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후레쉬센터로 홍수나 가뭄에 널뛰는 채소와 과일 가격을 잡을 겁니다."
30일 경기 이천시 이마트 후레시센터에서 만난 민영선 이마트 신선식품담당 상무는 "우수한 품질의 신선식품을 외부환경 변화에 관계없이 항상 낮은 가격에 공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마트 후레쉬센터는 연면적 1만4000평에 5층 규모로 지은 대형 저장창고다.
민 상무는 "900억원의 큰 돈을 들여 후레쉬센터를 지은 데에는 유통의 혁신과 원가절감에 의지가 있는 경영진들의 판단이 작용했다"며 "처음에는 경쟁사에서도 무모한 도전이라며 금세 문 닫을 것이라고 했지만 지금은 앞다퉈 첨단저장기법을 배우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레쉬센터는 농산물의 노화를 억제해 수확 때의 맛을 유지하는 'CA(Controlled Atmosphere)' 저장기법을 채택하고 있다. 과일과 채소는 수확한 후에도 살아 '숨' 쉰다. 창고에 쌓아 두면 숨을 쉬면서 품질 변화가 일어난다. 이 '숨'이 끊기지 않을 정도로 각 식품에 맞춰 이산화탄소·산소·질소 등 공기와 온도를 최적화하는 게 핵심이다.
감자는 온도 12℃, 습도 80%로 설정한 저장소에 보관하고, 당근은 0℃, 습도 90% 저장소에 보관하는 식이다. 저장소 내부에는 센서가 있어 자동으로 온도와 습도를 맞춰 준다.
이마트는 후레쉬센터를 통해 태풍, 폭우, 장마가 와도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예를 들어 장마를 전후해 일부 채소와 과일 가격은 고무줄처럼 늘었다 준다. 장마를 앞둔 공급자들이 물량을 많이 풀면 가격이 내려간다. 장마철이 끝나면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난다. 품귀현상이 벌어져 가격이 1.5~2.8배 치솟는다.
이마트는 CA저장소에 오랜 기간 보관할 수 있다는 장점을 살려 명절 등 물량이 부족한 시기에도 채소와 과일을 안정적으로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이마트는 이 기술을 적용해 현재 40여 품목을 시범적으로 운영 중이다.
상추는 이마트가 최근 가장 공들여 보관한 채소다. 상추의 일반 저장 기간은 약 1주일이다. 이마트는 상추를 CA저장고에 넣어 30일까지 보관일수를 늘렸다. 지난 2일부터 보관한 상추 12만톤은 이날 출하돼 내일 전국 이마트에 공급될 예정이다.
가격은 1봉에 1280원(200g). 지난 2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자료 기준 소매가(1879원)의 3분의 1 가격이다. 도매가인 1473원보다 10% 정도 싸다. 이마트는 향후 상추의 보관 기간을 60일까지 늘린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마트 관계자는 "항상 동일한 가격에 상품을 제공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높이고 타사와 차별화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