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절반 이상이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완화에 공감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종부세 세제 강화 조치가 부동산 시장 안정에 기여하지 못했다는 평가에서다.
부동산 보유세수가 최근 몇년사이 40% 이상 증가하면서 집주인들이 이를 세입자에게 전가, 전월세 가격이 상승하고 주택 미보유자의 주거비 부담 상승을 초래한다는 설명이다.
종합부동산세 세율을 인하하는 등의 방법으로 세 부담률을 낮추고 부동산 종부세와 재산세를 통합해 관리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국민 60% 이상 "부동산세 시장에 부정적 영향"
18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하 조세연)이 발간한 조세재정브리프 '부동산 보유세의 개선방향'에 따르면 국민 56.9%(매우 공감 25.8%, 대체로 공감 31.1%)가 종부세 완화 방안에 대해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세연은 종부세 개편 방향에 대한 논의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지난 7월6~13일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종부세 완화 방안에 공감하는 이유로는 '투기 목적이 없는 경우에도 투기 세력으로 간주해 중과세'(63.3%)라는 대답이 가장 많았다. 이 다음으로 '부동산 세제의 정상화'(39.2%), '과도한 세 부담 발생으로 재산권 침해'(33.2%) 순으로 조사됐다.
종부세 완화에 공감하지 않는 비율은 43.1%였다. 이들 중 74%는 '다주택자·부자에 대한 감세로 불평등 심화'를 이유로 꼽았다. '투기 수요를 유발해 부동산 시장 안정 저해'(51%), '세수 감소로 재정건전성 악화'(16.2%)가 뒤를 이었다.
종부세 등 부동산 보유세 부담이 높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66.2%(높음 43.2%, 매우 높음' 23%)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권에서 가장 부담이 높은 편이라고 대답했고 수도권, 동남권이 뒤를 이었다.
부동산 세제 강화 조치가 부동산 시장 안정에 기여 여부를 묻는 질문엔 응답자의 63.1%(매우 부정적 23.7%, 대체로 부정적 39.4%)가 부정적으로 답했다. 긍정 평가는 37%다.
종부세 기본공제 금액을 상향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65.9%가, 종부세와 재산세를 통합해야 한다는 데에는 68.9%가 각각 공감했다.
"보유세 통합하고 부담 가능 수준으로 낮춰야"
조세연은 부동산 보유세를 부담 가능한 수준으로 낮추는 동시에 예측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보유세수는 2017년 14조3000억원에서 2020년 20조원으로 3년 사이 40% 가까이 증가했다.
부동산 세 부담이 증가하면서 전월세 가격이 상승하는 등 주택보유자와 미보유자의 부담이 함께 상승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주택가격에 대해 수요가 비탄력적인 수도권에서는 세 부담 전가 가능성도 커진다.
조세연은 종부세 세율 인하와 함께 세부담상한제도의 대폭적 하향 조정을 통해 부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종부세 수준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보유세를 주택가격 대신에 소비자물가상승률이나 소득 증가율 등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규정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병목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근본적으로는 부동산 보유세를 재산세와 통합해 운용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