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이 이달 말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송호섭 SCK컴퍼니 대표의 거취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지난 2019년 초 스타벅스의 CEO로 선임된 후 그룹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했지만 지난해 파트너들의 트럭 시위, 올해 서머 캐리백 발암물질 검출 사건 등 잇단 논란이 불거지며 교체설이 대두되고 있다.
지난 4일에는 국회 국정감사에도 증인으로 출석했다. 송 대표의 임기는 2025년 3월까지로, 2년 이상이 남아 있지만 이대로라면 교체가 유력하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다만 스타벅스가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올해에도 상반기에만 매출 1조2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점은 가산 요인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최근 몇 년간 스타벅스는 끊임없이 논란에 시달렸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지난 여름 e-프리퀀시 행사 상품으로 나온 '서머 캐리백'의 폼 알데하이드 검출 사건이다. 당시 스타벅스가 제공한 서머 캐리백에서 1군 발암물질인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됐다는 논란이 네티즌에게서 제기됐다.
당시 스타벅스는 '가방은 의류나 침구류와 달리 직접 착용하지 않는 기타 제품류로 분류돼 폼알데하이드 관련 안전기준 준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명했지만 소비자들의 불만을 잠재울 수 없었다. 이 과정에서 스타벅스가 소비자 민원 제기 이전부터 폼 알데하이드 검출 사실을 확인했지만 은폐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이번 국감에서도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추궁했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의원은 지난 4일 국감에서 "스타벅스를 상대로 진행한 신세계그룹의 내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송 대표가 해당 사태를 7월 13일 보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실제 스타벅스는 7월 22일부터 대고객 보상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
송 대표가 국감에 출석한 것은 올해로 3년째다. 2020년에는 파트너들의 감정 노동 실태와 관련해 환경노동위원회 국감 증인으로 출석했고 지난해엔 '그린워싱' 논란을 해명하기 위해 출석했다.
지난해엔 스타벅스 파트너들의 '트럭 시위'로 골머리를 앓았다. 이들은 인력난·업무환경 개선 등의 요구사항을 내걸고 트럭을 이용한 시위에 나서며 이슈가 됐다. 스타벅스 파트너들이 회사를 향한 집단 행동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실적은 좋은데…"숫자만 봐 주세요"
송 대표의 유임을 점치는 전문가들도 있다. 압도적인 '실적'이 근거다. 송 대표 취임 전인 2018년 매출 1조5223억원, 영업이익 1429억원을 기록했던 스타벅스는 송 대표 취임 이후로 승승장구했다. 2019년에는 코로나19라는 악재가 찾아왔음에도 매출 1조8696억원, 영업이익 1751억원을 기록하며 매출·이익 모두 큰 폭으로 개선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가 전년보다 컸던 2020년에는 영업이익이 소폭 하락했지만 매출은 1조9284억원으로 더 늘어나며 2조원 돌파를 목전에 뒀다. 지난해엔 매출 2조3856억원, 영업이익 2393억원으로 매출·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를 크게 경신했다.
취임 3년 만에 매출은 56.7%, 영업이익은 67.5% 성장했으니 실적으로 송 대표를 흠집 잡기는 어렵다. 올해에도 상반기에만 매출 1조268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1조1007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올해에도 '사상 최대' 실적이 기대되는 이유다.
그룹 내에서의 중요성도 크게 높아졌다. 스타벅스의 지난해 영업이익 2393억원은 이마트를 포함한 다른 계열사 전부를 합친 것보다 많다. 올해 상반기까지도 이같은 현상이 이어졌다. 그룹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송 대표는 지난 2019년 3월 이석구 전 대표의 퇴임과 함께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1970년생으로 정용진 부회장보다 2살 어리다. 스타벅스 합류 전에는 나이키, 로레알코리아, 한국존슨, 언더아머코리아 등 글로벌 기업의 한국 지사에서 주로 일해 왔다.