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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주택시장…건설사들 '신사업·비주택' 확대 분주

  • 2023.03.14(화) 06:30

올 1월 건설사 주택 건축 수주액 전년비 40% 축소
원전·플랜트·신사업 확대…주총 시즌 '신사업' 관심

국내 부동산 침체가 지속하면서 건설사들이 주택 사업 비중을 줄이고 원전·플랜트 등 비주택 사업과 신사업을 강화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또 해외 사업을 확대해 주택 사업의 빈자리를 채우겠다는 계획이다.

이달 건설사들의 주주총회 안건을 봐도 신사업 강화에 대한 건설사들의 의지가 드러난다. 다만 신사업과 해외 사업 등은 주택사업보다 리스크가 큰 데다가 단기간에 경쟁력을 키우기 어렵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중소 업체들의 경우 사업다각화가 쉽지 않을 거라는 지적이다.

국내 건설사 주거용 건축 수주액 추이. /그래픽=비즈워치.

건설사 주택 수주 '뚝'…"리스크 관리 우선"

대한건설협회가 최근 내놓은 '2023 1월 월간건설경제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들의 올해 1월 국내건설수주액은 20조 6000억원가량으로 지난해 1월(약 17조 7000억원)보다 16.4% 늘었다. 반면 주거용 건축 수주액의 경우 3조 6903억원으로 전년 동기 5조 9956억원보다 38.4%가량 줄었다.

대한건설협회는 "대규모 석유화학 플랜트 설비 및 반도체 시설 관련 수주에 힘입어 수주액이 일시적으로 증가했지만 수주 실적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민간 건축 수주가 감소했고, 주택인허가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수주는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국내 주택시장 침체가 지속하고 있어 사업성이 불확실해진 데다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한 우려 등으로 자금 조달 환경이 악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앞서 건설사들은 올해 사업계획에서도 국내 주택 수주액 목표를 일제히 낮춰 잡기도 했다. ▶관련 기사: 억! 주택사업 부메랑…해외·신사업에 사활(2월 6일)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올해는 주택 신규 수주를 공격적으로 늘리기보다는 이미 진행하는 사업들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리스크를 줄이는 게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대형사, 비주택·신사업 강화…중소형사 '난감'

건설사들은 대신 비주택사업이나 신사업을 강화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이달부터 진행되는 건설사들의 주주총회에서도 정관 변경을 통한 신사업 확대 등이 이슈가 될 전망이다.

우선 현대건설의 경우 오는 23일 열리는 주총에서 '재생에너지전기공급 사업 및 소규모전력중개사업'을 정관에 새로 넣어 신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계룡건설의 경우 '데이터센터 관련 사업'과 '벤처사업 발굴' 등을 사업 목적에 새로 추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한신공영 역시 사업다각화 등을 위해 이번 주총에서 '통신 및 방송장비 제조업', '전자상거래업' 등을 추가하겠다는 계획을 내놨고, 아이에스동서도 올해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들어 대형 건설사들의 해외 대형 프로젝트 수주 소식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대우건설이 리비아에서 1조원 규모의 가스화력발전소 공사 수주에 성공했다고 밝혔고,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 DL이앤씨 컨소시엄은 약 9조원이 투입되는 울산의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를 착공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건설사들의 이런 움직임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택 시장 침체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중소형 건설사 등 주로 주택 사업에 의존한 업체들의 경우 신사업이나 해외 진출을 할 여력이 많지 않고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도 어려운 만큼 업계 내에서도 양극화가 심화할 거라는 전망이다. ▶관련 기사: "대형 건설사-중견사 격차 커진다"…신평사의 경고 보니(2월 20일)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지금 분위기에서는 금리도 높고 원자잿값도 높아진 영향으로 주택 사업을 하고 싶어도 못 하는 상황"이라며 "결국 환경이나 에너지, 신사업 등에서 이를 메꿔야 하는데 중소형사들의 경우 이제 와서 사업을 확대할 여유가 없다는 점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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