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을 처음 구입하는 건 무척 설레는 일이에요. 이사에, 인테리어에…이것저것 할 일이 많죠. 다시 말해 돈 들 일도 참 많아요. 잔금 치르고 2개월 안에 내야 하는 취득세(1주택시 취득가액의 1~3%)도 만만치 않고요.
정부는 '내 집 마련'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취지로 여러 방면으로 지원하고 있어요. 이 중에 작다면 작고, 크다면 큰 '취득세 감면' 알아볼까요?
자녀 있다면 '생초'보다 '신생아' 감면
주택을 취득하면 지방세법에 따라 취득세를 납부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집이 없던 상태에서 10억원짜리 아파트를 구매했다면 취득세(3%)와 지방교육세(0.3%)를 합쳐 3300만원을 내야 해요. 사실상 잔금을 치른 날을 취득일로 보고, 60일 이내에 납부해야 하죠.
생애 최초로 주택을 구입한 경우 지방세특례제한법 36조의3에 따라 취득세를 감면받을 수 있어요. 2020년 7·10 대책의 일환으로 신설된 조항인데요. 주택가액 12억원 이하인 주택에 대해 최대 200만원 한도로 취득세가 감면돼요. 본인 및 배우자가 무주택자이고, 구매한 주택에 실제 거주해야 하죠.
조건은 이렇습니다. 취득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전입신고하고 상시 거주해야 하고요. 3개월 이내에 추가로 주택을 취득하거나, 상시 거주한 지 3년 미만인 상태에서 매각·증여·임대하면 안 돼요. 감면받은 취득세가 나중에라도 추징되죠.
지난해부터 출산·양육을 위한 주택 취득세 감면 제도도 생겼어요. 지특법 36조의5에 규정됐죠. 지난해 1월1일부터 올해 12월31일까지 자녀를 출산한 부모와 해당 자녀가 대상인데요. 출산일로부터 5년 이내 또는 출산일 전 1년 이내에 12억원 이하의 주택을 취득한 경우 최대 500만원 한도로 취득세가 감면돼요.
신생아 취득세 감면 혜택 역시 실거주 조건이 붙어요. 취득일(또는 출산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전입신고하고 상시 거주하지 않거나, 상시 거주한 지 3년 미만인 상태에서 매각·증여·임대하는 경우 혜택을 반납해야 해요.
또 비아파트 소형주택을 난생처음 구매한 사람은 최대 300만원까지 취득세를 감면받을 수 있어요. 작년 8·8 대책에서 빌라 등 비아파트 시장 활성화를 위해 더해진 세 감면 지원인데요. 정부는 우선 2025년까지 감면 후 2년 연장을 추진할 계획이래요. 대상 소형주택은 전용 60㎡ 이하, 취득가격 3억원(수도권 6억원 이하) 다가구·연립·다세대·도시형생활주택이죠.
경기도의 경우 소재 4억원 이하 주택을 생애 최초로 구입한 사람은 최대 440만원(취득세와 지방교육세 등 4억원의 1.1%)을 아낄 수 있어요. 경기도는 직전 연도 합산 소득이 1억원 이하이고 1명 이상의 자녀를 둔 부부가 4억원 이하 주택을 사들인 경우 취득세 전액을 면제하고 있어요.
모두 실거주 요건은 같고요. 각 감면을 중복해서 받을 수는 없습니다.
갭투자라도? 1년 내 실거주하면 OK
그렇다면 전세를 끼고 산 '갭투자'는 취득세를 감면받을 수 없을까요? 두 가지 경우가 다른데요. 곧 만료될 전세가 들어있는 매물을 계약했다면 'O'예요. 1년 이내 임대차 기간이 남아있는 주택을 생애 최초로 구매한 경우 임대차 기간이 종료된 후 전입신고를 하고 계속 거주하면 돼요.
하지만 임차인의 계약갱신권 사용 등으로 잔여 임대차 기간이 1년이 넘거나 신규 전세를 포함한 경우 감면을 받지 못해요. 최근 매매계약을 체결한 30대 최 씨는 "전세로 잔금을 치르고 2년 뒤 입주해 실거주할 생각으로 잔금일에 맞춰 세입자를 구했다"며 "첫 내 집 마련인데 생애최초, 신생아 취득세 감면을 모두 받지 못해 아쉽다"라고 말했어요.
법무사 없이 '셀프 등기'한 사람은 어떨까요? 일반적으로는 법무사를 고용해 등기와 세금 신고를 위임하는데요. 10억원 거래 시 100만원이 훌쩍 넘는 법무 비용을 아끼기 위해 매수자가 직접 하기도 해요. 이 경우 역시 절차만 잘 챙기면 취득세를 아낄 수 있습니다.
서대문구청이 펴낸 '나만 따라와! 알기 쉬운 부동산 취득세 신고' 길라잡이를 참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이 구청 홈페이지 종합민원-세무 란에서 있어요.
매매계약서와 부동산거래신고필증, 주민등록등본, 가족관계증명서 등 서류를 챙겨 관할구청 세무과에 방문 신고해도 되고요. 서울 부동산은 이택스(ETAX), 서울을 포함한 전국 부동산은 위택스(WETAX)에서 인터넷 신고도 할 수 있어요. 생애최초나 신생아 주택 구입 취득세 감면 신청서는 관할구청이나 ETAX, WETAX 홈페이지에서 손쉽게 내려받을 수 있어요.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셀프 등기는 등기소에 방문해 서류를 작성하고 국민주택채권을 구매하는 과정이 복잡하지만 취득세 신고는 비교적 할 만하다"라며 "다만 대출을 받는 경우 은행이 법무사 비용을 지출하고 매수자에게 청구하게 돼 있는 만큼 법무사에게 위임하는 게 안전한 방식"이라고 조언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