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해 김영자 씨(가명)는 모친 소유의 서울시 OO구 소재 아파트를 시세보다 5억원 저렴한 23억4000만원에 샀다. 그러면서 이 아파트에 엄마를 전세로 들였다. 전세금은 17억원. 딸은 30억원에 육박하는 엄마 아파트를 6억원대 돈만 들여 챙긴 셈이다. 공인중개사 없는 거래였다. 국토교통부는 이를 '특수관계인 간 저가 거래에 따른 편법 증여' 의심 행위로 보고 국세청에 통보했다. 모녀의 저가거래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엄마와 딸 모두 양도소득세·증여세 등을 회피한 의혹이 있다고 본 것이다.
#2. 공인중개사 최철수 씨(가명)는 서울 고가주택지 아파트 거래를 36억원에 중개했다. 중개 보수로는 3500만원을 받았다. 법정 상한액 2772만원을 초과한 것이다. 최 씨가 700만원대 가까운 돈을 더 받은 이유는 해당 아파트를 목표가 36억원에 빨리 사준 데 따른 '성공보수'였다. 국토부 특별사법경찰은 중개 보수가 상한액을 넘는 사례를 위법 행위로 판단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국토부는 '서울·경기 주택 이상거래(2025년7월~10월 거래신고분)'를 2255건을 기획조사한 결과 746건(복수 행위 포함시 867건)의 위법 의심거래를 적발했다고 지난 23일 밝혔다.
이번 기획조사는 편법 대출·증여, 토지거래허가 위반 등 시장질서를 교란하는 이상거래가 확대될 우려에 대비해 추진됐다. 서울 및 경기 일부지역(과천, 용인 수지구, 성남 분당·수정구, 안양 동안구, 화성시)에 한정했던 작년 1~6월 조사와 달리 경기 9곳(광명, 의왕, 하남, 남양주, 구리, 성남 중원구, 수원 장안·팔달·영통구)을 추가했다.
위법 의심거래 가운데 '편법 증여 및 특수관계인 차입금 과다'로 의심되는 행위는 572건에 달했다. 전체(867건 기준)의 65.9%다. 부모·법인과 같은 특수관계인이 주택 거래대금을 자녀·법인 대표에게 대여하면서 차용증이 없거나, 적정이자 지급 여부가 불분명한 경우가 많았다. 서울 한 아파트를 117억5000만원에 사면서 67억7000만원을 본인이 사내이사로 있는 법인으로부터 차입해 조달한 경우도 있었다.
부모와 자식 관계에서 저가에 아파트를 거래하는 방식으로 편법적 증여 행위를 벌이는 일은 흔하게 적발되는 사례다. 하지만 처벌이나 시정조치를 하려면 장기 추적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행정력이 불필요하게 소모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아들이 15억원짜리 아파트를 살 때 부모가 10억원을 지원하면서 5억원은 빌려주고 차용증을 작성했다고 소명 자료를 내는 경우도 있다"며 "하지만 부모·자식간 대여금 상환이 실제 이뤄지는지 확인하려면 세무당국이 장기간 추적 조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이른바 '다운 계약서'를 작성하는 등의 '거래금액 및 계약일 거짓신고' 사례도 191건에 달했다. 전체의 22.0% 수준이다.
개인사업자가 기업 운전자금 용도로 대출을 받은 후 주택을 매수한 것으로 의심되는 등의 '대출자금 용도 외 유용'은 99건으로 전체의 11.4%였다. 기업 운전자금 목적으로 7억8800만원 규모 대출을 받은 뒤 18억3000만원짜리 아파트를 산 경우, 법인자금을 유용해 27억7000만원짜리 아파트를 매수한 사례도 발견됐다.
'국제결혼 부부'가 아파트를 사면서 한국인 배우자 단독명의로 신고한 '부동산 실명법 위반' 의심 행위도 적발됐다. 작년 8월부터 시행중인 '외국인 매수자 4개월내 입주 및 2년 실거주 의무'를 회피하기 위한 행위로 본 것이다.
주택 거래를 하면서 중개보수 상한을 초과해 수수료를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경우는 4건이었다.
이번 조사를 담당한 한 관계자는 "위법행위로 판단하는 최종 결론이 나오려면 장기간이 소요되고, 전수 조사를 하는 것도 아니다"라면서도 "의심 거래는 조사 대상으로 계속 올라오고, 언젠가는 걸리게 된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현재 같은 지역 2025년 11월~12월 거래신고분에 대한 기획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신고분에 대한 조사도 지속적으로 벌일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