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마크힐스 |
오리온이 고급주택을 짓겠다며 설립한 건설사 메가마크로 인해 지난 9년간 916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집계됐다. 메가마크는 작년 매출 0원, 수주 물량 0건으로 최악의 상황에 빠져있어 앞으로 추가 손실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 건설 계열사 메가마크의 2015년 매출은 0원이다. 지난해 공사수익 1억7000만원이 있었지만, 회수할 수 없어 매출로 잡지 않았다. 현재 수주 물량은 한 건도 없다.
속은 더 곪았다. 메가마크는 작년 23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2014년보다 손실폭이 120억원 더 늘었다.
원인은 악성 채권에 있다. 메가마크는 (주)미소인 등 종속기업에 받아야 할 돈(채권) 1004억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대여금 750억원, 공사미수금 90억원, 미수수익 154억원 등이다. 돈을 떼일 가능성이 커지자 메가마크는 809억원을 대손충당금으로 쌓았고, 지난해 비용(기타대손상각비)으로 172억원을 처리하면서 순손실이 급증했다.
오리온이 메가마크를 설립하고 건설 사업에 진출한 것은 지난 2006년이다. 초호화 빌라 마크힐스를 청담동과 흑석동 일대에 지었다. 한강이 보이는 강남 노른자 땅 위에 위치해 있고, 대형 평수 중심으로 지어진 고급 빌라다. 한때 강남 마크힐스는 전용면적 193㎡(58평)이 65억원에 거래되는 등 전국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로 꼽혔다.
하지만 주택경기 침체로 미분양이 증가하면서 메가마크는 자금난에 빠졌다. 2013년 건설업 등록기준(적격자본) 미달로 4개월간 영업정지를 맞기도 했다. 이후에도 신규 수주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오리온의 종속기업투자주식(메가마크) 손상차손 추이. 오리온은 메가마크 투자 실패로 4년간 총 898억원의 손실을 봤다. [단위 : 억원] |
불똥은 오리온에 튀었다. 오리온은 2006년 메가마크 설립 이후 투자한 자본금 1200억원 중 916억원을 날렸다. 오리온이 메가마크 투자주식에 대해 손상차손(비용)을 처리하면서다. 오리온이 메가마크 탓에 낸 손실은 2012년 428억원, 2013년 158억원, 2014년 44억원, 2015년 268억원 등 매년 수 백 억원대에 이른다. 이는 작년 한 해 당기순이익(개별) 154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대규모 손실이다. 지난해 메가마크 장부가는 284억원까지 떨어졌다.
회사 관계자는 "메가마크 사업 부실을 털어내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