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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의 '준비된' 최대 실적…판 더 벌린다

  • 2021.08.20(금) 14:09

[워치전망대]백화점 부문 고속성장 재가동
코로나로 '일시적' 위축…올해 다시 상승세
점포 대형화·명품 강화 전략 …신사업 모색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신세계가 날았다.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규모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채널이 전반적으로 위축한 가운데 이룬 실적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시장에서는 신세계 등 백화점 업체들이 '보복 소비' 덕분에 좋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명품 등 고가 상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덕분에 백화점이 때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신세계의 호실적을 '보복 소비'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다. 백화점 업체 중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건 신세계가 유일하다. 사실 신세계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지기 직전까지 고속 성장을 이어왔다. 주요 사업인 백화점은 물론 화장품 등 자회사도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였다. 이번 실적은 이런 장기적인 흐름에서 나온 결과라고 해석할 수 있다. 

신세계는 조만간 대전에 신규 백화점 점포를 오픈할 예정이다. 더불어 정유경 신세계그룹 백화점 부문 총괄사장이 주도해 만든 독자 호텔 브랜드인 '호텔 오노마'도 함께 선보일 계획이다. 기존 사업 역량을 더 강화하는 모양새다. 한편으로는 최근 휴젤 인수를 검토했다가 철수해 주목받은 바 있다. 미래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상반기 영업익 사상 최대…'백화점·자회사' 고른 성장

신세계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3953억원, 영업이익 96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37.6%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한 동시에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1, 2분기를 합친 상반기 영업이익도 2198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다. 신세계는 "뉴노멀 시대에서의 경쟁력을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백화점과 자회사 대부분 호실적을 기록했다. 백화점의 2분기 매출은 4969억원으로 전년 대비 15.0%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2분기 역대 최대 규모인 67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었다. 코로나 19가 터지기 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매출은 11.0% 늘었고, 영업이익은 56.5% 증가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았다가 올해 '정상화'한 수준을 넘어 전반적인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백화점의 실적 상승은 명품 등 고가 상품이 이끌었다. 코로나19로 위축했던 소비심리가 '보복 소비'로 터져 나온 데 따른 결과다. 2분기 해외패션 부문과 명품은 전년보다 각각 42.8%, 55.4% 성장했다. 여기에 마진이 높은 일반 패션 부문 역시 반등해 외형성장은 물론 이익 증가에 기여했다. 여성(26.3%)과 남성(23%) 패션 모두 탄탄한 성장세를 보였다.

자회사들도 고르게 좋은 실적을 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2분기 매출 3407억원으로 전년보다 18.6% 늘었고, 영업이익은 265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인터내셔날의 영업이익 역시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이다. 신세계디에프의 경우 면세점 시장 타격에도 불구하고 매출 5605억원, 영업이익 192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신세계 센트럴시티도 호텔, 백화점 등 매출 증대에 따른 임대 수익 증가로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고 신세계까사는 신규점, 온라인 채널 성장 등으로 매출액이 전년보다 26.1% 늘었다.

'백화점 대형화·명품·화장품 강화' 통했다

신세계의 이번 실적은 신규 브랜드 론칭이나 신규 점포 오픈 등의 이벤트 없이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기존 사업의 내실이 그만큼 탄탄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신세계의 실적은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았던 지난해를 제외하면 고공 행진을 기록하고 있었다. 신세계의 연간 매출액은 지난 2017년 3조원대 후반에서 2019년 6조원대까지 급증했다. 영업이익 역시 2017년 3450억원에서 2019년 4680억원으로 끌어올렸다.

정유경 신세계그룹 백화점 부문 총괄사장.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신세계그룹의 백화점 부문을 이끄는 정 총괄사장은 지난 2015년 독자 경영을 시작한 이후 조용하면서도 뚝심 있는 경영을 해왔다. 대표적인 것이 백화점 점포의 고급화와 대형화를 통한 '지역 1번점' 전략이다. 점포 규모를 더욱 키워 지역의 대표 상권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신세계 강남점이 연 매출 2조원을 넘기며 매출 기준 국내 1위 점포로 올라서는 성과로 이어졌다.

또 화장품과 명품 부문의 역량을 지속해 강화해온 것도 성공적인 전략으로 평가받는다. 이는 패션·뷰티 자회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성장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인터내셔날은 2분기 화장품(44.6%) 부문과 해외패션(15.9%) 부문이 나란히 성장세를 이어가며 올해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백화점의 호실적은 이런 배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대전 신세계·호텔 오노마 오픈…신사업 모색도

신세계는 오는 27일 대전에 신규 백화점 점포를 오픈할 계획이다. '대전 신세계 아트 앤 사이언스'다. 이 점포 역시 대형화 전략에 따랐다. 영업 면적이 9만2876㎡로 신세계백화점 중 센텀시티점, 대구점에 이어 세 번째로 크다. 

이와 함께 이 점포에는 신세계센트럴시티가 운영하는 첫 독자 호텔 브랜드인 '호텔 오노마'도 함께 오픈한다. 여기에 더해 백화점 강남점과 경기점은 대규모 리뉴얼을 진행하고 있다. 기존 사업의 역량을 강화하는데 집중하는 전략이다. 신세계 측은 "지속적인 오프라인 혁신으로 하반기에도 실적 호조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신세계는 미래 성장 동력을 찾는 데에도 고심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국내 보톡스 1위 기업인 휴젤 인수전에 참여했다가 높은 몸값 부담에 손을 뗀 바 있다. 백화점 등 내수 위주의 기존 사업만으로는 성장성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바이오'를 미래 사업으로 점찍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세계의 현금성 자산은 2분기 말 기준으로 4000억원대 후반을 기록하고 있다. 몸값이 2조원에 달하는 휴젤을 인수하기에는 자금 여력이 부족했다는 평가다. 다만 꾸준히 현금을 쌓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 대상을 지속해 물색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 총괄사장이 명품과 화장품에 이어 미래 신사업을 어떤 식으로 이끌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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