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 SH공사가 지난달 고덕강일4단지에 이어 두 번째 '판도라 상자'를 열었다. 오금·항동지구 4개 단지의 분양원가와 분양수익 등을 공개한 결과 최고 36%의 분양수익률을 올린 것이 확인됐다.
분양원가 공개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헌동 SH공사 사장의 첫 합작품이다. 이를 통해 일명 '반값 아파트'로 불리는 '토지임대부 주택' 사업 추진에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SH공사는 17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SH공사 본사에 직접 방문해 진행된 서울시 산하기관 신년업무 보고 자리에서 오금지구 1, 2단지 및 항동지구 2, 3단지의 분양원가를 추가로 공개했다.
분양원가 공개는 오 시장의 공약 사항이자 김 사장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5대 혁신방안'에 포함된 역점 정책으로, 급등한 집값을 안정화하고 공기업의 청렴도를 높이겠다는 취지에서 추진됐다.
이에 따라 서울시와 SH공사는 전국 최초로 택지조성원가 등 아파트 분양원가 71개 항목을 지난 연말부터 전면 공개하고 있다.
SH공사는 지난달 고덕강일 공공주택지구 4단지 분양원가를 공개하면서 과거 10년간 주요사업지구인 내곡지구, 세곡2지구, 마곡지구, 오금지구, 항동지구의 분양원가를 공개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첫 실행으로 2016~2018년 분양한 오금지구 및 항동지구의 분양가를 공개했다.
오금1단지(166가구)는 분양원가 총 635억1400만원, 분양가격 총 947억1500만원으로 분양수익 312억100만원(수익률 32.9%)을 남겼다. 분양원가 중 택지조성원가는 305억9300만원, 건설원가는 329억2100만원이었다.
오금2단지(238가구)는 분양원가 총 938억3400만원, 분양가격 총 1468억1600만원으로 분양수익 529억8200만원으로 36.1%의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분양원가 중 택지조성원가는 464억6000만원, 건설원가는 473억7400만원이었다.
항동2단지(394가구)는 분양원가 1207억9500만원, 분양가격 총 1445억9400만원 중 분양수익 237억9900만원(수익률 16.5%)을 남겼다. 분양원가 중 택지조성원가는 425억5000만원, 건설원가는 782억4500만원이다.
항동3단지(732가구)는 분양원가 총 2095억3300만원, 분양가 총 2720억100만원 중 분양수익 624억7700만원으로 수익률 23.0%를 올렸다. 분양원가 중 택지조성원가는 810억7000만원, 건설원가는 1284억6300만원이다.
분양원가 공개항목과 관련해 자료의 양이 너무 많아 보기 어렵다는 의견이 제시되자, 시민의 이해를 높이면서 조속한 공개가 가능토록 항목을 21개로 정리해 공개했다.
택지조성원가는 용지비, 조성비, 이주대책비 등 10개 항목으로, 건설원가는 도급내역서에 기반한 공종별 공사비와 간접비 항목을 합해 11개 항목으로 구분 공개한다.
SH공사는 향후 위례지구, 고덕강일지구 8‧14단지 등 준공정산 예정단지도 고덕강일지구4단지와 마찬가지로 71개 항목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서울시와 SH공사는 분양원가 공개를 통해 토지임대부주택 추진에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김헌동 사장은 택지비를 제외하면 '반값 아파트' 공급이 가능하다고 주장해왔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분양원가 공개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올해 상반기 내 나머지 과거 분양단지 총 24곳의 원가도 21개 항목으로 알기 쉽게 정리해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며, 투명한 분양원가 공개를 통해 주택시장이 빠르게 정상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