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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발주자' 개포주공5에 건설사 러브콜 쏟아진 이유

  • 2024.02.23(금) 06:26

현장설명회에 10곳 '군침'…대우 vs 포스코 유력
'디퍼아' 등 몸값 솟아…6·7단지 경우현도 '잰걸음'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5단지 재건축 시공권을 따내려 대형 건설사들이 우르르 몰렸다. 신흥 부촌인 개포동에 저마다 깃발을 꽂으려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그중에서도 개포지구에서 실적이 없는 포스코이앤씨와 대우건설의 맞대결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개포동 일대 재건축 단지들은 새옷을 갈아입고 높은 몸값을 자랑하고 있다. 개포주공5단지도 무난히 사업을 마치면 이 대열에 합류할 전망이다. 인근 개포주공6·7단지와 '경우현(개포경남·우성3차·현대1차)'도 5단지의 행보를 지켜보며 잰걸음 중이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일대 재건축단지 /그래픽=비즈워치

삼성·DL "수익성 안 맞아…다른 사업지 주력"

개포주공5단지는 1983년 준공된 940가구 규모 중층 아파트로 재건축을 통해 최고 35층, 14개동, 1279가구로 재탄생한다. 이 단지 조합은 공사비를 총 6970억3300만원, 평(3.3㎡)당 840만원 수준에 책정했다.

조합에 따르면 지난 20일 열린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에는 모두 10개 건설사가 참석했다. 포스코이앤씨와 대우건설, GS건설, 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 호반건설, 두산건설, 금호건설, 한양, 동양산업개발 등이다. 입찰 마감일은 4월5일이다.

주요 건설사 가운데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DL이앤씨는 현설에 나타나지 않았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5단지는 다른 건설사들이 공들여온 사업지고, 우리가 예상했던 조건과 맞지 않아 참여하지 않았다"며 "가구수가 2배 이상 되는 6·7단지에 집중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수익성이 나는 사업 위주로 선별 수주하는 전략이기 때문에 (5단지에는) 불참했다"며 "여의도 등 대형사들 모두 관심을 갖는 사업지를 관심 있게 지켜보며 기준에 맞는 곳이 있다면 참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개포주공5단지' 인근 버스정류장엔 '포스코이앤씨의 오티에르가 개포에 찾아온다'는 광고가 게재돼 있고, '개포, 최초의 써밋'이 적힌 주차안내판이 단지 입구에 자리했다. 시계탑 아래엔 '강남을 위한 단 하나의 이름, 자이'라는 GS건설의 광고판도 볼 수 있었다. 사진=김진수 기자

개포주공5단지는 포스코이앤씨와 대우건설 등 일부 건설사가 오랜 시간 공들인 사업지로 알려졌다. 단지 인근 버스정류장엔 '포스코이앤씨의 오티에르가 개포에 찾아온다'는 광고가 게재돼 있었다. 단지 입구 주차안내판에는 '개포, 최초의 써밋'이 적힌 광고가 붙었다. 시계탑 아래엔 '강남을 위한 단 하나의 이름, 자이'라는 GS건설의 광고판도 볼 수 있었다.

업계에선 대우건설과 포스코이앤씨의 경쟁 구도가 재차 성립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앞서 서울 성북2구역 재개발은 대우건설이 포기해 포스코이앤씨가 단독 입찰했고, 여의도 공작아파트 재건축은 포스코가 물러나며 대우가 차지했다. 경기 안산주공6단지는 맞대결 끝에 포스코의 승리로 돌아갔다. ▷관련기사: 대우 텃밭에 포스코 깃발 꽂을까…불꽃 튀는 안산주공6단지(2023년12월21일)

개포주공5단지는 1983년 준공된 940가구 규모 아파트로 재건축을 통해 최고 35층, 14개동, 1279가구로 재탄생한다. 공사비는 총 6970억3300만원, 평(3.3㎡)당 840만원 수준에 책정됐다. /사진=김진수 기자.

'국평 30억' 개포 재건축…남은 사업지는

건설사들이 각축전을 예고한 이유는 옛 개포주공 일대가 대규모 신축 단지들로 채워지며 신흥부촌으로 부상하고 있어서다. 삼성물산(래미안)과 현대건설(디에이치), GS건설(자이) 등 대형 건설사들이 고급(하이엔드) 브랜드나 차별화를 내걸어 개포동에 깃발을 꽂은 바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신축 아파트들이 성공적으로 들어섰고 인근 주택 정비도 꽤 이뤄져 시공사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지역"이라며 "공사비나 분담금을 둘러싼 분쟁이 곳곳에서 나타나는데 강남권은 타지역 조합원보다 납부능력을 갖췄다는 점도 사업에 긍정적 요소"라고 봤다.

재건축을 마친 단지들은 '국민평형'인 전용면적 84㎡가 30억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대형 평형의 경우 50억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개포주공1단지(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전용 84㎡ 입주권은 지난달 30억1198만원에 거래됐다. 132㎡ 타입의 경우 49억원에 팔렸다. ▷관련기사: 6700가구 '디퍼아' 입주장?…"매물 없어 전셋값도 안떨어져요"(2023년10월30일)

2단지(래미안 블래스티지)와 3단지(디에이치 아너힐즈)는 국평 기준 각각 28억2000만원(2023년8월), 30억9000만원(10월)에 거래됐다. 8단지(디에이치 자이 개포)와 개포시영(개포 래미안 포레스트)의 경우 각각 29억원(12월), 26억원(올해 2월)에 팔렸다. 4단지(개포 자이 프레지던스)의 78㎡ 실거래가는 24억5000만원(4월)이었다. 

현재 5단지를 비롯해 6·7단지와 인근 중층 경우현(개포경남·우성3차·현대1차) 등이 재건축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통합 재건축을 추진 중인 6·7단지는 3~4월께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계획하고 있다. 연말에 시공사 선정에 나서는 게 목표다. 경우현은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이 확정된 상태다.

최근 거래를 보면 5단지 83㎡는 27억7000만원(4월)에 팔렸고 같은 평형의 6단지와 7단지는 각각 26억3000만원(11월), 23억9500만원(6월)에 거래된 바 있다. 개포경남(182㎡ 34억원)과 우성3차(161㎡ 33억원), 현대1차(95㎡ 21억9000만원)의 경우 대형 평형 위주였다. 

개포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입지는 5단지가 더 좋긴 한데 6·7단지는 재건축 후 2900가구로 5단지(1300가구)보다 규모가 크다. 대규모라 사업 속도가 더딜 순 있어도 향후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며 "투자한다면 5단지는 내년 5월, 6·7단지는 2026~2027년 이주 예정인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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