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에는 주요 상위 제약사들의 실적 경쟁이 더 치열했다. 그만큼 엎치락뒤치락 순위 다툼도 심했다. 지난해 4월 CJ헬스케어를 인수한 이후 매출 1위 자리를 꿰찼던 한국콜마가 3위로 밀려났고, 유한양행이 다시 1위 자리를 탈환했다. 간신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던 종근당은 대웅제약과 한미약품을 밀어내고 5위로 올라섰다.
영업이익은 녹십자와 한미약품, 종근당, 광동제약 순으로 많았고, 순이익은 녹십자, 종근당, 유한양행 순이었다. 한국콜마는 매출은 줄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크게 늘었다. 광동제약과 한미약품은 순이익이 많이 줄었다.
유한양행이 3823억원으로 매출 1위에 올랐다. 다만 수익성은 썩 좋지 않았다. 기술수익료 발생에도 자회사들의 부진으로 영업이익은 33억원, 순이익은 126억원에 그쳤다. 유한양행이 올 3분기에 수령한 기술수익료는 베링거인겔하임 42억원, 얀센 18억원, 길리어드 16억원 등으로 총 76억원이었다.
그러나 자회사 엠지의 수액제 품질 부적합 이슈로 판매중지 및 반품물량이 발생했고, 유한화학은 영업이익이 적자를 이어가면서 연결 실적에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했다. 또 자회사 애드파마의 경우 신약 마일스톤 수령이 3분기에서 4분기로 지연되면서 실적에 반영되지 않았다.
녹십자는 매출과 수익성 모두 개선하며 한국콜마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올 3분기 매출은 3697억원, 영업이익은 366억원, 순이익은 2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9%, 30.7%, 41.8% 증가했다.
생산설비 교체에 따른 혈액제제 수출이 다소 감소했지만 4가 독감백신의 내수 매출이 66억원, 수출도 50억원가량 늘었다. 특히 수익성 높은 독감백신 매출 호조와 연구개발(R&D) 비용 감소로 영업이익과 순수익도 개선했다.
한국콜마는 일본 불매운동 여파와 화장품의 중국 수출 물량이 줄면서 전체 매출이 전년보다 3.9% 감소한 3609억원에 그치면서 3위로 밀려났다. 다만 자회사 CKM을 통해 CJ헬스케어를 인수한 덕분에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의 실적 호조로 연결 매출 감소 폭을 줄였다. 수익성은 오히려 더 좋아졌다. 한국콜마의 3분기 영업이익은 202억원으로 전년보다 159% 증가했고, 순이익은 48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광동제약의 올 3분기 매출은 3035억원으로 전년보다 2.8% 줄어다. 영업이익은 85억원, 순이익은 45억원으로 각각 32.5%, 47.7% 감소했다.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삼다수의 점유율이 하락이 큰 영향을 미쳤다. 삼다수의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판매관리비가 3.9% 늘었고 결국 매출과 수익성 모두 하락했다. 광동제약은 치매치료제 신약후보물질 'KD501'의 임상시험에 돌입하는 등 제약 연구개발 재개에 돌입했다.
안정적인 매출로 상위 제약사에 이름을 올려왔던 종근당은 올 3분기 실적을 대폭 개선하며 대웅제약과 한미약품을 누르고 5위권에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빈혈 치료제 '네스프'의 바이오시밀러인 'CKD-11101'가 일본 품목허가를 취득하면서 일회성 기술료 34억원이 유입됐다. 또 기존 보유 품목과 한국콜마와 코프로모션을 맺고 판매 중인 '케이캡'의 매출이 실적 개선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대웅제약은 발암 추정물질이 검출된 라니티딘 제제의 판매중지 여파로 매출과 수익성 개선에 발목이 잡혔다. 라니티딘 사태로 연 매출 600억원에 달하는 주력 의약품 '알비스'가 타격을 받았다. 다만 나보타의 미국 진출 등으로 매출과 순수익은 조금씩 늘었고, 메디톡스와 소송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은 다소 감소했다. 올 3분기 매출은 2694억원, 영업이익은 62억원, 순이익은 54억원이었다.
한미약품은 로수젯, 아모잘탄, 에소메졸 등 주력 개량신약과 복합제 처방을 확대하면서 매출 성장을 일궈냈다. 올 3분기에 2657억원 매출로 전년보다 12.9% 증가했다. 로슈와의 기술이전 계약금이 지난 4월 종료되면서 60억원에 달하는 기술료 감익이 발생했지만 영업이익도 15.8% 늘어난 249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R&D 비용 증가와 주가 하락에 따른 금융자산 공정가치 평가손실 등을 반영하면서 순이익은 전년보다 33.6% 감소한 89억원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