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지역 주류회사 무학이 지난해 총 자산의 절반이 넘는 2882억원을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했다가, 338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무학은 지난해 주가연계증권(ELS)에 2882억원을 투자했다. 무학의 ELS 투자 규모는 회사 총 자산(5568억원)의 51.8%에 이른다. 부동산과 기계장치 등 유형자산(2070억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자산을 ELS에 ‘몰빵’(집중투자)한 셈이다. 지난해 무학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83억원에 불과하다.
무학은 2006년 ‘종자돈’ 179억원으로 ELS에 손을 댔다. 수백억원대를 유지하던 투자금액은 1010억(2011년), 980억(2012년), 1425억원(2013년), 2450억원(2014년), 2882억원(2015년) 등 매년 불어나고 있다. 현재 50여종의 ELS에 투자하고 있다.
특정 주식이나 주가지수에 연계한 ELS는 비교적 안정적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원금손실조건(Knock-In)에 따라 원금을 까먹을 수 있다. 무학도 손실을 피해갈 수 없었다. 지난해 무학은 ELS투자에서 338억원의 평가손실을 냈다. 최근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H지수)가 급락하면서 이를 기초자산으로 한 국내 ELS도 직격탄으로 맞았기 때문이다.
평가손실은 현금 유출이 없는 장부상의 손실이다. 실제 손익은 ELS 만기가 돌아오는 2년 뒤에야 알 수 있다. 하지만 작년 무학은 'ELS 직격탄'을 맞았다. 작년 당기순이익이 288억원으로, 2014년보다 65.2% 줄었다. 무학이 2882억원에 취득한 ELS 장부가가 2544억원으로 떨어졌고, 하락한 평가손실만큼 손익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무학 관계자는 “ELS는 과거 한 두 번 정도 손실이 났지만, 대부분 이익을 냈다”며 “작년도 장부상 손실이어서, 만기가 돌아오는 2년 뒤에야 결과를 알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남을 기반으로 한 무학은 ‘좋은데이’ 소주로 부산 지역을 점령한데 이어 작년부터 수도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좋은데이 유자, 블루베리 등 과실주를 앞세워 하이트진로 ‘참이슬’과 롯데칠성음료 ‘처음처럼’이 양분하고 있는 서울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