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던 서울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수유팰리스'가 9번째 무순위 청약에 나선다. 회사 보유분 134가구를 대상으로 최초 분양가에서 34%가량 할인 분양에 나서면서 최대 4억원까지 할인 받을 수 있다.
이 단지는 앞서 본청약(6.4대 1)과 8차 무순위 청약(28.7대 1)에서 높은 경쟁률을 보였지만 분양가가 높아 완판에 실패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매입임대주택으로 36가구를 매입했지만 216가구 중 134가구(62%)가 여전히 미분양으로 남았다.
칸타빌수유팰리스가 할인 분양을 통해 미분양을 해소한다면 지방 악성 미분양 단지를 대상으로 할인 분양이 확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칸타빌수유팰리스 9차 줍줍…"34% 할인 분양"
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칸타빌수유팰리스는 오는 10일~11일 회사 보유분인 전용 18㎡~78㎡ 134가구에 대해 무순위 청약을 받는다.
분양가는 2억300만~7억4600만원이다. 분양 관계자는 "최초 가격에서 34%가량 할인한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가령 8차 무순위 줍줍 당시 전용 23㎡ 분양가는 2억9000만원이었으나 이번 줍줍에서 2억2800만원으로 낮아졌다. 전용 56㎡ 분양가도 기존 7억7190만원에서 최저 5억2700만원으로 2억5000만원(31.7%)가량 할인했다. 전용 78㎡ 분양가도 기존 10억630만~11억4120만원에서 6억5400만~7억4600만원으로 3억5000만~3억9000만원 할인했다.
칸타빌수유팰리스는 후분양 단지로 지난해 3월 본청약에서 6.4대 1로 청약을 마감했다. 그러나 '고분양가 논란'이 일면서 216가구 중 약 91.6%(198가구)가 미분양됐다. 당시 전용 59㎡ 분양가는 8억20만~9억2490만원, 전용 78㎡는 10억630만~11억4780만원이었다.
칸타빌수유팰리스는 결국 지난해 6월 전용 59㎡ 이상 면적에 대해 최대 15% 할인 분양에 나섰지만 미분양을 털어내지 못했다.
칸타빌수유팰리스가 악성 미분양 단지로 남은 것은 '고분양가 논란'이 일면서다. 인근 신축 아파트가 없어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수유벽산1차(1993년 11월 입주) 전용 84㎡는 지난 2월 6억9500만원에 손바뀜했다. 칸타빌수유팰리스 전용 78㎡가 4억원가량 비싼 셈이다.
수유역 인근에서 분양 중인 '수유역시티앤플랫폼' 오피스텔의 경우 전용 30㎡ 분양가격이 2억2340만~2억2965만원에 형성돼있다. 칸타빌수유팰리스가 35% 할인 분양에 나서면서 가격이 비슷해졌다는 평가다.
"시세와 비슷…기계약자 불만 나올 듯"
이번 할인 분양으로 미분양을 털어내는 데 성공한다면 서울 외의 지역에서도 할인 분양이 보편화할 전망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인근 강북이나 성북과 비교해 분양가가 시세 수준까지 떨어졌다"면서도 "악성 미분양에 대한 소비자들 이미지가 좋지 않아 청약 결과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강북 신규 아파트 전용 56㎡ 분양가가 5억원 초반이라 가격 경쟁력은 충분하다"며 "미분양을 해소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전국적으로 미분양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서울에서 30% 이상 할인 분양을 진행해 미분양 털어내기에 성공한다면 지방 사업장을 중심으로 할인 분양이 확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할인 분양을 확대하면서 후분양 단지인 칸타빌수유팰리스 입주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같은 단지 내의 분양 가격 차이가 커지면서다.
권 팀장은 "입주 전에는 기계약자들에게도 변경된 금액으로 조정해주기도 했다"면서도 "이미 잔금을 치르고 입주를 마친 상황이라면 법적으로 구제할 방법은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LH 역시 칸타빌수유팰리스 전용 19~24㎡ 36가구를 12%가량 할인한 가격으로 매입했다. 그러나 당시 해당 단지 최대 할인 폭인 15%보다 높은 가격에 매입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관련기사: 시장서 외면한 '미분양' 칸타빌 수유팰리스, LH 매입 '갸우뚱'
LH 관계자는 "이미 가격을 다 지불하고 등기까지 마친 상황"이라며 "할인 분양을 진행한다고 해서 환불을 요청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