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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주 주건협 회장 "현 분양가 자잿값 미반영…분양가 더 오를수"

  • 2023.01.31(화) 16:07

대한주택건설협회 출입기자 간담회
"사업성 악화에 공급 축소, 향후 집값 폭등할수"
'PF 대출 보증 개선·미분양 주택 매입' 건의

"지금 분양가로는 이익이 전혀 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올해는 새로운 사업을 거의 줄여나가고 있다"

정원주 대한주택건설협회(주건협) 회장이 주택업계 고충을 토로했다. PF(프로젝트 파이낸싱) 확보가 어려운 데다 주택시장 침체로 미분양 가능성이 커지면서 돈줄이 말랐다는 호소다. 사업성을 우려한 건설사들이 사업 축소에 나서면 앞으로 공급 부족, 집값 폭등이 따를 수밖에 없다고도 경고했다.

이에 정부에 미분양 주택 매입 장려, PF 대출 보증 개선, 주택거래 정상화 지원 등을 건의했다. 적극적인 조치를 통해 공급 축소 없이 시장이 연착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원주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대한주택건설협회

공급 축소땐 '집값 폭등' 온다

31일 대한주택건설협회는 서울 여의도에서 출입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정원주 주건협 회장은 지난 3일 정부가 발표한 업무계획 외에도 '손톱 밑 가시' 같은 규제를 추가로 해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주건협은 주택건설 업체 1만여 곳을 회원으로 둔 단체다. 정원주 회장은 작년 12월 중앙회장직에 단독으로 출마해 선출됐다. 정원주 회장은 대우건설과 중흥건설이 속한 중흥그룹의 부회장이기도 하다.

정원주 회장은 "주택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어려운 시기를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지 고민이 많다"고 말문을 뗐다.

이어 "대우건설 역시 10년 동안 이익을 한 번도 못 내다가 작년, 재작년에야 좀 냈다"며 "건설사들은 호황일 때도 돈을 못 벌었는데, 쌓아둔 자금이 없으니 경기가 침체했을 때 버틸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정원주 회장은 주택시장이 침체하면서 건설사들이 공급을 축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건비와 자잿값 등 공급 원가는 상승하는데 매수심리가 추락하면서 미분양이 증가하고 있어서다. 이처럼 공급이 주춤한 사이 수요가 회복되면 집값 폭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그는 "지금 분양가로는 이익이 전혀 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올해는 새로운 사업을 거의 줄여나가고 있다"며 "IMF와 금융위기 때 겪었듯이 공급이 부족해지면 집값은 폭등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미분양 증가의 원인으로 '고분양가'를 꼽는 점을 의식한 듯, 현재 분양가는 원가 상승분이 반영되지 못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앞으로 집값 내림세가 안정되고 나면 분양가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정원주 회장은 "지금이 집값이 제일 쌀 때라 지금 사지 않으면 후회하게 될 것"이라며 "레미콘이 2년 새 60% 오르는 등 자잿값이 폭등해 지금 상황이 안정되고 나면 앞으로 10~20%씩 오른 가격으로 분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PF 규제 개선 필요…미분양 매입도 '더'

주건협은 이날 △PF 대출 보증 개선 △미분양 주택 매입 △주택거래 정상화 지원 △탄력적 주택 공급 여건 조성 등 4가지를 정부에 건의했다. 주택시장이 경착륙하기 전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PF 대출 보증의 경우 지난 2일부터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이 확대됐지만, HUG가 공동으로 자금관리에 나서기 때문에 주택사업자들이 꺼리는 상황이다. 이에 한국주택금융공사(HF)와 마찬가지로 자금관리를 배제해달라는 요구가 나왔다.

아울러 미분양 해소를 위해 정부가 미분양 주택을 매입할 것을 건의했다. 지난 2008년 시행했던 HUG의 환매조건부 매입도 다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주택 매매·임대사업자가 미분양 주택을 사는 경우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안해원 주건협 정책 상무는 "현재 정부가 준공 후 미분양, 악성 미분양을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사업 승인 단계의 미분양, 계약률이 낮은 주택 등도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거래절벽이 해소되려면 △주담대 DSR 완화 △미분양주택 취득자 세제 감면이 이뤄져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이밖에 △분양주택→민간 임대 전환 △건설 인허가 단축 등을 건의했다.

안해원 상무는 "협회는 지금을 IMF나 글로벌 금융위기와 준하는 상황으로 보고 있는데, 특례보금자리론 등으로는 숨통을 틔우는 데 역부족"이라며 "과거 정책들을 참고해 정부 차원에서 주택사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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