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그룹의 홍대 신사옥은 '채형석 시대'를 알리는 상징물이기도 하다.
채형석 애경 총괄부회장은 지난해 대대적인 경영체제 개편에 이어 올해 본인이 직접 구상한 홍대 신사옥으로 주요 계열사를 통합하면서 '2세 경영'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실제로 애경그룹은 올해를 '퀀텀점프'의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채 부회장의 아내 홍미경 씨는 그룹 지주회사인 AK홀딩스의 지분을 꾸준히 사들이면서 여기에 더 힘을 실어주고 있다.
◇ 지난해 2세 경영 위한 첫 경영체제 개편
채 부회장은 지난해 대규모 경영체제 개편과 후속 인사로 본격적인 2세 경영을 위한 첫발을 뗐다. 지난 2006년 모친인 장영신 회장에서 채형석 총괄부회장으로 경영권이 넘어간 후 처음으로 최고경영진의 역할을 대대적으로 조정했다.
애경은 지난해 7월 부문장 체제를 버리고, 계열사 각자 경영체제를 도입했다. 지주회사인 AK홀딩스는 자회사 7곳과 손자회사 16곳 등 총 23개사를 거느리고 있다. 개편 전까지는 이 23개사를 생활항공과 화학, 유통부동산 등 3개 부문으로 묶어 부문장 체제로 관리하다가 계열사마다 각자 대표이사 1~2명을 두고 경영을 맡겼다.
이 과정에서 '전문경영인 체제 강화'를 내세워 경영진 세대교체도 대대적으로 이뤄졌다. 특히 애경산업과 제주항공 등 주력 계열사의 경우 오너일가 대표와 전문경영인 대표를 함께 선임해 전문경영 의지를 드러냈다. 정기 임원인사에선 15명이 새롭게 승진했다. 이중 신규 임원은 7명이며, 70%가 애경 공채 출신이다.
◇ 홍대 신사옥으로 핵심 계열사 통합
홍대 신사옥은 '채형석 시대'를 알리는 또 다른 상징이다. 채 부회장은 취임 3년 차인 2008년 홍대 신사옥 이전을 구상하고 공사에 들어간 데 이어 이전을 앞둔 작년엔 대대적인 경영체제 개편을 마무리하면서 홍대시대 준비를 마무리했다.
애경 신사옥엔 지주회사 AK홀딩스와 애경그룹 맏형 격인 애경산업을 비롯해 중간 지주회사인 AK켐텍과 AM플러스자산개발 그리고 오너일가가 100% 지분을 가진 에이케이아이에스(AKIS) 등 그룹의 핵심 6개사가 총집결할 예정이다.
제주항공을 제외한 그룹의 주요 회사가 한지붕 아래로 모이면서 채 부회장의 그룹 장악력도 더 커질 전망이다. 채 부회장은 그동안 구로구 미성빌딩에 있는 애경산업을 상근 오피스로 활용해왔으며, 주요 계열사들은 금천구와 서초구 등지에 뿔뿔이 흩어져 있었다.
실제로 애경은 올해를 '퀀텀점프'의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포부에 따라 4600억원대 대규모 신규 투자를 결정했다. 영업이익도 20% 이상 성장을 목표하고 있다.
채 부회장은 최근 그룹 신년워크숍에서 "2018년 홍대시대 개막과 함께 젊고 트렌디한 공간에서 퀀텀점프를 하자"며 "쾌적하고 효율적인 근무환경에서 임직원이 마음껏 역량을 발휘하길 기대하며, 훗날 새로운 도약의 시작점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 홍미경 씨는 지분 확대로 힘 실어줘
채 부회장의 아내 홍미경 씨는 지주회사 AK홀딩스의 지분을 꾸준히 사들이면서 남편의 '2세 경영'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홍 씨는 2014년 이후 AK홀딩스 주식을 사기 시작해 3년 만에 1만 주 가까이 늘었다. 채 부회장과 홍 씨 슬하 자녀 셋은 2016년에 장영신 회장으로부터 지분을 증여받아 현재 0.3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