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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vs 윤석열]부동산 세금, 일단 깎아줄게

  • 2022.01.31(월) 07:00

"정책실패" 보유세·양도세 완화 한목소리
이재명 '선별 완화'라면 윤석열 '전면 완화'
전문가들 "부동산 세금 완화 긍정적"

"크게 보면 보유세는 강화하고 거래세는 낮추는 것이 맞는 방향이라고 본다. (중략)양도세의 경우 어쨌든 부동산을 사고파는 차익에 따른 불로소득이기 때문에 낮추는 것은 맞지 않다." - 문재인 대통령, 2020년 신년 기자회견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세금 정책 기조는 명확했다.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와 거래세(양도소득세+취득세 등) 모두 강화한 정책이다. 집값을 잡기 위한 목적이었다. 하지만 집값은 오히려 치솟았고, 국민들의 세금 부담만 커졌다.

거래세를 낮춰야 매물이 나오고 시장이 원활하게 돌아간다는 원리를 뒤늦게 깨닫긴 했다. 하지만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한 터이고, 정권의 정체성을 고려해도 '불로소득'을 인정해주기 어려웠다. 결국 양도세마저 강화하는 기조를 이어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도 애초 비슷한 '결'의 공약을 내놨지만 민심이 악화하자 결국 문 정부와 거리두기 및 차별화 공약을 내세웠다. 결과적으로 윤석열 국민의 힘 후보와 마찬가지로 이번 정부의 부동산 세금 정책을 '실패'로 규정, 세금을 완화하는 공약을 내놨다. 다만 세부 내용에서는 온도 차가 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이재명 "양도세 일시 완화…보유세 합리화"

이재명 후보의 경우 지난해 말 한 토론회에서 현 정권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거래세와 보유세 둘 다 올린 건 '정책 실패"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거래세를 완화하겠다는 게 이 후보의 입장이다.

그는 우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에 대해서는 일시적 유예 공약을 내놓고 있다. 이른바 4.3.3 방식으로, 4개월은 양도세를 면제해주고 7개월까지는 절반만 면제, 10개월까지는 4분의 1만 면제해주는 식이다. 이 후보는 "(다주택자에게) 기회를 한 번은 더 줘야 한다"고 언급했다.

보유세에 대해서도 현 정권과 차별화한 정책을 강조하고 있다. 일시적 2주택자나 상속 지분으로 다주택자가 된 경우 등 불합리한 부분에 대해서는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를 완화해줄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이 후보는 현 정부보다 더 강화한 보유세 정책인 '토지이익배당제 도입'을 공약으로 내놓기도 했다. 기존에 언급했던 '국토보유세'의 이름을 바꾼 것으로, 연간 약 30조원의 세금을 거둬 인당 60만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이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윤석열 "보유세 통합…다주택 양도세 중과 2년 배제"

윤석열 후보는 보유세와 거래세 모두 완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현 정부와 정반대의 행보다. 우선 보유세에 대해서는 종부세와 재산세를 통합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참여정부 때 만든 종부세를 사실상 폐지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거래세와 관련해서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적용을 2년간 배제하겠다는 공약도 내놨다. 또 현재 1~3%인 1주택자 취득세율을 단일화하고, 조정지역 2주택 이상에 대한 누진세율을 완화하는 등 취득세 부담을 낮추겠다고 공약했다. 생애최초주택 구매자에 대해선 취득세를 면제하거나 1% 단일세율을 적용하겠다는 내용이다.

현 정부의 부동산 세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는 전문가들도 같은 의견을 내놓고 있다. 보유세와 거래세 모두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특히 집값이 유례없는 폭등을 이어오면서 세금부담이 큰폭으로 커졌다. 지난해 KB부동산 기준으로 전국 아파트매매가 상승률은 20%에 달한다. 2002년 이후 19년 만에 최고치다. 

양도소득세와 종부세 등 부동산 세금은 크게 늘었다. 정부가 애초 예측한 규모를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양도소득세는 애초 16조 9000억원가량으로 예측했는데, 11월 말까지 34조 4000억원 정도가 걷혔다. 종부세 역시 8조 6000억원이 걷히며 예측을 훨씬 넘어섰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보유세의 경우 1가구 1주택, 일시적 1가구 2주택, 1주택 노령가구 등에 대한 유연한 정책이 필요하다"며 현행 세제를 보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래세에 대해서는 "취득·양도세는 매물 출회를 통한 시장 정상화를 위해서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고준석 동국대학교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보유세의 경우 임차인에 대한 전가가 이뤄질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양도세는 매물 잠김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지금 부동산 세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며 "주요 대선 후보들이 내놓고 있는 세금 규제 완화 공약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 역시 "현행 보유세는 소득이 없을 수 있는 1주택자나 고령자에 과한 세금을 부과하는 문제점이 있고, 양도세의 경우 지방세를 포함해 최고 82.5%에 달하는 등 과한 부분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며 "두 후보 모두 이런 부분을 완화하려 한다는 점에서 맞는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고 원장은 이 후보의 토지이익배당제에 대해 "소득이 없는데도 모든 땅에 보유세를 부담시키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도 사례가 없는 징벌적 과세"라며 "이미 현행 보유세로 부담이 큰 상황인데 여기에 새로운 세금까지 더한다는 것은 과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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