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저층 주거지 정비모델 '모아타운' 1호 사업인 강북구 번동 일대가 통합심의를 통과했다. 다가구·다세대 주택이 밀집했던 이 지역은 도서관, 문화·운동시설을 포함한 최고 35층의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서울시는 지난 21일 '제2차 도시재생위원회 수권2분과위원회'에서 강북구 번동 429-114번지 일대를 '모아타운'으로 지정하는 소규모주택정비 관리계획 수립안을 통과시켰다고 22일 밝혔다. 이날 모아주택을 추진하는 1~5구역의 가로주택정비사업시행계획안도 통과됐다.
이 지역은 오는 2025년 기존 793가구를 철거하고 13개동, 1240가구, 최고 35층의 아파트 단지로 변신한다. 단지 내 250m 길이의 보행자 전용도로를 만들고, 개방형 편의시설을 조성할 예정이다.
지하에는 법정 대수(1175대)보다 많은 1294대 규모의 주차공간을 확보할 계획이다. 1~3구역, 4~5구역이 각각 건축협정을 맺은 덕에 가능한 일이다. 건축협정은 둘 이상의 대지 소유자들이 체결하는 협정으로, 주차장·조경·지하층 등을 통합해 이용할 수 있다.
이번 관리계획안에는 △토지이용계획 등 정비기반시설계획 △용도지역 상향 계획 △개방형 공동이용시설 설치를 통한 가로 활성화 계획 △우이천 정비를 통한 산책로·휴게공간 조성 △특별건축구역 지정 등이 담겼다.
강북구 번동 일대는 5만5000㎡ 규모의 노후 주거지역으로 도로가 좁고 주차, 휴게공간이 부족해 생활환경이 열악하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었지만, 재개발 요건이 충족되지 않아 사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서울시는 작년 조합과 협의를 통해 이 지역을 '모아타운' 시범사업지로 선정했다. 모아타운은 신·구축 건물이 혼재돼 대규모 재개발이 어려운 10만㎡ 이내 노후 저층 주거지를 묶어 아파트를 공급하는 정비방식이다.
모아타운으로 지정되면 해당 지역 개별 필지 소유자들이 다함께 '모아주택(소규모주택정비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신중진 성균관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는 "모아타운은 민간주도의 사업으로 저층 주거지의 부족한 녹지 및 주차공간을 확보하고 양질의 주택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양한 공동이용시설 조성을 통해 지역 커뮤니티를 활성화시켜 주민 만족도가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진형 서울시 주택공급기획관은 "모아타운 사업이 첫발을 내딛게 됐다"며 "또다른 시범사업 대상지인 면목동 통합심의도 적극 지원하고, 모아타운과 모아주택이 선도적인 정비방식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