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표 모아타운'이 정비업계에서 흥행하고 있습니다. 노후 주택들을 모아서 하나의 대단지 아파트처럼 재개발할 수 있게끔 해준다니 너도나도 적극적으로 합류하는 분위기인데요.
가뜩이나 정비사업이 꽉 막혀 있는 상황에서 서울시가 나서 인·허가를 단축하고 각종 규제를 완화해주니 시장의 기대감이 높습니다. 하지만 세입자 대책 미비, 빌라 신축 등으로 일부 잡음이 예상돼 우려의 시각도 나오는데요. 과연 모아타운이 정비업계의 '희망'이 될 수 있을까요?
유일한 희망은 '모아타운'…사업 속도 빨라
모아타운은 대규모 재개발이 어려운 10만㎡ 이내의 다가구·다세대 등 노후 저층주거지를 하나로 묶어서 대단지 아파트처럼 관리할 수 있도록 짓는 정비사업입니다.
노후 저층주거지는 신축 빌라가 많아서 재개발 시 노후도 기준 등을 충족하기 어려워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한 경우가 많고, 규모가 작아 주차장이나 편의시설 등 인프라가 뒤처지는 문제가 있었는데요.
모아타운은 각종 규제 완화를 적용 받을 수 있는 데다 공공의 예산을 지원 받아 지역 내 부족한 공영주차장, 공원 등 기반시설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입니다.
주요 인센티브는 △공공시설‧기반시설 조성비 개소당 최대 375억원 국‧시비 지원 △2종(7층) 이하 지역 층수 최고 15층 완화 △용도지역 상향 △주차장 통합설치 지원 △공공건축가 설계 지원 등입니다.
최근엔 서울시가 모아주택, 모아타운 관련 심의기준을 개선하면서 2종 일반주거지역에서 모아주택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 기부채납 등을 통해 최고 50층까지도 건립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아울러 정비계획 수립, 조합추진위원회 승인, 관리처분계획인가 등 일부 절차가 생략되면서 사업 기간도 일반 재건축·재개발(8~10년)에 비해 확 줄어든 3~4년으로 예상되고요.
이에 저층주거지 주민들은 모아타운을 '유일한 희망'으로 여기며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분위기입니다. 모아타운이 오세훈 서울시장의 주택공급 역점사업 중 하나인 만큼 서울시의 움직임도 빠르고요.
모아타운 첫 공모에 14개 자치구에서 총 30곳이 신청했고요. 서울시는 지난달 사업대상지 21곳을 선정한 데 이어 이달 2차 공모에 들어갔습니다. 이번 공모에선 20곳 내외를 선정(10월 중)할 예정인데요.
저층 주거지가 서울 전체 거주지역의 40%에 육박하는 만큼 잠재적 사업 대상지가 많은데요. 벌써 각종 부동산 커뮤니티에선 동네별로 모아타운 추진 카페를 개설하거나 추진위를 만드는 등 열기가 뜨겁습니다.
계속 잘 나갈 수 있을까?
모아타운이 흥행하면서 기대감도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요. 그렇다고 마냥 '장밋빛' 전망을 하기엔 성급하다는 시각도 나옵니다.
여러 잡음이 나오면서 기대만큼 사업 속도가 빠르지 않을 거란 우려가 있거든요.
신통기획이나 공공재개발의 경우 신축 빌라는 권리산정기준일 이전에 완공 및 소유권 등기가 완료돼야 하는데요. 모아타운은 권리산정기준일 이전까지 '신축 착공신고'만 득하면 됩니다.
이렇게 되면 개발 이득을 노리고 모아타운 추진 지역에 빌라가 우후죽순 들어설 가능성이 있습니다. 모아타운 선정 직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지도 않거든요.
모아타운 내 빌라가 많은 지역의 경우 일부 존치구역이 생기면 조합원들의 추가분담금이 높아질 수 있고요.
세입자 대책도 미비한 것도 문제로 꼽힙니다.
모아타운은 대부분 토지수용권이 없는 가로주택형 모아주택사업으로 추진돼 일반 재개발 사업과 달리 토지보상법 적용을 받지 못하거든요. 이에 세입자들은 재개발이 추진되면 이사비나 주거이전비 등을 받지 못하고 퇴거해야 하는 상황인데요.
이 때문에 서울시는 시행자가 토지보상법에 준하는 이주비 등 세입자 손실보상을 할 경우 해당 비용만큼 용적률을 완화해주는 내용을 담은 법령 개정안을 국토부에 건의한 상태입니다.
모아타운 투자 시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옵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모아타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모아타운 후보지나 추진 단지의 빌라 등에 투자하는 분들도 많아졌다"면서도 "사업의 선례가 없어 어디서 어떻게 문제가 생길지 모르고 사업이 안 됐을 때의 대책도 없기 때문에 무분별한 투자는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