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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건설사-중견사 격차 커진다"…신평사의 경고 보니

  • 2023.02.21(화) 06:30

지난해 자금경색·자잿값 상승에 건설사 타격
한신평 "올핸 분양 부진…건설사 격차 커질 것"

주택시장 침체로 인한 건설사들의 '미분양 리스크'가 올해부터 본격화할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해 건설사들이 레고랜드 발(發) 금융 경색에 더해 원자잿값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면, 이제는 분양 실적 부진의 영향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정부가 대대적인 규제 완화 방안을 내놨지만 침체 흐름을 반전시키기가 쉽지 않을 거라는 분석이다. 침체기 속에서 대형 건설사들과 중견 건설사의 격차가 커질 거라는 전망도 내놨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자금경색·자잿값 상승, 최악은 벗어나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끝나지 않은 금융경색, 현실화되는 미분양 리스크'라는 보고서를 내놨다. 건설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여전히 크다는 점에 맞춰 '건설산업의 리스크 요인과 주요 이슈'를 점검하는 내용이 담겼다.

눈에 띄는 내용은 건설사들이 올해부터 분양 실적 부진에 따른 영향을 본격적으로 받기 시작할 거라는 내용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그간 쌓아온 사업들로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앞으로는 분위기가 달라질 거라는 지적이다. 특히 대형사와 중견 건설사의 격차가 더욱 커질 거라는 전망도 내놨다.

지난해 건설사들은 자체 영업 악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기보다는 레고랜드 발(發) 자금경색과 원자잿값 상승으로 인한 비용 증가 등 외부 요인에 타격을 받은 바 있다. ▶관련 기사: [레고랜드 금융대란]②'돈맥경화 왔다' 벌벌 떠는 건설업계

이중 자금 시장 환경의 경우 최악의 유동성 경색에서는 벗어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정부의 건설사 유동성 지원 조치도 일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다.

건설사들은 또 지난해 원자잿값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한 바 있다. 실제 주요 건설사 중 주택 사업 비중이 높은 GS건설과 DL이앤씨는 지난해 높은 원가율을 반영하면서 영업이익이 줄었다. ▶관련 기사: 억! 주택사업 부메랑…해외·신사업에 사활(2월 6일)

한신평은 올해의 경우 이보다는 나은 분위기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에는 건자재 가격 상승세가 둔화하고 원가 인상 폭을 반영한 도급액(공사비) 증액 등으로 일부 현장에서는 이익이 개선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본격화하는 분양 리스크 중점 검토"

대신 올해는 분양실적 부진의 영향이 본격화할 거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한신평은 올해 '자금조달 여건 및 유동성'에 더해 '현장별 분양실적과 분양위험 노출도'를 중점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전지훈 한신평 기업평가본부 연구위원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분양 실적 저하 현상이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올해부터는 건설사들의 현금흐름과 PF우발채무를 비롯한 재무 구조에도 그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당분간 주택시장 침체가 지속할 거라고 전망한 점도 눈에 띈다. 고금리와 실물경기 침체, 전세가 하락 등으로 당분간 주택 가격 약세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2022년 4분기 이후 주요 대단지 청약 결과. /그래픽=비즈워치.

정부의 대대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에 대해서도 부동산 시장 침체 흐름을 근본적으로 반전시키기는 쉽지 않을 거라는 분석을 내놨다.

올해는 특히 대형 건설사와 중견 건설사 간의 영업 실적 격차가 커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대형 건설사의 경우 분산된 사업 구성과 우수한 전·후방 교섭력을 토대로 양호한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겠지만 중견사들은 상대적으로 미흡한 원가 전가 능력 등으로 영업적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건설 업계에서도 올해부터 주택 시장 침체에 따른 영향이 본격화할 거라는 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실제 올해 사업 계획을 통해 국내 주택 사업 비중을 크게 줄이고 해외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내걸기도 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 주요 건설사들이 사상 최대 수주를 기록하거나 매출액이 증가한 경우가 있었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을 것"이라며 "올해는 적극적으로 몸집을 불리기보다는 리스크가 적은 정비사업 등에 집중하는 등 수익성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중동 지역 등 해외 시장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는 만큼 해외 사업 확대에 공을 들일 것"이라며 "다만 그간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수익을 낸 경우가 드문 만큼 국내에서든 해외에서든 리스크를 줄이는 게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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