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사건에는 반드시 결정적인 순간이 있습니다. 그 순간 어떤 선택을 했느냐에 따라 역사책의 내용이 바뀌기도 합니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은 꼭 역사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늘 우리 곁에서 사랑받고 있는 많은 제품들에도 결정적인 '한 끗'이 있습니다. 그 한 끗 차이가 제품의 운명을 결정합니다. 비즈니스워치는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들에 숨겨져 있는 그 한 끗을 알아봤습니다. 지금 여러분 곁에 있는 제품의 전부를, 성공 비밀을 함께 찾아보시죠. [편집자]
지금까지 '국민 간식'으로 불리는 오징어땅콩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46년 전 오징어땅콩이 처음 탄생한 뒤 어떤 성장 과정을 거쳤는지, 제조 비법은 무엇인지. 또 미투 제품의 등장했을 때의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갔는지 등 다양한 분야를 살펴봤는데요.
취재하고 기사를 쓰면서 놀랐던 것은 '오징어땅콩이 어느새 이렇게 성장했지'하는 점이었습니다. 오징어땅콩은 그저 어린 시절부터 봐왔던 오래된 스낵이었을 뿐 연 매출 500억원을 훌쩍 뛰어넘을 정도로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단순히 '장수 브랜드'가 아닌 그야말로 '국민 간식'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릴 만한 제품이더군요.
오징어땅콩이 이처럼 인기를 지속해온 비결은 무엇일까요. 우선 오징어와 땅콩이라는 한국인의 '소울 푸드'를 스낵으로 만들겠다는 아이디어 자체가 성공의 포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간식거리, 안줏거리 하면 떠오르는 오징어와 땅콩을 '과자'로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은 언제나 '오땅'을 집어 들곤 합니다.
공들여 고른 땅콩 원물을 얇은 반죽으로 28번 코팅해 바삭한 식감을 구현하는 '기술력'도 눈에 띕니다. 다른 제과 업체에서도 오징어땅콩과 흡사한 '미투 제품'을 내놨지만 소비자들은 원조 오땅만 찾습니다. 오랜 기간 쌓아온 노하우로 빚은 '맛'을 경쟁사들은 따라잡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친숙하면서도 젊은 이미지를 강조해온 마케팅 전략도 눈에 띕니다. 친숙하다는 것은 그만큼 낡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오래 접한 브랜드는 낡은 이미지로 여겨지기 쉽습니다. 출시된 지 반백 년이 돼가는 오징어땅콩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하지만 오리온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식감을 개선하거나 포장을 바꾸고, 또 당대의 젊은 배우들을 모델로 기용하며 '오징어땅콩'을 변화시켜왔습니다. 이를 통해 오랜 기간 '젊음'을 유지할 수 있었고요. 이게 바로 오징어땅콩이 '국민 간식'으로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비결이 아니었을까요. 이렇게 [결정적 한끗] 오징어땅콩 편을 마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결정적 한끗] 오징어땅콩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