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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잇슈]갭투자 열풍, 역풍으로…뚝 떨어진 전세가율 어쩌나

  • 2023.03.21(화) 06:40

서울 전세가율 50% 붕괴 임박…강남은 42%로 급락
2016~2017년 전세가율 이례적 상승 뒤 갭투자 성행
"서울, 노후 단지 많고 월세 등 대체…50%대 유지될 것"

최근 전셋값 하락세가 지속하며 서울 전세가율이 50%까지 내려앉았다. 지난 2016~2017년 전셋값 폭등으로 이른바 갭 투자가 성행했을 때와는 대조적인 흐름이다. 집값 하락에 더해 전세가율까지 낮아지면서 역전세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전세가율이 다시 오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서울의 경우 전셋값이 낮은 노후 단지들이 많은 데다가 최근 들어서는 월세나 반전세 등을 선택하는 이들도 늘고 있어 전셋값이 급등하기는 어려울 거라는 전망이다.

아파트 매매가대비 전세가비율. /그래픽=비즈워치.

서울 전세가율 50%…2012년 수준 추락

KB부동산에 따르면 이달(20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대비 전세가비율)은 50.9%로 지난 2012년 1월(50.97%)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째 하락하는 추세다.

특히 집값이 높고 최근 입주 물량이 증가하는 강남구의 경우 3월 전세가율이 41.6%로 6개월째 하락세를 보이며 서울에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2009년 30%대까지 떨어졌다가 서서히 올라 2012년에 50%대를 회복한 바 있다. 이후 부동산 경기 침체로 매매 수요가 전세 수요로 지속해 쏠리면서 2015년부터는 70%를 넘어서며 고공 행진했다.

이후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이런 높은 전세가율과 대출 규제 강화, 전세대출 활성화 등이 맞물리며 갭 투자 열풍이 일었다. 대출받기 어려워지자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수요가 급증했고, 전세자금 대출이 높은 전셋값을 떠받치는 식이었다.

당시 서울시가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 전체 주택에서 갭 투자가 차지한 비율은 2017년 9월 14.3%에서 2021년 7월 41.9%까지 치솟았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2017년 이전에는 집값이 오르지 않을 거라는 인식에 전세로 수요가 쏠렸고, 여기에 더해 전세자금대출이라는 금융적 요인이 더해지면서 전셋값이 급등했다"며 "이는 갭 투자 열풍을 불렀던 원인 중 하나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역전세난 리스크…당분간 '갭 투자'는 옛말

갭 투자는 특히 집값은 물론 전셋값도 지속해 오를 거라는 인식이 확산하면 더욱 성행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런 흐름은 금리가 오르고 주택 시장 침체가 가속하자 순식간에 뒤집혔다. 집값이 떨어지는 와중에 전셋값은 더욱 급락하면서 갭 투자로 집을 사들였던 이들이 역전세난의 위험에 처한 모습이다.

국토연구원은 지난달 내놓은 '전세 레버리지(갭투자) 리스크 추정과 정책대응 방안 연구'에서 매매가격이 20% 하락했을 때 갭투자 주택의 40%는 보증금 미반환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런 수준의 전세가율이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서울의 경우 전셋값이 낮은 노후 단지들이 많은 데다가 최근 들어서는 전세 대신 선택할 수 있는 월세나 전월세 등이 활성화하는 영향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서울의 경우 고가 주택들이 많은 데다가 노후 재건축 단지가 많아 전세가율이 50% 안팎을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낮은 경우가 많았다"며 "최근에는 무조건 전세만 고집하지 않고 월세 등을 선택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전셋값이 급등할 가능성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셋값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 등으로 당분간 갭 투자 수요가 늘기는 어려울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송 대표는 "매매 가격이 떨어지면서 전셋값과 차이가 줄어들 경우 갭 투자 수요가 다소 늘 수는 있겠지만 최근 전셋값이 급락한 경험을 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과거처럼 너도나도 갭 투자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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