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로나19 사태로 해외 제약·바이오 관련 주요 행사들이 대부분 연기되거나 온라인 행사로 변경됐다. 이들 행사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에게 있어 주요 파이프라인의 기술수출 및 투자로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자리다. 문제는 온라인 행사의 경우 오프라인 행사 보다 관심을 끌기 쉽지 않은 등 한계가 있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근심이 깊다.
세계 최대 바이오 행사인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Bio International Convention, 바이오USA)'이 지난 8일부터 오는 12일까지 진행 중이다. 이 행사는 매년 7000여개의 회사에서 1만7000여명 이상이 참석하고 4만6000건 이상의 비즈니스 미팅이 이뤄져 온 세계에서 가장 크고 권위 있는 바이오제약 행사다. 당초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전시회를 포함한 모든 프리젠테이션이 온라인 플랫폼 및 콘텐츠 등을 활용한 디지털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동제약이 암, 내분비대사계, 안과, 신경정신계 등 관련 자체 신약 후보물질을 공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크게 의약품위탁생산(CMO), 의약품개발(CDO), 임상시험수탁(CRO) 등 3가지 주요 사업별로 나눈 가상전시관을 공개하면서 의약품생산 사업 확대를 위해 각종 설비와 공장 증설 계획을 밝혔다. 또 바이오리더스는 자체 개발 신약 플랫폼 '뮤코맥스(MucoMAX)'와 '휴마맥스(Huma MAX)' 기술을 알리고 보유 중인 파이프라인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현장에서 진행되는 게 아닌 만큼 기업 발표 세션에 참여하는 경우 15분 내외 영상 파일을 통해 파이프라인이나 기업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와 함께 유한양행, 종근당, 대웅제약, 셀트리온, GC녹십자, SK바이오팜, 바이오리더스, 알테오젠 등이 1대1 파트너링에 참가했다. 이는 글로벌 제약사나 투자자들과 메시지를 주고받거나 실시간 화상회의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행사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이유는 오픈이노베이션이나 라이선스 아웃(기술수출) 등을 통해 파트너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체적으로 신약 연구개발을 진행하는 것보다 기술적‧금전적인 면에서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신약 연구개발을 할 수 있다.
이에 투자가 간절한 국내 다수 제약‧바이오기업들이 BIO USA에 참여하긴 했지만 업계는 오프라인 행사만큼 홍보 효과를 거둘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장 행사는 행사장을 오다가다 관심을 보이는 경우도 있고 대면인 만큼 보다 적극적으로 홍보가 가능하다"라며 "온라인은 방문객이 직접 복잡한 홈페이지에서 찾아와야 하는데다 미국과의 시차로 인해 한국에서는 늦은 저녁과 새벽에 미팅을 진행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이밖에 해외 대규모 학술대회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파트너사를 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던 ▲미국내분비학회(ENDO) ▲미국암연구학회(ASCO) ▲미국암학회(AACR) ▲미국심장학회(AHA) ▲유럽심장학회(ESC) ▲유럽간학회(EASL) ▲유럽종양학회(ESMO) 등 다수 해외 학술대회가 오프라인 행사를 취소 및 연기하고 온라인으로 변경하면서 제약‧바이오 업계의 근심은 더 짙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