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가 해외사업의 호조에 힘입어 '1조 클럽'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국내외 사업과 주식 투자를 통해 얻은 수익은 늘었지만, 벌어들인 돈을 연구개발 투자에 쏟으면서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소폭 줄었다.
녹십자는 4일 작년 매출액(연결기준)이 1조478억원으로 전년보다 7.4% 늘었다고 밝혔다. 녹십자가 매출 1조원 고지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녹십자 관계자는 "국내 전 사업부문이 고르게 성장했으며 해외 시장에서도 높은 성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해외사업이 약진하면서 회사의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지난해 녹십자의 의약품 부문 해외 매출은 전년보다 27% 늘어난 2054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녹십자의 주력 품목인 독감백신, 수두백신 등 백신 수출이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회사 측은 국제기구로부터 주문받은 백신 물량이 전년대비 51.5% 증가했다고 밝혔다. 국내 매출도 10% 늘어나 전체 상승세에 기여했다.
수출호조로 매출액은 확대됐으나, 영업이익(917억원)은 전년대비 5.5% 감소했다. 회사가 개발 중인 백신과 혈액제제 의약품의 임상시험 비용으로 100억원을 '수혈'하면서 4분기 영업익이 전년동기 대비 95.3% 감소했다.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10.3% 증가한 957억원을 기록했다. 국내외 기업에 투자한 주식 가치가 떨어지며 발생한 평가액 차이가 지난 4분기에 반영됐으나, 앞서 지난해 5월 일동제약 주식을 처분해 실현한 차익으로 손실을 만회했다.
녹십자 관계자는 "올해에도 주력품목인 혈액제제와 백신의 해외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며 "다양한 사업모델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공격적인 연구개발투자로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낼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