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전국 집주인 122만명에게 총 4조1000억여원 규모의 종합부동산세 납부고지서를 21일 발송했다. 땅주인까지 합하면 130만7000명이 종부세 고지서를 받는다. 고지된 종부세는 12월 15일까지 납부해야 한다.
그런데, 잘못 계산된 고지서를 받을 수도 있다. 세법이 너무 복잡한데다 자주 바뀌면서 국세청이 입력한 기초적인 정보가 실제와 다를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종부세는 지방세인 재산세를 기초자료로 활용한다. 국세청이 직접 수집한 자료가 아니라 행정안전부와 각 지방자치단체가 수집해서 제공한 자료를 기반으로 계산된다. 재산세 과세자료에 오류가 있으면, 종부세도 오류가 나는 구조다.
실제로 2021년 종부세 고지서에서 문제를 확인해, 이의신청을 한 납세자는 1481명에 달한다. 전년대비 79% 늘어난 수치다.
올해는 종부세 납부대상자가 전년대비 31%나 늘어난 130만명에 달하고, 달라진 규정도 많아서 이의신청자의 수도 더 늘 것으로 예상된다.
나의 주택보유 현황은 과세기준에 맞게 잘 적용됐을까. 이번 종부세 고지서를 받으면, 꼭 체크해봐야 할 것들이 적지 않다.
혹시 나도 1주택 특례 대상은 아닐까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주택수다. 1세대 1주택자는 종부세 계산시 상당한 혜택을 받기 때문이다.
종부세는 공시가격 6억원이 넘는 보유주택부터 부과되지만, 1세대 1주택자는 공시가격 11억원이 넘는 주택부터 종부세를 부담한다. 또한 1주택자에는 고령자 공제와 장기보유세액공제를 합해 최대 80%를 세액에서 공제한다.
그런데 올해부터 일시적인 2주택에 대해서도 1주택자와 동일한 기본공제와 세액공제를 적용한다.
또 1주택인데 상속받은 주택이 추가된 경우에도 1주택자와 같은 기준으로 종부세를 내고, 지방의 저가주택(공시가격 3억원 이하) 1채를 더 보유한 경우에도 1세대 1주택자와 같은 공제를 적용할 수 있다.
상속주택과 지방저가주택이 종부세 주택수계산에서 빠지면서 경우에 따라 세율부담도 크게 줄어들 수 있다.
종부세는 조정대상지역 2주택이나 3주택 이상인 경우 세율이 갑절로 뛴다. 1주택이다 일반2주택은 0.6%~3% 세율을 적용하지만, 조정대상지역 2주택이나 3주택 이상인 경우 1.2%~6%세율을 적용한다.
예를 들어 비조정대상지역 2주택자가 주택을 상속받은 경우에도 낮은 세율로 세금을 부담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종부세 납세대상자는 과세기준일인 6월 1일 기준으로 대체주택, 상속주택, 지방저가주택 등의 보유상황이 고지서에 제대로 반영됐는지를 꼭 체크해야 한다.
부부공동명의는 유리하게 적용됐을까
부부공동명의자들도 고지서를 꼼꼼히 들여다 봐야 한다.
종부세는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각각의 개인에게 인별로 과세하는 세금이다. 부부공동명의로 1주택을 보유하는 경우 세대 기준에서는 1주택이지만, 부부가 각각 1주택씩을 보유한 것으로 간주해 2주택자와 같은 종부세가 부과되는 특징이 있다.
이 경우 11억원이 아닌 부부가 각각 기본공제를 6억원씩 12억원을 공제받을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1세대 1주택자에게 주어지는 고령자 및 장기보유세액공제를 받지 못하는 불리함이 발생한다.
이에 따라 부부가 12억원을 공제받을 것인지, 1주택자와 같이 11억원을 공제받고 최대 80%의 세액공제를 추가로 받을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다. 부부공동명의 1주택자 과세특례다.
국세청이 지난 9월에 부부공동명의 1주택자 과세특례 신청을 받았지만 미처 신청을 하지 못한 경우도 있을 수 있다. 특례를 신청하지 못했거나 어느 쪽의 세금이 적은지 유불리를 제대로 따지지 못했다면, 지금 당장 체크해봐야 한다.
합산배제대상 주택은 없었나
종부세는 납세자가 전국에 보유하고 있는 주택의 과세표준을 모두 합해서 계산한다. 하지만 합산하지 않아도 되는 주택기준도 정하고 있다. 합산배제주택이다.
여러 주택의 과세표준을 합산하지 않으면 낼 세금도 줄어든다. 그래서 고지서가 날아오면, 합산배제가 잘 처리됐는지를 꼭 체크해야한다.
우선 전용면적과 공시가격 등 요건을 갖춘 임대주택과 사원용 주택, 어린이집용 주택 등은 합산배제대상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합산배제주택도 주택수에서도 제외된다. 1세대 1주택인데 어린이집용 주택을 추가로 보유하고 있다면, 종전에는 1세대 1주택과 같은 공제혜택을 받지 못했지만, 올해는 받을 수 있다. 합산배제주택을 보유한 경우 고지서에서도 반영여부를 따져봐야 한다.
문제 있다면 신고납부나 이의신청을 하자
고지서에서 오류가 발견됐다면 고지된 세금을 그대로 납부할 필요는 없다. 고지서 납부기한인 12월 15일까지 납세자가 스스로 종부세를 계산해서 신고납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월에 해야 했던 합산배제신고와 1주택 과세특례 신청 등을 하지 못했다면 그 내용을 반영해서 신고하면 된다.
다만, 스스로 신고납부한 세금이 요건에 맞지 않은 경우에는 가산세를 물 수 있다. 이왕이면 세무대리인을 통해서 확실하게 확인을 거친 후에 신고납부하는 것이 좋다.
가산세를 물지 않고 오류를 수정하는 방법도 있다. 이의신청이다.
고지서를 받은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주소지 관할 세무서장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이 때 중요한 것은 고지된 세금을 기한 내에 납부한 후에 이의신청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세무서에서 이의신청 내용을 확인한 후 오류가 명백하다면 더 낸 종부세를 환급해주지만, 그렇지 않다면 기한 내에 납부하지 않은 이유로 가산세를 물어야 한다.
김성범 세무사(세무법인메가넷 대표)는 "이의신청은 결과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다시 90일 이내에 불복청구를 할 수 있고, 스스로 신고납부를 하면 5년 이내에 불복청구를 진행할 수 있다. 대응 방법에 따라 불복청구의 기한차이가 발생한다. 고지서에 불만이 있는 경우, 가산세 부담과 기한의 이익을 잘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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