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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다!' 달아오르는 재건축·재개발 시장

  • 2022.03.30(수) 16:48

정비사업 규제완화 기대감에 '들썩'
노량진3·흑석2·한남2 등에선 수주전
1기 신도시에선 통합 재건축 열풍

재건축·재개발 열기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재개발 대못 뽑기'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재건축 규제 완화' 공약 실현 기대감에 정비 시장이 들썩이는 분위기다.   

수도권 주요 재개발 사업장에선 대형 건설사들이 일찍부터 '물밑 경쟁'에 나서며 적극적으로 수주전에 참여하고 있다. 1기 신도시에선 인접한 단지들끼리 손을 잡고 통합 재건축에 나서는 등 정비사업 추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올해는 노량진·한남·흑석이다!…치열한 수주전 예상 

올해 서울에서 시공사 선정에 나서는 주요 재개발 사업을 차지하기 위한 시공사들의 물밑경쟁이 한창이다. 

동작구 노량진뉴타운이 눈길을 끈다. 이곳은 8개 구역 중 6곳이 시공사 선정을 마친 상태로 마지막 남은 1구역과 3구역을 차지하기 위한 시공사들의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노량진3구역은 이미 코오롱글로벌(기호 1번)과 포스코건설(기호 2번)이 2파전으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곳은 지하 3층~지상 30층, 1012가구로 조성되며 노량진뉴타운 내 최고 입지로 손꼽히는 만큼 수주 열기가 뜨겁다. 지하철 1·9호선 노량진역과 7호선 장승배기역 더블역세권인데다 초등학교까지 품고 있다.

두 시공사는 적극적으로 입찰 조건을 내걸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조합에 이주비 LTV 100% 지원, 사업촉진비 1000억원 지원, 골든타임 분양제 등을, 포스코건설은 이주비 LTV 100% 지원, 입주 시 분담금 100% 납부, 후분양 등을 제안했다. 시공사 선정 총회는 내달 2일 열릴 예정이다. 

노량진1구역도 연내 시공사 선정을 준비하고 있다. 노량진뉴타운 내에서 규모가 가장 큰 이곳은 지하 4층~최고 33층, 2922가구로 조성돼 조합 설립 때부터 현대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관심을 보여온 것으로 전해진다. 예정대로 오늘(30일) 사업시행인가 총회를 거치면 이후 시공사들의 움직임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공공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는 동작구 흑석2구역도 시공사 선정에 나섰다. 흑석뉴타운 내에서도 한강변에 위치해 입지 선호도가 높지만 지난 2008년 구역 지정 이후 조합설립 동의율(75%)을 채우지 못해 12년간 추진위 단계에 머물렀다. 

그러다 지난 1월 공공재개발 1호 후보지로 선정되면서 사업에 속도가 붙기 시작, 지난달엔 흑석2구역 재개발조합과 시행사인 SH공사가 함께 현장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당시 설명회엔 현대건설, 대우건설, 삼성물산,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DL이앤씨,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 등 8개 대형사들이 참여했다.

입찰은 내달 19일 마감할 예정이며 흑석2구역은 공공재개발을 통해 지하 7층~지상 49층, 1216가구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올해 '서울 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는 용산구 한남2구역도 연내 시공사 선정에 나선다. 이곳은 지하 6층~최고 14층, 1537가구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총 사업비가 1조원에 육박한다. 한강을 남쪽으로 내려다보는 '알짜 입지'에다 총 5개 재정비촉진구역으로 구성된 한남뉴타운 개발,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등이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지난해 12월 조합장 해임으로 이달 예정했던 시공사 선정은 미뤄진 상태다. 내달 새 조합장을 선출하면 곧바로 시공사 선정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앞서 설 명절에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등 대형건설사들이 구역 내 현수막을 내걸며 눈도장을 찍은 바 있다. 
우리도 재건축 하자, 같이!…1기 신도시 '들썩'

재건축 사업 추진도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재건축은 안전진단,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 재개발에 비해 한층 더 강한 규제를 받으면서 사업에 속도를 내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재건축 규제 완화를 다방면으로 약속하면서 기대감이 높아져 수도권 곳곳에서 재건축 추진 바람이 불고 있다. 

서울 강북구 번동주공4단지는 현재 재건축 추진 입주민 찬반 설문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곳은 1991년 준공한 9000가구 규모로 우이천을 마주보고 있다. 북서울꿈의 숲과 가깝고 동북선 수혜가 예상되는 번동주공1단지(1430가구)도 재건축 추진을 검토 중이다. 

강남구 수서동 까치마을은 리모델링 추진위와 재건축 준비위가 동시에 활동중이다. 1993년 준공된 이 아파트는 지하철 3호선 일원역 역세권에 위치하며 1404가구로 조성돼 있다. 이곳은 용적률이 200%가 넘는 반면 대지 지분이 적은 편이라 재건축 사업성이 낮다는 판단 하에 리모델링이 먼저 추진됐다.  그러나 최근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다시 재건축 추진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재건축 연한(30년)이 도래한 1기 신도시에서 사업 추진 움직임이 강하다. 1기 신도시는 용적률이 200% 안팎으로 높은 편이라 리모델링을 추진하던 단지가 많았는데 용적률 상향 등 규제 완화가 예상되자 다시 재건축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분당신도시 금곡동에서는 청솔주공9단지가 처음으로 재건축 추진 준비위원회를 공식 출범했다. 1995년 준공된 이 단지는 지하 1층~지상 최고 20층, 1020가구 규모로 수인분당선과 신분당선 환승역인 지하철 미금역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인접한 단지들이 함께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는 '통합 재건축' 추진 사례도 늘고 있다. △분당시 서현동 시범 삼성‧한신, 우성, 한양, 현대(총 7769가구·1991년 준공)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백송마을 6‧7‧8‧9단지(총 2139가구·1994년 준공) △마두동 백마1‧2단지, 강촌1‧2단지(총 2906가구·1993년 준공) △일산 강촌마을 3‧5‧7‧8단지(3616가구·1992년 준공) 등이 통합 재건축 추진 검토중이다. 

시장에선 이같은 정비사업 추진 열기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태희 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새 정부의 스탠스가 '규제 완화'이기도 하고 지방선거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규제 완화가 전향적으로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며 "정비사업을 둘러싼 환경‧전망이 좋기 때문에 기대감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1기 신도시의 경우 지자체의 지구단위계획 변경이나 정부의 특별법 제정 등을 통해서 용적률 완화가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라며 "천변 조망권 갈등 등 특별한 이슈가 있지 않는 단지들 중에선 비용 절감, 대단지 프리미엄 등을 위해 통합재건축을 검토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이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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