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화장품 업계는 중국의 사드 보복이 최대 이슈였다. 기업별로도 희비가 뚜렷했다. 보통 화장품 기업은 화장품을 직접 만드는 제조전문과 유통 중심의 브랜드사로 나눌 수 있는데 특히 브랜드사의 피해가 컸다.
그중에서도 국내 화장품 대표주자인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사드 보릿고개를 가장 심하게 겪었다. 지난해 신사옥 이주와 함께 새로운 도약의 한 해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사드 유탄으로 우울한 한 해를 보냈다. 반면 LG생활건강은 화장품 외에 다양한 포트폴리오 덕분에 한숨 돌렸다. 제조전문인 한국콜마 등은 자체 상표가 없었던 덕분에 오히려 사드 충격을 피해갈 수 있었다.
◇ 브랜드사들, 중국 의존도 따라 희비
화장품 업계 1위인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연결 매출이 6조291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보다 10% 줄었다. 영업이익은 48%나 줄어든 7315억원에 그쳤다.
◇ 브랜드사들, 중국 의존도 따라 희비
화장품 업계 1위인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연결 매출이 6조291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보다 10% 줄었다. 영업이익은 48%나 줄어든 7315억원에 그쳤다.
뷰티 계열사 중에선 에뛰드하우스와 이니스프리의 매출이 두 자릿수대 이상 줄면서 고전했다. 에뛰드하우스와 이니스프리는 매출이 전년대비 각각 18%, 16%씩 감소했고, 대표 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은 9% 줄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사드 보복 전 주 고객층이던 중국인 관광객 감소에 따라 면세점과 주요 관광 상권의 판매가 줄면서 국내 매출이 16%가량 빠진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해외 매출은 7% 늘면서 선방했지만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지 않다 보니 분위기를 반전하기엔 부족했다.
반면 아모레퍼시픽그룹과 함께 화장품 '빅2'로 꼽히는 LG생활건강의 연결 매출은 6조2705억원으로 2.9%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9303억원으로 5.6% 늘었다. 화장품과 함께 생활용품과 음료 등 3개 축으로 구성한 '내진설계' 덕분에 사드 직격탄을 모면했다.
화장품 부문도 아모레퍼시픽그룹과 비교해 자체 생산 비중이 커 매출이 부진한 가운데서도 재고관리 등이 수월했다. 지난해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매출은 3조3111억원으로 5% 늘었고, 영업이익은 1272억원으로 10% 증가했다.
마진율이 높은 프리미엄 라인의 브랜드들이 사드 여파에도 버팀목 역할을 했다. 실제로 후와 오휘, 숨 등 럭셔리 화장품 매출은 2016~2017년 사이 18% 가까이 성장하면서 2조원 수준로 올라섰다. 다만 앞선 3년간의 연평균 성장률이 56%에 달했다는 점에서 성장세는 한풀 꺾였다.
◇ 자체 브랜드 없어 오히려 덕본 제조사들
화장품 '빅2'의 지난해 실적은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갈랐지만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등 화장품 제조전문 기업들은 고성장을 이어갔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이나 제조자개발생산(ODM)처럼 브랜드사에 화장품을 공급하는 사업자들은 사드 여파가 제한적이었다는 얘기다.
화장품 '빅2'의 지난해 실적은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갈랐지만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등 화장품 제조전문 기업들은 고성장을 이어갔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이나 제조자개발생산(ODM)처럼 브랜드사에 화장품을 공급하는 사업자들은 사드 여파가 제한적이었다는 얘기다.
실제로 한국콜마는 지난해 연결 매출이 8216억원으로 전년보다 23% 늘었다. 코스맥스도 17% 늘어난 88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두 기업 모두 아모레퍼시픽그룹이나 LG생활건강 등 브랜드사들과는 확연히 다른 사업구조로 되어 있어 가능했다.
특히 ODM 업체들은 사드 보복 전에 화장품 사업에 뛰어든 다수의 브랜드사들 덕분에 실적에 큰 영향이 없었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유통 중심의 브랜드사는 판매가 부진하면 고정비 부담으로 곧바로 타격을 받지만 제조사들은 발주 물량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둔감하다"며 "특히 최근 해외 화장품 브랜드사들도 국내에 생산을 맡기고 있어 사드 보복에 따른 매출 영향이 더 제한적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