV 60%를 받아 3억3000만원(대출금리 3.71%)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대출금리는 전국은행연합회 12월 통계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서민금융을 제외한 평균대출금리로 설정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DSR 40% 규제를 적용받는데다 만기가 최대 8년으로 줄고 대출금리까지 올라 대출가능 한도가 '반토막' 날 전망이다.

A씨의 경우 차주단위 기대출금이 2억원을 넘지 않아 올 상반기에 대출을 받는다면 DSR 40% 규제는 받지 않지만 대출금리, 만기연한 축소 등을 적용하면 대출가능금액이 1억5000만원으로 축소된다. 

올해 7월부터는 차주단위 대출금이 1억원만 초과돼도 DSR 40% 규제가 적용돼 대출가능 금액이 더 쪼그라든다. A씨가 DSR 40% 미만에서 받을 수 있는 오피스텔 담보대출은 최고 8300만원(DSR 39.9%)에 불과하다. 지난해 한도와 비교하면 2억4700만원 축소, 74.8%나 줄어드는 셈이다.   

'집 사기 어렵네'…2030 이제 어디로?

실수요자들은 주거용 오피스텔까지 대출을 조이는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아파트 청약에선 당첨이 어려워 오피스텔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2030세대의 내 집 마련 기회가 더 멀어졌다는 지적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울 기준 올해 1~11월 오피스텔 매매거래량은 총 3만6777건으로 지난해 1~12월까지의 총 거래량(3만3860건)을 이미 넘어섰다. 사상 처음으로 4만건이 넘는 오피스텔 매매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도 오르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전국 오피스텔 3.3㎡(1평·계약면적 기준)당 평균가격은 지난해 941만원으로 1000만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청약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용면적 59㎡가 넘는 주거용 오피스텔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50.1대 1을 기록했다. 통상 오피스텔은 원룸 등 소형 평수는 투자용, 중대형 평수는 실거주용으로 활용된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오피스텔 구매 열기가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봤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올해 오피스텔 대출이 어려워지긴 했지만 대선을 앞두고 규제 완화 쪽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기 때문에 아파트 반등 여지가 남아 있어 오피스텔 수요도 지속될 것"이라며 "특히 중형 오피스텔은 가격적으로 메리트만 있다면 아파트 대체재로서 수요가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출 규제 강화에 따라 2030세대들의 설움은 더 깊어질 전망이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올해 대출 규제 강화 여파로 일부 지역의 오피스텔 호가가 조금씩 떨어지고 있고 올해 7월 DSR 차주단위 대출액 기준이 1억원으로 강화되면 가격이 더 조정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오피스텔은 아파트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대선 등 변수가 남아 있어 가격이 두드러지게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이미 가격이 많이 오른 상태인데 주거용 오피스텔은 젊은 세대들이 많이 선호하기도 하고 실거주 목적으로 구매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대출 규제에 타격을 입을수밖에 없다"며 "특히 소득이 낮을수록 구매여력이 떨어져 집 구하기가 점점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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